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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노동 탄압:
이간질 통한 각개격파 시도를 막자

윤석열 정부의 노동운동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5월 1일 노조 탄압에 항의해 양회동 열사가 분신한 뒤, 건설노조는 5월 16~17일 1박 2일 상경 파업을 벌였다.

윤석열 정부는 즉시 이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에 나섰다. 반윤석열 운동이 확대될 것을 미연에 차단하려고 집회·시위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시기상으로는 7월 민주노총 파업을 앞두고 집회·시위 강경 대응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이후 국가기관을 동원한 윤석열 정부의 노동자 공격 사례는 다음과 같다.

  • 5월 31일 양회동 열사 분향소 강제 철거, 6월 9일 건설노조 사무실 압수수색
  • 5월 30~31일 포스코 사내하청 투쟁을 지원하던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과 김준영 사무처장 폭력 연행(김준영 사무처장은 구속)
  • 5월 26일과 6월 9일, 불법 파견에 대해 조속한 판결을 요구한 대법원 앞 문화제 강제 해산
  • 5월 24일, 이태원 참사 직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퇴진 찬반 투표를 한 전국공무원노조 간부 4인 검찰 송치
  • 6월 14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서비스연맹 학교비정규직노조 제주지부 사무실과 학비노조 제주지부장의 신체, 자택, 휴대전화 압수수색

본지가 여러 차례 강조했듯, 윤석열의 강공책은 윤석열 정부가 처한 위기감의 반영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속되는 경제 침체와 격화되는 제국주의 간 경쟁 속에서 한국 자본주의의 수익성을 키우고 국가 위상을 높여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특히 사용자들은 윤석열에게 ‘노동개혁’ 추진에 속도를 내라고 채근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노동개혁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았지만, 지난 1년간 이렇다 할 성과를 못 내고 있다.

‘주 69시간제’ 반발에서 보듯 노동개혁에 대한 반감과 불만이 상당하다. 한두 박자 느리고 불충분한 측면은 있으나 조직 노동운동은 저항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윤석열이 노동자 집회·시위에 강경 대응을 주문하며 신경질적으로 나오는 이유다. 조바심이 크다.

5월 31일 양회동 열사 분향소를 강제 철거하고 있는 경찰 ⓒ출처 〈노동과세계〉

윤석열의 집회·시위 공격은 서구 국가들을 포함해 최근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일의 일부다.

미국에서는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에 대응해 시위를 더 옥죄는 법들이 주별로 도입됐다. 영국에선 집회·시위법과 공공질서법이 개악됐다. 모두 경찰의 권한을 강화하는 조처다. 프랑스 경찰은 연금 개악 반대 시위대와 환경 파괴 반대 시위대를 두들겨 패기도 했다.

이는 각국 지배자들이 국가 권력(경찰, 검찰 등 국가기구의 억압 능력)을 이용해 위태로운 경제를 관리하고 저항을 억누르려 하기 때문이다.

윤석열이 노동조합을 공격하는 것은 노조 자체를 말살시키려거나(현재 계급 세력 관계상 가능치가 않다) 사회적 대화를 원천 배제하려는 게 아니다. 투쟁적인 곳을 공격해 고립·위축시키고 이를 통해 온건파들이 대화에 나서 노동개혁에 협조하도록 하려는 속셈이다.

분열과 이간질

이는 정부의 공격을 받았거나 다음 타깃으로 지목된 곳을 보면 알 수 있다.

윤석열은 지난해 11~12월 화물연대 파업을 강경하게 대응한 이후, 건설노조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시작했다. 두 노조는 점거 파업과 대체인력 저지 투쟁을 자주 벌여 왔다. 지난 화물연대 파업에 건설노조가 연대 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경찰은 5월 4일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정의선이 현대제철 당진 공장을 방문했을 때,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팻말 시위를 벌인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이들은 2021년 자회사 설립 반대 파업 등을 주도한 전투적 활동가들이었다.

6월 14일 국민의힘 민생특위는 민주노총 택배노조를 맹비난하며, 노조의 파업 효과를 약화시키는 법안 추진을 예고했다. 택배노조는 지난 2~3년간 노동조합 투쟁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과로사를 줄이는 등 조건을 개선해 왔다. 지난해 초엔 CJ대한통운 본사 로비와 2층을 점거했고 최근엔 쿠팡에서도 택배노조 지회들이 속속 창립되고 있다.

이러한 공격은 노동개혁 추진 방향과도 일치한다. 정부는 쟁의행위에 대응한 대체인력 투입 범위를 확대하고, 생산현장 점거를 전면 금지하려 한다.

또한 정부의 공격은 올해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가 터져 나오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이기도 하다.

가파른 물가 상승에도 수년간 임금 인상이 억제돼 왔기 때문에, 임금 인상을 벼르고 있는 노동자들이 많다. 특히, 공무원과 교사들, 수년 만에 호황을 맞은 완성차 공장 노동자들이 그렇다.

한편, 정부·여당은 최근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 단계적 허용 안을 내놓았다. 일종의 당근책이다.

역대 정부들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을 외면해 왔다. 이 노동자들은 연장·야간·휴일 수당이나 연차·생리휴가 적용에서 제외되고, 해고도 자유로웠다. 국민의힘은 한국노총이 경사노위 대화 중단을 선언하자 이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속 보이는 수작이다.

정부는 노동개혁의 명분으로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내세우며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 조직 노동자들을 임금 격차의 주범으로 몰아세운다. 하지만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외면하고, 수십 년째 불법 파견을 묵인하고,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려는 정부야말로 불평등 확대의 주범이다.

정부의 속셈은 투쟁적인 곳을 탄압하여 위축시키고, 노동계급을 갈라치기 해서 노동개혁의 동력을 얻으려는 것이다.

최근 경찰은 건설노조 수사 특진 경찰관 수를 50명에서 90명으로 늘렸다. 윤석열이 노동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이다.

탄압과 이간질에 맞서 노동자들의 저항이 더 많이 더 크게 벌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