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무기 퍼주면서 너무 많이 죽이지는 말라고 요구하는 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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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벌이는 끝없는 학살이 제국주의에 역풍으로 돌아올까? 미국 국방장관 로이드 오스틴은 그럴지도 모른다고 여긴다.
오스틴은 지난주 레이건국방포럼(RNDF)에서 이스라엘이 “군사적으로는” 승리할지 몰라도 팔레스타인인을 너무 많이 죽이고 있어서 “전략적으로는 패배”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런 종류의 싸움에서 무게 중심은 민간인에게 있다.
“민간인들을 적의 편으로 넘어가게 하면, 전술적 승리는 전략적 패배로 바뀌게 된다.”
미국 국무장관 앤터니 블링컨도 지난달 비슷한 경고를 했다.
블링컨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너무 많은 팔레스타인인이 살해됐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촉구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목숨을 걱정해서가 전혀 아니다. 이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지난주 기사를 봐도 알 수 있다.
이 기사는 미국이 어떻게 “벙커버스터” 등 수많은 무기를 이스라엘에 보내 팔레스타인인 학살을 도왔는지를 상세히 다뤘다.(관련 기사: 본지 485호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에 무기 퍼 주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
벙커버스터 BLU-109는 870킬로그램짜리 탄두를 탑재한 폭탄으로 폭발 전에 시멘트 벽을 관통하게끔 설계돼 있다.
이 폭탄은 일거에 아파트 한 채를 완전히 파괴하고 그 안에 있는 사람을 모두 죽일 수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이 대략 폭탄 1만 5000발과 포탄 5만 7000발을 이스라엘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영국 역시 역겨우리만치 위선적인 구실을 하고 있다.
지난달 총리 리시 수낙은 “무고한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처를 취하라”고 이스라엘에 촉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크게 강화했다. 12월 2일 토요일 영국 국방부는 영국 공군의 ‘섀도 R1’ 정찰기들이 가자 상공에 있다고 밝혔다.
영국은 이 비무장 무인기가 군사적 구실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인질 구출과 관련된 정보만 인질 구출을 담당하는 당국에 전달할 것”이라며 말이다.
도무지 믿을 수 없는 말이다.
영국이 하마스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면 이를 시온주의 군대에 넘겨주지 않으리라고 누가 믿을까?
그리고 영국 정부가 줄곧 주장하듯이 하마스가 포로들을 지하 터널에 둔다면 공중 감시가 무슨 도움이 될까?
수낙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이스라엘 대통령 이츠하크 헤르초그를 만나 영국의 군사적 개입을 확인시켜 주는 듯한 말을 했다.
영국 정부는 역겹게도 이렇게 주장했다. “가자지구에서 크게 늘고 있는 민간인 피해를 줄일 가능한 모든 조처를 취할 필요성을 총리는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하지만 영국은 이스라엘 정권의 인종 학살 공격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