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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고객센터 노동자들:
소속기관 전환 약속 이행, 처우 개선 투쟁에 나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11월 1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노동자들은 건보공단이 2년 전 약속한 대로 고객센터를 건보공단의 소속기관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투표율 96.86퍼센트에 찬성률 91.50퍼센트라는 압도적 지지로 파업을 결정했다.

고객센터 상담사 노동자들은 건보공단의 핵심 업무를 수행해 왔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는 질병관리본부와 백신 관련 문의까지 담당하며 방역에 기여했다.

그러나 이들은 저임금과 콜 수 경쟁에 시달려 왔다.

노동자들은 2021년 2월부터 8개월 동안 3차례 전면 파업을 벌이며 건보공단에 직접고용을 요구했지만 아쉽게도 이 요구를 쟁취하지는 못했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자들을 탄압했고, 민주당 정치인 출신인 당시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책임을 회피했다. 정규직노조 지도부는 정규직화에 반대했고, 상급단체인 공공운수노조와 민주노총 지도부는 연대 구축에 진지하게 나서지 않았다.

이런 악조건에서 노동자들은 아쉬움을 머금고 직접고용은 아니지만 건보공단과 같은 법인 소속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수용했다.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환 쟁취” 2021년 본사 앞 파업 집회 ⓒ이미진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도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민간위탁 상태다. 공단 측은 차일피일 시간만 끌고 있다.

심지어 공단이 의뢰한 고객센터 운영모델 컨설팅 결과에는 정원을 현재(1681명)보다 100명 이상 줄이는 안이 제시됐다. 또한 공단 측은 2019년 2월 28일 이후 입사한 691명(전체 상담사의 약 40퍼센트)에 대해서는 공개경쟁 채용을 하겠다고 밝혔다.

고용 안정을 위해 추진한 소속기관 전환으로 되레 고용 불안에 처하게 된 것이다. 공공운수노조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환 쟁취”를 요구하고 있다.

“소속기관으로 전환된다고 해서 우리의 업무가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이전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이미 4년이 넘게 근무한 경력자에게 어떤 자격 검증이 필요하다는 말입니까?”(여현옥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대구지회장)

“건강보험 고객센터는 건강보험 자격, 보험료, 보험급여, 건강검진, 의료급여, 노인장기요양보험 등 세무 업무와 4대 사회보험 징수통합 관련 업무 등 총 1091종의 상담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 지금도 인원이 부족해 많은 국민이 전화했다가 목소리도 연결해 보지 못하고 전화가 종료되기 일쑤입니다.”(권수현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본부지회장)

건강보험 고객센터에 전화했을 때 상담사와 연결되는 비율은 20퍼센트 수준에 불과하다. 숙련 노동자 고용은 건강보험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민간위탁

열악한 노동조건도 지난 2년간 그대로다. 노동자들은 여전히 최저 수준의 임금과 엄청난 노동강도 속에 일하고 있다.

상담 전화를 받고 거는 시간, 상담 종료 후 처리 시간, 화장실 등 사유로 자리를 비우는 시간까지 전산 기록에 남고, 관리자들이 이를 수시로 체크한다.

건보공단은 12개 용역업체를 실적으로 줄 세우고, 용역업체들은 공단의 평가를 잘 받기 위해 경쟁하고, 상담사를 감시‍·‍통제한다.

예컨대 올해 5월 건보공단은 용역업체들에 하루 콜 수를 늘리는 평가지표 변경을 공지했는데, 서울의 한 센터에서는 상담 노동자들이 하루 80콜을 받지 못하면 인센티브를 주지 않겠다고 했다.

“생산성과 효율성만 강조하고, 상담사를 저임금의 굴레 속에 [두고], 인센티브로 상담사끼리 경쟁시키는 지금의 구조로는 공공성도 노동권도 지켜질 수 없습니다.”(이경화 건강보험고객센터 경인지회장)

따라서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환과 임금 인상,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투쟁은 완전히 정당하다.

한편, 건보공단측이 소속기관 전환을 회피하며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처우를 악화시키는 데에는 윤석열 정부의 반노동 기조가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은영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장은 “공단은 사회적 합의로 만들어 낸 소속기관 전환을 두고 이제는 정부 기조가 바뀌어 기재부 승인이 어려울 것이라고만 합니다”라고 비판했다.

건보공단 측은 10월 30일 저녁 원주 공단 본사 입구에 차벽과 방호벽을 세웠다.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11월 1일 본사 앞에서 파업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참패 이후 내홍과 위기에 빠져 있다. 이는 노동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대화하자면서 차벽과 방호벽을 세운 국민건강보험공단 ⓒ출처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