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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엔의 휴전 촉구를 반대하고 이스라엘을 비호하다

12월 8일 금요일 미국이 “가자지구에서 즉각 인도적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 결의안을 부결시켰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휴전 촉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이스라엘의 만행을 두둔하고 나섰다 ⓒ출처 United Nations

영국은 기권했다. 이것은 미국과 다름없는 악랄함에 약간의 기만과 비겁함을 더한 태도일 뿐이다. 영국·미국 모두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 논리를 밀어주고 있다. 이들이 민간인 사망자 수에 개탄하는 것은 위선이고 빈말일 뿐이다.

안보리는 유엔에서 ‘강제력을 갖는’ 기구다. 안보리는 상임이사국 5개국(중국·프랑스·러시아·영국·미국)과, 유엔 회원국들이 선출한 비상임이사국 10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안보리에서 안건이 통과되려면 찬성표가 아홉 표 이상 나오고 상임이사국 5개국 중 단 1개국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이번 휴전 촉구 결의안은 찬성표가 13표 나왔지만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해서 부결됐다.

결의안을 발의한 아랍에미리트연합국 대표 모하메드 이사 아부샤하브는 그 취지를 밝히면서, 많은 가자지구 사람들의 “세상 전부가 그들의 눈앞에서 체계적으로 파괴되고 있다”고 했다.

“옵서버 국가” 지위인 팔레스타인을 대표해 유엔에 파견된 리야드 만수르는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일체의 인도적 지원·접근 경로가 가로막혔다”고 했다.

만수르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도 다들 이 공격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을 말살하려는 것이 아닌 것처럼 굴어야겠습니까? 그 공격이 우리 팔레스타인인들을 포위하고, 폭격하고, 사는 데 필요한 모든 것들을 박탈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이스라엘에게 명확한 전쟁 목표가 없다는 말이 언론에 계속 오르내립니다. 그 목표가 가자지구 인종 청소임을 모른 체해야 하는 것입니까?”

만수르는 각국 대표들에 이렇게 말했다. “휴전 촉구 결의를 거부한다면, 전쟁 범죄, 인류에 대한 범죄, 인종 청소를 끝낼 유일한 수단을 거부하는 겁니다. 이스라엘은 만행을 벌이며 바로 그런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유엔 주재 미국 대사 로버트 우즈는 안보리 연설에서 이스라엘인들을 “우리 사람들”이라고 불렀다. 우즈는 이스라엘에게는 자위권이 있다며, 유엔 안보리가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10월 7일 공격을 규탄하지 않았다고 불평했다.

영국 외무장관 데이비드 캐머런은 영국은 휴전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줄곧 말해 왔다. “하마스가 가자지구의 일부라도 통제하고 있는 지금 전쟁을 멈춘다면 두 국가 방안은 가능하지 않다”면서 말이다. 그런 방안이 의제에 오르기라도 했다는 투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는 즉각 휴전 촉구 결의안을 안보리에 상정하려 이례적으로 유엔 헌장 99조*를 발동했다.

구테흐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지금 한계점에 있다. 가자지구의 인도적 지원 시스템이 완전히 파괴될 위험이 매우 크다. 그 결과는 참혹할 것이다.”

그러나 결국, 구테흐스의 촉구와 휴전에 찬성한 다른 나라들의 모든 투표는 아무 의미도 없었다.

이 사건을 보며 유엔에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 결의안이 통과됐다면 이스라엘에게 타격이었을 것이다. 미국이 자기 경비견을 잠깐이나마 버려야 했다는 의미를 가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의안이 통과됐더라도 폭격을 멈출 수는 없었을 것이다.

유엔은 온갖 제국주의자들이 협상과 은폐, 매수, 협박을 일삼는 곳이다.

유엔은 1991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때 그 침공을 정당화하는 유용한 수단이 됐다. 그러나 유엔이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지지하지 않자 유엔은 버려지고 무시됐다.

궁극적으로는 미국 제국주의가 여전히 유엔을 좌지우지한다.

자유를 위한 투쟁이 벌어지는 곳은 거리이지 외교의 전당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