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또다시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수도가 폭격당하고 병원과 시장이 불타고 거리에 시체가 뒹굴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은 스스로 의료 물자를 공급하고, 물과 식량을 구하며, 총탄을 피해 목숨을 걸고 사회 기반 시설의 기능을 유지해야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달리 수단의 교전 세력들은 자신들이 겁박하는 민간인들과 같은 나라에 속해 있다. 교전 세력의 하나인 신속지원군(RSF)은 잔자위드[2000년대 수단 다르푸르 인종청소로 30만 명을 학살한 집단이다 — 역자]에서 성장한 잔인한 무장 집단이다. 반대편에는 수단 정부군이 있다. 교전 세력의 지도자들은 오랜 세월 파트너로 지내면서 다르푸르, 부르수단, 하르툼의 거리에서 수단인들에게 범죄를 저질러 왔다. 이제 이 날강도와 살인자들은 권력의 전리품을 더 많이 차지하려고 서로 싸우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마찬가지로 이 전쟁의 참상은 단지 수단 내의 역학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다. 이 전쟁은 자본주의 체제에 깊숙이 뿌리내린 요인들이 작용한 결과다. 수단의 금은 걸프 시장을 통해 유통되고, 수단의 가축과 비옥한 토양은 수단 바깥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식량을 공급한다. 인구 3분의 1이 인도적 지원에 의존하는 곳에서 어마어마한 부가 생산돼 극소수의 배를 채운다. 그 극소수는 수단 지배계급뿐 아니라 더 부유하고 강력한 국가의 지배계급의 이익에 복무한다. 그들은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가 예멘에서 벌이는 전쟁에 젊은이들을 총알받이로 보내고, 나일강 수자원을 둘러싸고 격화되는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의 힘겨루기에서 이집트 독재 정권을 편들고, 유럽연합(신속지원군이 자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줬다)과 영국 지도자들의 국경 경비대 구실을 대신해 주고 있다.

인근 지역의 경쟁국들과 세계 체제의 중심에 있는 강대국들은 수단인들의 희생에 책임이 있다. 그들은 수단을 지배하는 범죄 집단의 무기고를 채워 줘 놓고서는, 수단의 민간 정당들과 혁명 운동에 설교를 늘어 놓았다. 자신들을 살해한 자들과 마주 앉아 권력을 나눠 갖는 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이다.

이제 유럽연합과 영국은 수단 난민과의 전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단 난민의 안전한 탈출로를 막고 그들에 대한 악선전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다시 극우의 부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보인 환대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전쟁과 이민에 대한 제국주의 국가들의 위선을 다시금 보여 준다.

수단에서 벌어지는 유혈극의 유일하고 진정한 대안은 2019년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의 몰락 이후 많은 것을 성취해 온 혁명 운동에 있다. 그 혁명 운동을 지원하는 노동계급의 국제적 연대가 중요하다.

수십 년간의 내전이 남긴 폐허와 만연한 굶주림, 빈곤 속에서 수단 전역의 평범한 사람들은 전례 없는 규모로 아래로부터의 자기 조직 형태를 다져 왔다. 저항위원회와 독립 노동조합, 난민 운동과 환경 정의 운동이 독재에 맞서 수많은 사람들을 동원했다. 그러면서 원대한 민주적 개혁과 부의 재분배를 제안하는 헌장을 공동으로 작성했고, 부재하거나 적대적인 국가를 대신해 평범한 사람들에게 식량과 피난처, 의료 지원, 전기, 물을 제공하러 나설 때도 많았다.

서로 싸우는 장군들뿐 아니라 더 넓게는 수단 지배계급, 그리고 주변국과 그 너머에 있는 그들의 동맹자들에 맞서 싸우고, 제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국가를 분쇄할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수단 혁명에 대한 연대는 전 세계 사회주의자, 노동자, 노동조합 활동가들의 시급한 과제다. 수단의 참상은 자본주의가 세계 노동자와 가난한 사람들에게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또 다른 사례다. 자본주의는 전쟁과 빈곤, 인종차별, 환경 붕괴를 가져올 뿐이다.

수단 난민에게 연대를! 국경을 열어라!

전쟁을 중단하라! 군부와 그 동맹자들에 대한 무기 공급과 지원을 중단하라!

수단 혁명에 승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