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들은 투쟁이 성과를 낸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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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스리랑카 출신의 현대중공업 직고용 계약직 이주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섰다.
사용자 측은 이주노동자들에게 매달 밥값 50만 원을 부당하게 공제했었다. 그런데 밥값 공제를 폐지하는 대신 임금 삭감, 연 2회 인사평가와 그에 따른 임금 차등 인상, 성과급 차등 지급, 저성과자 해고, 성과급 상한제를 포함시키는 끔찍한 수준의 근로계약서 개악 갱신을 요구했다.
이주노동자들은 이에 맞서 단호하게 투쟁했다. 그 결과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다른 국적의 이주노동자들에게도 투쟁에 참여할 자신감을 줬고 연대도 확대됐다.
결국 사용자 측은 부당하게 공제한 밥값을 돌려주고 성과급 차등 지급을 폐지하는 등 일부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기본급 삭감, 연 2회 인사평가와 그에 따른 임금 차등 인상, 저성과자 해고 등의 문제가 남아 있어 이주노동자들은 나쁜계약 철회와 재계약 보장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노동자들은 집단으로 노동조합에 가입했고 투쟁을 이어 가고 있다. 그리고 현대중공업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이 확대되고 있다.
직고용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이 성과를 낸 후, 우즈베키스탄인 노동자들이 사유를 불문하고 이직하면 매달 벌금 2,000달러를 내야 하는 인신매매 수준의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며 투쟁했다.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은 노동조합을 찾아와 벌금 규정을 삭제하겠다고 밝혔고 최근 벌금 조항을 삭제했다고 알렸다.
필자가 만난 이주노동자들 가운데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E-7-3 비자 이주노동자들의 경우 계약서에 명시된 임금보다 낮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받고 있다는 노동자들이 있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 내용은 못 보게 하고 사인만 하고 나가라고 하거나, 사용자 측이 뻔뻔하게 대놓고 이중계약서를 작성하고 항의하는 이주노동자에게 재계약을 안 해 주겠다며 협박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부당한 일이 시정돼, 계약서대로 임금을 받고 체불 임금을 돌려받아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용기를 내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에 정주노동자들도 적극 연대해 이들이 머나먼 한국 땅에 와서 겪는 고통을 줄이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단결과 연대를 위해
그런데 얼마 전 이주노동자들과의 연대를 해치는 문제가 발생했다.
현대중공업지부 조합원인 팀장이 사내하청지회에 가입한 이주노동자들에게 “노조 가입하면 재계약이 안 될 수도 있다”는 등의 말을 하며 탈퇴를 종용했다고 한다.
같은 현대중공업지부 소속 조합원인데 어찌 이런 말을 하는가? 현대중공업지부 집행부는 이 사실을 무겁게 봐야 한다. 그리고 노조 탈퇴를 종용한 조합원을 징계해야 한다.
사용자 측은 이 일이 자신들과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지만, 팀장들의 이런 태도는 투쟁에 나선 이주노동자들을 탄압하려는 사용자 측의 기류를 반영하는 것일 공산이 크다. 만약 사용자 측이 투쟁에 나선 이주노동자들을 재계약하지 않고 해고하는 등 공격하려 한다면 원하청 노조와 노동자들은 이주노동자 재계약 보장을 위한 투쟁과 연대를 신속하게 건설해야 한다.
최근 현대중공업지부 조합원들이 모인 오픈채팅방에 하청지회를 비난하는 내용의 익명 선전물도 올라왔다.
하청지회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이 강제 추방될 수 있고, 노조가 이주노동자의 처우 개선에 나서면 정주노동자들이 소외된다는 주장 등이다.
그러나 투쟁에 나섰기 때문에 강제 추방될 것이라는 주장은 사용자 측에 돌려야 할 화살을 이주노동자와 이들을 조합원으로 받은 하청지회에 돌리는 것이다.
무엇보다 정주노동자들과 이주노동자의 이해관계는 대립하지 않는다. 우리가 노동조합으로 뭉치는 이유는 고용을 보장하고 권리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이는 이주노동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주노동자들의 고용과 권리가 보장될수록 정주노동자들에게 가해지는 조건 하향 압력은 약해진다. 오히려 이주노동자를 이렇게 비난할 때 노노 갈등이 심화되고 그 결과 모든 노동자들에게 조건 하향 압력이 생긴다. 반대로 정주노동자와 이주노동자가 단결해 모두의 권리 향상을 위해 투쟁한다면 모두의 임금과 고용을 늘릴 가능성이 커진다.
지금 조선업은 역대급 호황임에도 사용자 측은 임금 인상과 복지 향상에 소극적이다. 이런 상황은 최근 현대중공업지부 단체협상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 것에서도 드러났다. 모두의 조건을 향상시키려면 정주·이주 노동자들이 사용자 측에 맞서 단결해야 한다.
10월 18일 오후 2시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HD현대중공업 나쁜계약 철회·임금삭감 철회·차별처우 중단 전국이주노동자 3차 공동행동대회’가 열린다. 직고용 계약직 이주노동자 중 많은 사람들이 10월 말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 집회에 더 많이 참가해 이주노동자 투쟁에 연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