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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대규모 항쟁이 거리를 휩쓸다

무자비한 국가 폭력에도 불구하고 수단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활동가들은 9명이 사망했다고 전한다. 2019년 4월, 수단을 30년 동안 통치한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가 대중 항쟁으로 제거됐다. 하지만 정권은 여전히 군부가 장악하고 있고, 거리의 혁명가들은 완전한 민정 이양을 요구하며 혁명을 완수하려 한다. 혁명이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본다.

군부의 무자비한 탄압에도 다시 저항에 나선 수단 민중 ⓒ출처 SCPSudan

6월 30일 대규모 거리 시위가 수단을 휩쓸어, 군사 정부에 굴종하지 않겠다는 평범한 사람들의 뜻을 강력하게 표현했다. 최근에 열린 시위들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번 시위대는 행진을 마치고 수도 하르툼의 두 곳에서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이런 점거는 2019년에 정권을 심각한 위기로 몰아넣은 단호한 점거 투쟁 전술을 떠올리게 한다.

당국은 여느 때처럼 무자비한 탄압으로 대응했다. 그날 오후 10시 활동가들의 보도에 따르면, 군경이 9명을 살해했고 대부분 수단 제2의 도시 옴두르만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한다. 저격수가 옴두르만의 성(聖)코란대학교 옥상에서 행진 대열에 실탄을 발사했다.

하르툼에서는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대가 대통령궁으로 행진하는 것을 막으려 했다. 그럼에도 행진은 중단되지 않았다. 하르툼 북쪽의 바흐리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알막니메르 다리를 건너 군경을 밀어냈다.

그 후 하르툼의 알무앗사사 지구와 바슈다르 지구에서 점거가 시작됐다. 점거는 일단 24시간 동안 지속될 계획이라고 발표됐지만, 참가자들의 투표에 따라 연장될 수도 있다.

앞서 시위대는 돌과 불타는 타이어를 쌓아 하르툼의 주요 도로 일부 구간을 봉쇄했다. 수단의 두 민간 통신 기업의 노동자들에 따르면, 정부 당국은 인터넷을 6월 30일에 종일 차단하라고 명령했다고 한다.

수단의 독립언론 〈라디오 다방가〉는 다르푸르의 도시 니알라와 잘링게이, 남코르도판주(州)의 주도 카두글리, 수단 동부의 엘게다레프·카살라, 수단 북부의 동골라·아트바라 등의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홍해 연안 바흐르알아흐마르주(州)의 주도 부르수단에서는 시위 진압에 최루탄이 동원됐다.

지난해 10월 25일 군 장성 압델 파타 알부르한이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이래 수단 대중은 8개월 동안 용감하게 싸웠다. 알부르한의 쿠데타는 이른바 ‘민주주의로의 이행’ 과정을 끝장내 버렸다. 그리고 군부와 민간인 지도자의 허구적인 “권력 분점 합의”도 끝장내 버렸다.

6월 30일은 상징성이 있는 날이다. 1989년 6월 30일은 오마르 알바시르가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선출된 정부를 전복한 날이기 때문이다. 알바시르는 30년 가까이 수단을 통치하다 2019년에 항쟁에 밀려 퇴진했고, 이는 지속적인 항쟁과 혁명 과정을 촉발했다.

저항위원회들의 네트워크가 행진을 조직했다. 민주적으로 조직되는 지역 단위 조직인 저항위원회는 활동가들을 규합하고 군부에 맞선 저항을 조직한다.

하르툼의 저항위원회 ‘샤르그 알 닐 자누브 조정위원회’의 한 위원은 “오늘을 기해 인민 혁명의 과정에 다시금 매진할 것”이라고 〈소셜리스트 워커〉에 전했다.

‘하르툼주(州) 저항위원회 조정기구’는 이날 행진이 “쿠데타 정부의 억압적인 권력을 타도할 강력한 폭풍”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쿠데타 정부를 타도하기 전까지는 물러서지도, 의무를 저버리지도 않을 것입니다. 이길 때까지 한판 붙는 겁니다.

“승리하거나, 싸우다 산화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온갖 배신자, 겁쟁이, 방해꾼의 반대를 뚫고 우리는 이루려는 바를 이룰 것입니다. 시위·파업·불복종·바리케이드 등 모든 평화적 수단을 동원할 것입니다.”

시위대는 정권 타도, 민간 정부 수립, 민주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점거 농성장 어디서나 민주적인 토론이 벌어진다 ⓒ바흐리 지역위원회

군부가 권력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 하나는 그들이 경제의 많은 부분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미국의 싱크탱크 고등방위연구소(C4ADS)는 수단의 군부 엘리트가 지배하고 있는 408개 사업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했다. 그중에는 농업 대기업, 은행, 의료용품 수입 기업 등이 있다.

