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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윤석열 정부는 “NO.” 하지 않았다
나토 사무총장, 한국에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촉구

1월 29일 방한한 나토 사무총장 옌스 스톨텐베르그와 외교장관 박진이 면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출처 외교부

나토 사무총장 옌스 스톨텐베르그가 1월 29~30일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을 거쳐 일본을 방문하는 순방 일정의 일환이다.

스톨텐베르그는 이번 방문의 목적이 “‘규칙 기반 질서’를 지지하는 파트너 국가들과 공동의 위협에 대한 대응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규칙 기반 질서’는 미국과 그 동맹들이 미국의 군사력을 바탕으로 구축한 자유시장 제국주의 질서를 일컬을 때 쓰는 표현이다.

스톨텐베르그가 언급한 “공동의 위협에 맞선 대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지금 나토가 공들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이다.

스톨텐베르그는 “한국이 군사적(무기)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공공연하게 요구했다. 최근 독일의 레오파르트2 탱크 지원 결정을 염두에 두고 “나토 동맹 중에도 교전 국가에 무기를 수출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선회한 전례가 있다”고 하면서 말이다.

한국 정부는 이 제안을 거부하지 않았다. 윤석열은 스톨텐베르그에게 “앞으로도 우크라이나 국민을 돕기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해 가능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응답했고, 국방장관 이종섭 역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위한 “국제적 노력이 필요함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직접 지원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그런 지원에는 나토군 표준 규격과 같은 포탄·연료를 사용하는 한국군 주력 전차 ‘K-2 흑표’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이미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국가들에 대한 무기 지원·수출을 확대해, 빠르게 소모되고 있는 서방의 무기 재고를 보충하는 역할을 해 왔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6월 사상 최초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가한 후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로 자주포 등을 대량 수출하는 ‘역대급’ 군수 계약을 맺었다. 그렇게 지원·수출한 한국 무기들이 우크라이나 전쟁터로 들어가고 있다는 보도들이 여러 번 나온 바 있다.(관련 기사: 본지 449호 ‘간접적으로 우크라이나군을 지원하는 한국 윤석열 정부’)

향후 이어질 한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무기 지원 포함)에 반대하고, 러시아군 철군을 요구하면서도 나토의 확전에도 반대하는 운동이 절실해지고 있다.

대중(對中) 동맹 강화

한편, 스톨텐베르그의 방한은 중국에 맞선 동맹을 결집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미 지난해 6월 나토 정상회의는 중국을 “유럽-대서양 안보에 대한 체계적 도전자”로 규정한 바 있다.

스톨텐베르그가 이번 방한에서 “세계적 교역과 항행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중국을 포함한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의 세계적 위협과 도전에 맞서 긴밀한 협력”을 강조한 것도 바로 이런 맥락이다.

그 협력의 실제 내용은 무엇인가? 스톨텐베르그가 주로 거론한 것은 한국-나토 간 “사이버[첩보·정보전] 협력 강화”, “군비 관련 공조 강화” 등이다.

스톨텐베르그가 한반도에서 ‘확장억제’가 필요하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의 연장선이다.

스톨텐베르그는 “미국에 의한 이른바 ‘확장억제’는 오랫동안 잘 작동해 왔고, 이것이 억지력을 보장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한반도 확장억제는 미국의 핵우산, 재래식 타격 능력 및 미사일방어 능력을 한반도에 전개하는 것으로, 북한의 핵 ‘위협’을 빌미로 삼지만 실제로는 중국 견제를 위한 것이다.(관련 기사: ‘미 국방장관 방한: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는 한반도와 아시아의 긴장을 악화시킨다’)

그뿐 아니라, 스톨텐베르그는 이번 방한 후 일본으로 가 일본의 방위비 증액 결정에도 지지를 표명했다. 일본의 이 결정이 대만해협 긴장과 남·동중국해에서의 영토 분쟁을 겨냥한 것임은 익히 알려진 바다.(관련 기사: 본지 422호 ‘일본, 방위비 지출을 미·중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으로 늘린다’)

이처럼 스톨텐베르그는 동아시아 파트너 국가들의 무장 강화에 힘을 실어 주고, 그 국가들과 나토의 공조를 강화해, 장차 나토의 역량을 아시아에 투사할 발판을 닦으려 한다.

이런 행보는 아시아의 긴장을 더 첨예하게 만들 것이다. 이미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스톨텐베르그의 방한·방일이 “아시아-태평양과 유럽의 친미 동맹국들 사이의 연계 강화를 가속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평화를 위한 계획이 아니라 충돌과 전쟁으로 이어질 일”이라고 불평했다.

한국 정부는 이를 의식하긴 하겠지만, 나토와의 협력을 지속할 것이다. 윤석열은 30일에 스톨텐베르그와 만나 “작년 11월 나토 주재 [한국] 대표부가 개설됐고, 이를 통해 협력이 더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 전날 외교부 장관 박진도 올해 4월 개최될 나토 외교장관 회의 참가 제안에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제국주의적 쟁투에 더 깊숙이 연루되는 길이다. 두 지역의 갈등과, 그 갈등의 원천인 제국주의 체제에 맞선 투쟁이 절실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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