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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은 석방하고 건보 상담원 직접고용은 내동댕이

이은영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수석부지부장이 도보로 서울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 도착한 조합원과 부둥켜 안고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조승진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8월 11일부터 파업을 종료하고 현장에 복귀하기로 했다. 3차 파업에 돌입한 지 42일 만이다.

지난 6월 14일 김용익 이사장은 ‘단식쇼’를 하면서 고객센터 노조에 파업을 중단하고 대화하자고 했다. 그래서 2차 파업이 종료됐다. 그러나 막상 꾸려진 민간위탁 사무논의협의회(이하 민사협)가 시작되자 공단 측은 시간 끌기와 책임 회피 태도를 반복했다.

노조는 이런 공단 측 태도를 규탄하며 7월 1일 3차 파업에 돌입했다. 공단 측은 재파업을 빌미로 고객센터 노조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민사협도 파행시키려 했다. “대화 분위기 조성이 안 된다”면서 말이다. 일부 민사협 전문가위원들도 고객센터 파업과 민주노총 집회를 문제 삼으며 공단 측을 거들었다.

공단 측은 고객센터지부 간부와 공공운수노조 간부 14명을 업무방해, 주거침입, 집시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정부는 방역을 빌미로 건보 고객센터 노동자 투쟁을 위축·고립시키려 했다.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코로나 확산의 원인인 양 왜곡하더니, 7월 23일 고객센터 노동자 직접고용을 위한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를 취소하라고 압박했다. 원주시(민주당)는 결의대회를 원천 금지했다.

그러나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굳건히 파업 대오를 유지했다. 저임금 비정규직 처지에 한 달 넘은 파업으로 생계도 어려워졌지만 투지는 여전했다. 7월 23일에는 정부의 방해에도 노동자와 연대단체 800여 명이 모여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이런 투지에 연대도 모였다. 한 달 만에 투쟁기금이 1억 원이 넘었다.

7월 23일 정부의 집요한 방해를 뚫고 모인 노동자들이 건보공단 안쪽 농성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정부는 7월 30일 건보 고객센터 투쟁에 연대하는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앞두고 또다시 집회 취소를 압박했다. 정부와 공사 측의 극심한 방해와 탄압 속에서 7월 30일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축소돼 진행됐다.

택배 투쟁이 성과를 거두자, 임금과 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노동자 투쟁이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억누르려 했던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건보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힘겹게 투쟁해 왔다. 공공운수노조 소속의 정규직 노조 지도부와 일부 노동자들이 직접고용을 반대하고 있는 것도 어려움 중 하나였다.

노동자들은 8월 3일부터 강원도 원주에서 청와대로 향하는 500리(196킬로미터) 도보 행진을 시작했다.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약속하고도 파업을 탄압하는 문재인 정부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였다.

경찰은 야외에서 넓게 거리를 둔 도보 행진조차 출발을 가로막았다. 그리고 8월 8일 도보 행진단이 더불어민주당을 찾아가 정부·여당의 책임을 묻자, 경찰은 항의하는 건보 고객센터 노동자의 사지를 들고 내동댕이치는 만행을 저질렀다.

8월 8일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앞 경찰에 의해 내동댕이 쳐지는 건보 상담원 ⓒ출처 건강보험고객센터 시민대책위

이런 경찰의 방해와 괴롭힘을 뚫고 행진단은 6일 만인 8월 9일 청와대 앞에 도착했다. 18일째 단식농성 중이었던 이은영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장 직무대행은 “노동 존중 사회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은 방역을 핑계로 힘없는 노동자만 탄압하고 있습니다” 하고 비판했다.

마침 이날(8월 9일) 정부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가석방(사면)을 확정했다. 반면,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문재인 정부가 누구를 ‘존중’하는 정부인지 보여 준다.

현재 고객센터 노조와 사측의 교섭이 재개됐고, 8월 10일에는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이 공공운수노조, 고객센터 노조와 면담을 진행한다. 고객센터 노조는 교섭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면 9월에 다시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7월 23일 건보 공단 인근 도로가 경찰 차벽으로 둘러쌓여 있다 ⓒ이미진

문재인 정부가 책임져라 직접고용를 요구하며 도보행진과 단식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8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조승진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직접고용! 이은영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수석부지부장이 기자회견에 참가하고 있다. 그는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18일째 단식을 하고 있다 ⓒ조승진
강원도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도보로 출발한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마지막 목적지인 서울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조승진
8월 9일 오후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인근에서는 고객 센터 노동자가 경찰에 의해 길이 막혀 바닥에 앉아 있다. 이날 경찰은 방역을 이유로 9명씩 나누어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로 들여보냈다 ⓒ조승진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가 다리에 파스를 붙이고 걷고 있다. 그들은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약 일주일을 걸어서 서울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 도착했다 ⓒ조승진

이은영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수석부지부장이 도보로 서울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 도착한 조합원을 부둥켜 안고 있다 ⓒ조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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