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7.23 건보 고객센터 결의대회:
정부의 방해에도 800명이 모여 직접고용을 요구하다

정부의 방해와 탄압 속에서도 건강보험 고객센터 상담원과 연대 대오들이 모여 ‘건강보험고객센터 직영화-직접고용 쟁취 공공운수노조 3차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원주 본사 앞 농성장에는 150명이 모였고, 진입하지 못한 노동자와 연대 대오들은 그 주변 곳곳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총 800여 명이 모여 고객센터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이날 원주에는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숨이 턱 막히는 더위에 앉아만 있어도 땀이 뻘뻘 날 정도였지만, 노동자들은 투지와 활력을 보이며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정부의 방해를 뚫고 모인 노동자들이 건보공단 안쪽 농성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뙤약볕 아래 계속된 농성에도 서로를 격려하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노동자들 ⓒ이미진
본사 앞 농성장에 모인 노동자들은 “15년을 참아왔다. 민간위탁 폐기하라!” 하고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집회 전부터 정부는 마치 건강보험 상담원들이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인 것처럼 몰아가며 집회를 원천 차단하려 했다. 국무총리 김부겸이 직접 집회를 취소하라고 압박했고, 원주시(민주당)는 집회에만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해 집회를 원천 금지했다.

강원경찰청은 집회 전날 저녁부터 파업 농성장 주변에 차벽을 설치해 봉쇄하고, 집회 당일에는 경찰 22개 중대 1700명을 동원해 집회 참가자들을 막았다. 경찰은 공단 주변의 모든 도로를 막고 차량들을 불심검문했다.

건보 공단 인근 도로가 경찰 차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미진
건보공단으로 가는 길 곳곳을 가로막은 경찰탓에 일부 노동자들이 언덕을 넘어 농성장으로 향하고 있다 ⓒ출처 건보대책위
건보공단으로 가는 길 곳곳에서 경찰이 노동자들을 가로막고 있다 ⓒ이미진
이 때문에 건강보험 상담원들과 연대 대오는 언덕을 넘고 삼삼오오 흩어져 본사 앞 농성장으로 진입을 시도해야 했다. 경찰은 여성 조합원들을 물리력으로 가로막아서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졌다.

정부가 건강보험 상담원들이 마치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인 것처럼 몰아간다. 경찰과 원주시는 벌써 “불법 집회”에 대해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을러대고 있다.

하지만 야외에서 방역 수칙을 지키며 하는 집회가 위험하다는 건 근거가 희박하다.

정부의 의도는 자신들의 방역 실패를 민주노총과 건강보험 상담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을 가로막으려는 것이다.

정부가 방역 위반자라고 마녀사냥 하고 있는 건강보험 상담원들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분골쇄신한 필수 노동자들이다. 건강보험 상담원들은 전 국민을 상대로 질병관리본부 상담 업무와 백신 접종까지 안내해 왔다. 정부는 바로 몇 달 전 건강보험 상담원들이 코로나19 방역에 앞장 섰다며 표창까지 한 바 있다. 이런 필수 노동자들을 민간위탁으로 몰아 넣고 방역 위반 운운하는 건 위선의 극치다.

정부가 대대적으로 경찰을 동원한 이유도 이 투쟁에 연대가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공단 측과 보수언론들이 직접고용이 불공정하다고 비난하는 것도 비열한 이간질이다.

그러나 건강보험 상담원 직접고용을 지지하는 연대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파업 연대 기금이 무려 7000만 원이 모였다. 7월 20일에는 보건의료, 법률, 학술단체 등 대표자들이 직접고용을 지지했고, 청년 노동자 629명이 연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공단 측은 파업을 이유로 노조와의 직접 대화마저 거부하고 있다. 이런 무책임한 공단 측과 정부를 규탄하며 이날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이은영 수석부지부장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이은영 수석부지부장은 정부와 김용익 이사장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를 절절하게 쏟아냈다.

“김용익 이사장님, 문재인 대통령님 그토록 말한 공공성은 어디로 갔습니까?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은 어디로 갔습니까? 당신들이 말한 정책을 지키라는 노동자들에게 이제 경찰의 차벽과 방패, 재갈물리기가 필요합니까?”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투쟁은 정당하다. 7월 30일 민주노총 주최 결의대회에도 많은 노동자들이 모여 연대를 보여 줄 수 있기를 바란다. 고객센터 노동자 투쟁에 연대가 더 확대돼야 한다.

15년을 참아왔다. 우리는 전화받는 기계가 아니다 이날부터 단식에 들어간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이은영 수석부지부장 ⓒ이미진
정부의 방해를 뚫고 모인 노동자들이 건보공단 안쪽 농성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우리가 옳다 농성장 곳곳에 노동자들의 투쟁 결의가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미진
페이스쉴드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집회에 참가하고 있는 노동자들 ⓒ이미진
손 선풍기로 잠시나마 더위를 식히고 있는 조합원들 ⓒ이미진
경찰의 방해로 건보공단에 가지 못한 노동자들이 인근에 흩어져서 집회를 열고 있다 ⓒ장한빛
경찰이 인도 곳곳에 철제 울타리를 설치하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미진
경찰이 공단 주변 도로에서 불심검문을 하고 있다 ⓒ이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