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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살해 미수는 민주당과 이재명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산지방검찰청 특별수사팀이 1월 29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살인미수 등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부산지검 특별수사팀은 범인 김진성을 살인미수죄와 공직선거법위반죄로 구속기소하고 김진성의 범행을 도운 B씨를 각각의 죄에 대한 방조죄로 불구속기소했다.

1월 10일 발표된 부산경찰청 특별수사팀의 수사 결과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검찰 수사팀은 자신들이 범행 영상 분석, 각종 정밀 감정, 계좌 추적, 통화 내역, 통합심리분석, 거짓말 탐지기 등을 실시하고 114명이나 되는 관련 인물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수사기관들과 우파 언론은 지금 사건 은폐로 우익을 보호하고 있다 ⓒ출처 유튜브

검찰은 이번 범행이 “정치적 테러 범죄이며 선거의 자유를 폭력으로 방해한” 중대범죄로, 자신들이 직접 재판까지 맡아 중형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살인미수죄뿐 아니라 후보자 폭행에 대한 처벌을 담은 공직선거법 237조 위반으로도 기소했다.

이번 테러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의 방해라고 규정한 것은 검찰이 민주주의에 대한 우익적 위협이라는 이 사건의 본질을 불가피하게 일부 인정한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는 이번 사건이 우익 테러라는 점을 여전히 밝히지 않았다.


우익 테러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

지난 수년간 여권과 우파 언론, 거리 우익들 모두 이재명에 대한 증오 선동을 지독하게 해 왔다. 현 정부의 검찰은 확실한 증거도 없이 1년 넘게 이재명을 범죄자로 낙인 찍어 망신을 주고 구속하려 해 왔다.

한동훈은 죽을 뻔했다는 이재명의 복귀 발언을 “망상”으로 치부했는데, 그 자신은 이재명 테러 직후 수백 명의 경찰에 둘러싸여 지방 순회를 다녔다. 이것말고도 여권 핵심 인사들의 이재명 경멸 발언은 끝이 없다.

이처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우파의 증오를 사는 것은 이재명이 개혁 염원 대중에게 ‘좌파’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지가 사건 직후 가장 먼저 지적했듯이, 이번 이재명 살인미수는 이재명에게 투영된 개혁 염원에 대한 우파의 증오와 두려움이 테러 폭력으로 표현된 것이다. 또한 수천만 명의 투표로 결정돼야 할 국가 권력 문제를 우익 개인들이 결정하겠다는 반민주적 폭거다.

따라서 이 사건은 민주당 대 국힘의 문제만도, 이재명 개인만의 문제도 아니다.

그래서 민주당이 이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잘못이다. 기껏해야 의원 몇 명의 경찰청 방문과 국회 질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앞서 나가는 선거 국면에서 괜히 반우파를 강조했다가 중도층 표심을 잃을까 봐 소심한 것이다.

이는 눈앞의 (민주당에 이로운) 선거 결과만 생각하는 기회주의의 발로다.

지금 우파는 2년 전 윤석열 당선으로 사기가 올랐다가 윤석열이 경제·안보 위기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정치 위기에 빠지자 극도로 신경질적인 상태가 됐다. 이번 테러는 이런 히스테리가 극렬 우익분자들에게 전이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이미 그런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복합 위기의 심화와 정치 양극화 속에서 우익의 폭력성은 더 두드러질 것이다. 게다가 수사기관들과 우파 언론은 지금 사건 은폐로 우익을 보호하고 있다.

이런 반동성에 맞서 싸우려면 중도층 눈치보기로는 안 된다.

우익 테러 범죄에 대한 항의를 대차게 해야 할 뿐 아니라 진정한 개혁을 쟁취하려는 대중 운동이 강력하게 벌어져야 한다.

1월 6일 우익 테러 규탄하며 윤석열 정부에 책임 물은 윤석열 퇴진 촛불 ⓒ김문성

의혹을 해소 못한 부산지검 수사 결과

이번 검찰 수사도 경찰 수사가 남긴 의문이나 의혹들을 해결하지 못하고(않고) 있다.

● 정치 테러이므로 당연히 범인의 정치적 배경과 배후 문제가 충분히 규명돼야 한다.

검찰은 김진성이 오랜 기간 가족과 떨어져 산 데다가 최근 사업 부진, 주식투자 손실 등으로 경제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빠져 “극단적인 정치 성향에 빠져들었고, 피해자에 대하여 종북세력을 주도하는 정치인으로 보고 적대감을 갖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진성이 왜, 언제부터, 어떤 계기를 통해 이재명에 대한 증오를 발전시켰는지를 구체적으로 규명해야 한다.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검찰·경찰의 설명은 범행 준비 돌입 시점의 정치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다. 수사팀은 김진성이 2023년 초부터 이재명 암살을 본격 준비해 왔다고 했다.

그 시점은 윤석열이 화물연대 파업을 패배시켜 우파 결집을 이루며 지지율 추락 위기에서 잠시 벗어나 있었다. 반면, 이재명은 대장동 건으로 체포동의안이 상정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때 누가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예상할 수 있었을까?

김진성은 여러 칼로 실험해 보고는 파손되지 않을 등산용 칼을 구입해 장기간 갈고 개조했다. 책, 나무판자, 목도리 등을 표적 삼아 찌르는 자세까지 치밀하게 연습했다. 그렇게 준비한 암살의 1차 시도 장소는 2023년 6월 부산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반대 규탄대회’였다.

이를 볼 때, 총선 문제는 암살 계획 수립의 동기를 거의 설명해 주지 못한다. 바로 이런 의문들 때문에 김진성의 당적이나 가입한 단체 등 구체적인 정치 활동이 구체적으로 규명돼야 하는 것이다.

이런 깜깜이 수사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을 테러한 중학생 범인이 이재명 지지 집회에 나갔는지를 공개 수사하는 것과 너무 대조된다.

● 공범 관련 수사도 여전히 부실하다. 검찰에 따르면, 암살 테러 방조범 B씨는 범인 김진성과 같은 지역에 살며 부동산 임대업을 하던 자다. 김진성이 공인중개사를 운영했으니 평소 사업상 긴밀한 관계였을 뿐 아니라 암살 계획을 알고도 도왔으니 틀림없이 정치 성향도 비슷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둘을 왜 공범으로 보지 않는지에 대한 납득할 설명 없이 검찰은 단독 범행으로 단정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난데없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헬기 이용 건으로 고발한 것에도 의혹이 든다. 고발을 주도한 이 단체 회장 임현택은 극렬한 우익 행보로 유명하다. 그런데 그의 개인 병원이 있었던 곳은 김진성과 같은 충남 아산시 배방읍이었다. 이런 ‘우연’에 대해서도 더 조사해 봐야 하지 않을까?

● 사건 당일 국무총리실 산하 대테러종합상황실이 출처였던 “1cm 열상 경상”이라는 거짓 정보가 어떤 경위로 언론에 유포됐는지도 여전히 의문이다.

1월 2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나온 대테러센터장은 해당 문자가 육안 판단 현장 보고를 받은 것이었을 뿐이고, 자신들은 그 문자를 유포한 적이 없다고 발뺌했다.

뒤늦게 발견된 피범벅 와이셔츠만 봐도 “출혈 적은 경상”이라는 현장 육안 판단 자체가 완전히 엉터리였다. 검찰 수사 결과는 “칼이 조금만 더 깊이 또는 중심부로 들어갔다면 경동맥이 손상되어 사망 가능성이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