고등방위연구소의 주요 인사들은 미군 핵심부와 연계가 있다. 그래서 수단에서 돈이 어디로 흐르는지를 안다. 그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잔학하기로 악명 높은 신속지원군의 수장 모하마드 함단 다갈로의 가족들은 수단의 주요 은행인 할리지은행의 지분을 28퍼센트 넘게 장악하고 있다. 다갈로는 이밖에도 많은 기업에 지분이 있다.

6월 30일 거리로 나온 수단인들은 엄청난 용기와 결의를 보여 줬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무자비한 정권을 물리칠 수 없다.

저항위원회는 시위 조직 기구인 것에 그치지 말고 군부와 그들의 후원자들에 맞선 대안 권력의 중심이 돼야 한다. 이런 노력은 가장 잘 조직된 노동자 부문에서 파업을 건설하는 것과 연결돼야 한다. 통신·운송·금융·항만 부문과 공공 서비스 부문(병원·학교·대학 등)이 바로 그런 부문이다.

최근 수단 교사들은 파업으로 실질적인 임금 인상과 노동 조건 개선을 쟁취했다. 그리고 18개 교사위원회가 6월 30일 시위 동참을 선언했다.

저항위원회 안에서는 핵심적 쟁점이 논쟁되고 있다. 15개 주의 저항위원회가 채택한 ‘인민 권력을 위한 혁명 헌장’에는 정부 구성을 위한 로드맵이 포함돼 있다. 이 로드맵에 따르면 지방 입법 기구를 선출하는 것에서 [연방 의회와 총리를 선출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쿠데타에 맞선 저항의 일부로서 즉각 시작된다.

하지만 이 헌장은 혼합 경제를 추구하는 데 머무르기에, 부를 생산하고 배분하는 기존의 구조를 대체로 건드리지 않는다. 혁명은 더 심화돼, 정권과 그 경제적 후원자들을 타도하기 위해 조직돼야 한다.

수단 혁명 연표

2018년 12월: 빵과 기타 생필품 가격이 3배로 오르면서 시위가 분출하다. 시위는 삽시간에 오마르 알바시르 정권에 대한 정치적 항쟁으로 발전한다.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알바시르는 거의 30년 동안 수단을 통치했다. 탄압에도 불구하고 시위는 이후 3개월 동안 계속된다.

2019년 4월: 수도 하르툼에서 행진을 마친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고 국방부 청사 주변을 점거한 채 무기한 농성을 시작한다. 시위대는 침탈에서 스스로를 지키고자 바리케이드를 치고, 식량·물·치안을 직접 조직하고, 문화 활동을 벌이고, 끊임없이 토론한다. 이런 사례가 다른 도시로도 확산된다. 그리고 노동자들이 단지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작업장에서 조직된 집단으로서 저항하기 시작한다(관련 기사).

2019년 4월 11일: 시위가 커지는 것을 두려워한 군부 지도자들이 알바시르가 제거됐다고 발표한다(관련 기사). 그러나 군부는 권좌에서 물러나지 않는다. 시위와 점거가 계속되고 5월 28~29일 노동자들이 강력한 총파업을 벌인다(관련 기사).

2019년 6월 3일: 악명 높은 준군사 조직인 신속지원군이 이끄는 군부의 병력이 하르툼 점거를 침탈해 최소 110명이 목숨을 잃는다(관련 기사). 그럼에도 시위와 파업은 계속된다(관련 기사).

2019년 8월: 항쟁 지도부가 군부를 완전히 타도할 시위를 건설하지 않고, 배신적인 “권력 분점”을 군부와 합의한다(관련 기사).

2019년 10월: 더딘 개혁과 경제적 어려움에 분노한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서다.

2020년 7월: “혁명의 경로를 바로잡기 위해” 10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행진을 벌이다.

2021년 10월: 합의에 따라 권력을 이양해야 했던 군부가 권력을 부지하려고 쿠데타를 일으킨다. 거리 시위가 즉각 벌어져 이에 맞선다(관련 기사).

2021년 11월 6일: 수단 전역에서 100만 명이 군부 반대 시위를 벌인다. 시위대는 도로를 봉쇄하고 군부의 통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보여 준다(관련 기사).

2021년 11월 21일: 군부에 의해 축출된 민간인 총리 압달라 함독이 쿠데타를 주도한 압델 파타 알부르한과의 거래를 통해, 민정 이양의 모양새를 취하는 기술 관료 정부를 이끌게 된다. 쿠데타 반대 진영은 대부분 이 거래가 사실상 군부가 권력을 부지하는 것에 분칠을 해 주는 사기극이라고 규탄한다(관련 기사).

2022년 1월 2일: 대규모 거리 시위가 계속돼 함독이 사임한다. 유엔과 서방 열강은 거리 시위대와 군 장성들 사이에서 타협을 계속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