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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미국의 충직한 경비견일까?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굳건하지만 그렇다고 언제나 매끄러운 것은 아니라고 다라 커미스키가 설명한다.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미국 제국주의의 적성국들이 ‘질서’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강제하고 공격하는 경비견 노릇을 해 왔다. 많은 경우에 이는 은폐되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이런 진실이 드러나기도 한다.

2024년 미국 대선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얼마 전 이렇게 말했다. “이스라엘은 우리의 보루다. … 중동에 배치해 둔 항공모함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이스라엘은 우리의 가장 오랜 동맹국이다.”

이스라엘의 군대와 경제 모두 미국의 지원이 없이는 유지되기 어렵다 ⓒ출처 이스라엘 총리실

미국 대통령 바이든의 다음 발언도 이스라엘과의 그런 관계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었다. “만약 이스라엘이 존재하지 않았으면, 우리의 이해관계를 확실히 지키기 위해 비슷한 것을 하나 만들어 내야 했을 것이다.”

이스라엘은 20세기 중반을 지나면서 미국 제국주의의 경비견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동반자 관계를 가리켜 이스라엘 신문 〈하아레츠〉는 1951년에 다음과 같이 썼다. “이스라엘을 강화하는 것은 서방 열강이 중동에서 질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스라엘은 경비견이 될 것이다.”

“서방 강대국들이 모르는 체하기를 선호하는 때가 오면, 이스라엘은 정도를 넘어선 결례를 서방에 범한 이웃 국가들을 응징하는 일을 듬직하게 맡을 수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에 요르단·이집트·시리아를 상대로 ‘6일 전쟁’을 일으켜 자신의 유용성을 미국에 입증했다. 그 전쟁 이후 미국의 대(對)이스라엘 원조가 급격하게 늘었다.

1946~2016년 동안 미국은 이 테러 국가에 무려 1000억 파운드[약 160조 원]를 제공했다. 국제정책센터(CIP) 산하 ‘안보 지원 모니터’의 보고서를 보면, 이스라엘은 2000년 이후 22년 동안 미국 무기를 92억 달러어치[약 9조 원] 구입했다. 미국 군수산업은 이스라엘의 살인 기구에 장비를 제공한다.

바이든은 지난 50년 동안 의회에서 이스라엘을 헌신적으로 옹호해 왔다. 그 대가로 바이든은 미국 정가의 친이스라엘 로비 세력한테 선거 기부금과 연설료를 받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미국이 돈과 로비 때문에 이스라엘을 지지한다고 말하는 것은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그런 함정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국가가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진정한 이유는 이스라엘이 미국의 중요한 제국주의 동맹국 중 하나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단독 행동

지난 50년간 이스라엘 지지는 미국에서 대통령이 되기 위한 전제 조건이었지만, 그렇다고 미국-이스라엘 관계가 마냥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미국 정부는 때때로 자신의 경비견을 자제시키려 하는데, 그럴 때면 종종 이스라엘은 단독으로 치고 나간다. 2017년에 미국의 전직 국무장관이었던 존 케리는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 프로그램을 비판할 수밖에 없었다. 정착촌 건설은 국제법 위반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죽이고 있는 이스라엘과 미국이야말로 “테러리스트”다 ⓒ이미진

2021년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격했을 때, 이스라엘 국가에 자제하라고 촉구한 것도 미국이었다.

11월 둘째 주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에서 4시간씩 교전을 중지하기로 양보한 것도 미국 당국자들의 압력 때문이었다.

또한 미국 국무장관 블링컨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장기 점령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11월 7일 G7 외교장관 회의에서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굳건한 동맹 관계는 변함없지만, 두 국가는 각기 다른 목적을 추구한다. 미국은 중동에서 자신의 제국주의적 이해관계를 이스라엘이 방어해 주기를 바라지만, 이스라엘의 목적은 팔레스타인에서 시온주의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것이다. 이 두 목적이 언제나 같은 방향을 가리키지는 않는다.

시위를 통해, 바이든과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사이의 관계와 그것이 뒷받침하는 팔레스타인 억압 문제가 부각되는 것은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 정치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11월 초 영국에서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를 표하기 위해 전례 없이 30만 명이 행진했다.[11월 둘째 주말에는 정부의 시위 불허 방침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행진했다. 주최 측은 80만~100만 명이 이날 시위에 참가해 영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 역자]

더 많은 시위가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키우기 위해 필요하고, 또 미국-이스라엘 관계 청산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