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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칠레, 홍콩, 카탈루냐, 레바논...:
세계적 위기는 세계적 반란을 촉진하고 있다

10월 28일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 모인 시위대 ⓒ출처 Cristian Beltrand

칠레: 건물이 불타는 가운데 수백만 명이 거리에 나오고 시위와 파업을 벌임. 에콰도르: 시위를 피해 정부가 수도 밖으로 도망. 홍콩: 경찰과 시위대가 다섯 달째 격렬하게 충돌하는 중. 카탈루냐: 독립을 주장한 정치인들을 투옥한 것에 항의한 총파업이 벌어짐.

레바논: 시위대가 총리를 몰아내고 바리케이드를 쌓음. 아이티: 반정부 시위가 잇달아 벌어지더니 급기야는 경찰까지 거리에 나와 임금 체불에 항의. 이라크: 시위대가 정부 인사들을 모조리 부패 혐의로 처벌하라고 요구. 기니: 수십만 명이 대통령의 3선 개헌을 저지하러 행동에 나섬.

여기에 더해 이집트에서는 저항이 부활하고, 7월 푸에르토리코에서는 정부 수반이 퇴진했으며, 그 전에는 알제리와 수단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새로운 국제적 투쟁의 시기가 도래한 것이 분명하다.

이 운동들이 서로 조율하며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꺼풀 벗기고 보면 이 저항들을 추동하는 공통된 장기 추세를 발견할 수 있다.

노동계급

우선 국제 노동계급의 어마어마한 규모와 힘이 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대다수 사람이 도시에서 전적으로든 부분적으로든 임노동으로 먹고산다. 최근 여러 투쟁에서 파업이 중요한 구실을 했다. 파업이야말로 노동계급의 집단적 힘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 준다.

최근 노르웨이 학자들이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지난 한 세기 동안의 민주주의 투쟁들을 살펴보니, “산업 노동자들이 민주화의 핵심 주체”이며 운동의 힘과 응집력을 제공했더라는 것이다. 이 연구는 또한 이런 연관성이 지난 수십 년 동안 더 깊어졌고 사회가 도시화하면서 더 두드러졌다고 주장한다.

노동계급 성장과 더불어 또 다른 추세가 있다. 자본주의가 자본주의하에 사는 사람들의 바람을 들어줄 능력이 쇠퇴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는 1970년대 후반 이래로 전반적으로 약한 성장세를 보여 왔다. 중국 등지에서 국지적인 호황이 있었지만 말이다.

2008~2009년 경제 위기로 거의 모든 곳에서 성장이 더 취약하고 불안정한 “새로운 정상 상태”가 자리잡았다. 그 결과 사회 꼭대기와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긴장이 날카로워졌다.

최근 투쟁들은 거의 한결같이 불평등에 분노를 표한다. 때로는 “부패”에 항의하기도 한다. 여기서 “부패”란 보통, 제 잇속만 차리는 극소수 특권층이 자기가 착취하는 사람들의 처지를 아랑곳하지 않고 삶을 즐기는 것을 뜻한다.

게다가 경제 악화로 인해 정부들은 평범한 사람들의 조건을 새로이 공격하라는 압력을 받는다. 에콰도르의 반란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요구한 긴축 정책에 의해 촉발됐다. 레바논에서 그 불꽃은 왓츠앱 통화세 부과를 포함한 세금 인상 계획이었고, 칠레에서 그 불꽃은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었다.

정부가 공격을 철회해도 보통 저항이 계속된다. 저항이 국가 탄압 때문에 정치화하고, 더 광범한 고통과 분노를 배경으로 지속된다.

이는 셋째 장기적 추세와 이어져 있다. 바로 대중과 주류 정치의 괴리다. 그 뿌리는 1980년대부터 주류의 [좌우를 망라한] 정치인들이 공히 신자유주의 정책을 밀어붙인 데에 있지만, 그 괴리 과정도 2008~2009년 위기 이후 더 빨라졌다.

이런 상황은 극우 정치인들에게 기회일 수 있다. 브라질에서 극우파인 자이르 보우소나르가 대통령에 당선하고, 인도에서 극우파인 나렌드라 모디가 총리를 지내는 수혜를 입었듯이 말이다. 그러나 이런 괴리가 거대한 저항 운동을 낳고 좌파에게도 기회일 수 있다는 것을 이번 투쟁들은 보여 준다.

여기서 사회주의 세력의 존재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최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라틴아메리카 투쟁을 자세히 보도했는데, 거기서 한 전문가가 이렇게 평한다. “사람들은 ‘라틴아메리카의 봄’이 왔는가 하고 묻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 [정치적 주도력을 발휘할] ‘다음 타자’가 아무도 없기 때문이죠. 지금 사태는 좌절로 끝날 공산이 큽니다.”

다음 타자

최근 투쟁이 ‘아랍의 봄’과 다르다는 암시는 어긋난 데가 있다. 2011년 아랍 혁명에서도 급진 좌파가 너무 작고 뿌리가 얕았던 탓에 자본주의 국가로 주도권이 넘어갔다. 이집트가 특히 그랬는데 전직 군 장성인 엘 시시가 권력을 잡고 저항을 분쇄해 버렸다.

그러나 전진을 위해서는 어떤 정치가 필요한지도 물어야 한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라틴아메리카를 휩쓴 투쟁 물결이 결국 가라앉은 것은 당시 ‘타석에 들어선’ 이들이 모두 좌파 민족주의 인사였기 때문이다. 볼리비아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에콰도르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 그보다는 덜 급진적인 브라질 대통령 룰라 모두 당시 투쟁의 급진성을 반영했지만 동시에 그 급진성을 기성 국가에 통합하려 했다.

그들은 국제 원자재 시장 호황에서 얻은 수익으로 통치를 안정화할 수 있었다. 자본가의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빈민을 구제하는 복지 정책도 펼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원자재 호황은 끝났다. 에콰도르에서 반란은 코레아가 손수 지목한 후계자를 겨냥하고, 모랄레스도 저항에 직면해 있다.

현재 투쟁들의 핵심 과제는 새로운 사회주의 정치가 그 투쟁들 안에서 부상해, 자본주의를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면서 아래로부터의 요구를 포용하려는 시도를 넘어설 수 있냐는 것이다. 혁명적 정치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다.

레바논의 시위대는 종파 분열을 극복하고 단결하여 지배자들에게 맞서 싸우고 있다 ⓒ출처 Rahma gam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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