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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고객센터 파업을 지지하는 정규직의 목소리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고객센터 파업이 11월 14일 현재 14일 차를 맞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노동자들은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환(고객센터를 건보공단의 소속기관으로 전환하고 현재 일하는 상담사들을 전원 고용하라는 것)과 임금 인상, 노동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11월 1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2년 넘게 소속기관 전환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건보공단은 파업 2주가 넘도록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하며 비난하기에 여념이 없다.

건보공단 측은 대화를 하자더니, 정작 파업을 앞둔 10월 30일 저녁에 공단 본사 입구에 차벽과 방호벽을 세웠다.

심지어 파업 돌입 후에는 공단 본부 앞 농성장 설치가 불법이라며 조합원 400여 명을 공동주거침입, 업무 방해,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11월 10일 ‘생활임금 쟁취! 노동조건 개선! 해고 없는 전환 쟁취!’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대구지회 파업 승리 결의대회 ⓒ출처 〈노동과세계〉

이런 상황에서 같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인 건강보험 정규직 노조 집행부는 비정규직인 고객센터 노동자 파업에 대해 문제적인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정규직 노조 집행부는 명시적으로 파업과 요구를 반대하진 않았지만, 마치 고객센터 파업이 정규직에게 피해를 주고 비정규직과 정규직 노동자들 간 갈등을 초래하는 원인인 양 묘사했다. 완전히 부적절한 입장이다.

그러나 건강보험 정규직 노조 웹사이트 게시판을 보면, 고객센터 파업을 지지하는 정규직 노동자들도 적잖다.

정규직 노조 집행부와 달리 이들은 고객센터 노동자 파업의 정당성을 적극 옹호하고 있다.

“공단이 고객센터의 원청이면 고객센터 노동자의 사용자이기도 합니다.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공단에 와서 투쟁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측은 원청으로서 문제 해결 노력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오로지 고객센터 노동자들에게 강경 대응하는 모습만 보입니다. 사측이 하는 행동과 [고객센터] 파업에 관한 여러 반응을 지켜보면서 앞으로 우리[정규직 노동자]가 겪어야 할 투쟁에서 설득력을 가지고 연대가 가능할지 걱정이 앞서네요.”

또, 공동의 사용자에 맞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연대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노동조합의 힘은 연대에서 나옵니다. 우리 조직이 비록 다른 조직에 비해서 [규모가] 크다고 하지만, 개별 노조로 뭘 할 수 있을까요? 전 지금 고객센터 파업이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이나 우리는 한 배를 타고 가는 동료입니다.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요구와 파업을 비난하는 입장은] 시간이 지나면 분명히 부메랑이 되어 노-노 갈등의 원인이 될 겁니다.”

“고객센터노조의 공단 점거는 그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정당하고 중요한 수단입니다. 우리 노조도 투쟁 속에서 사측과 갈등이나 분쟁이 해결 안 되면 우리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하여 공단 본부 점거 투쟁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난 경험으로 보면 노조가 공단 본부 점거 투쟁을 할 때, 비노[조원]들은 같은 노동자의 편이 아닌 구사대가 되어 노동자를 탄압하는 앞잡이가 되었고, 그때의 울분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 같은 노동자의 투쟁을 탄압하는 구사대가 되지는 맙시다.”

“본사 점거 등은 우리[정규직] 노조도 이전부터 필요에 따라 해 왔던 행동이므로, 그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지어 버리면 나중에 우리가 투쟁할 때 스스로 발목을 잡는 꼴이 될 수도 있어요. 지금 우리가 누리는 단(체)협(약)은 이사장실 점거와 같은, 사측 입장에선 ‘폭력 행위’로 만들어졌[습니다]. … 사측이 탄압을 강하게 하면 할수록 향후 있을 우리 파업에도 안 좋은 선례가 될 겁니다. … 엄밀히 따져서 하청 노동이 공단[정규직] 노동자와 무관한 일이라면 고객센터 파업에 따른 추가 노동을 공단 직원에게 부가하는 것 자체가 부당[한 일]입니다.”

이와 같은 정규직 노동자들의 응원은 고객센터 노동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특히 정규직 노조 집행부가 비정규직 파업을 외면하는 상황에서, 비정규직 파업을 지지하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존재는 빛과 소금이다.

건강보험 고객센터 투쟁을 지지하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