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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의 공세는 보수적 압박이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선 것은 민주당의 보수화를 촉구하는 것이다.

이낙연은 민주당이 “팬덤 정치”와 “사법 리스크’ 문제로 “비정상”이 됐다고 비난했다.

이낙연은 최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분당을 암시하며 이렇게 말했다. “당 내부에 폭력적 문화가 깊게 뿌리내[려] ... 소수 의견을 보장하는 당내 다양성과 민주주의가 죽어 가고 있다. ... 양극단으로 치닫는 우리 정치를 극복하기 위해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와 다당제를 [지지하며]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포함해 거대 양당의 폭주에 절망[한] ... 분들은 ... 뜻을 모아 갈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하에서 친문 열성분자들의 도움을 받아 당대표를 했던 이낙연이 팬덤 정치가 문제라고 하니 우습다. 지금 3지대 신당을 추진하는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을 반문이라고 괴롭히다가 쫓아낼 때 당대표가 이낙연이었다.

거대 양당의 폭주 운운도 우습다. 2020년 총선에서 주류 양당이 비례 위성 정당을 만들 때 이낙연이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이었다.

ⓒ출처 이낙연 페이스북

사법리스크로 말하자면, 이낙연 자신도 사모펀드인 옵티머스 측으로부터 총선 사무실 운영 재정 지원을 받은 의혹이 있었다. 옵티머스 측 로비스트들은 이후 이 건으로 벌금형 유죄를 받았다. 다만, 이들에게서 운영비를 직접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낙연의 비서(당대표실 부실장)가 자살하면서 이낙연 쪽으로는 수사가 더 진행되지 않았다.

이낙연 측의 민주당 비판은 위선과 모순 범벅인 것이다.

결국 민주당 보수파들이나 여권이 지금 민주당의 “팬덤 정치”를 반대하는 것은 사실상 “개딸”로 불려 온 개혁 염원 민주당(이재명) 지지층을 겨냥한 것이다.

“개딸”들은 문재인 정부의 개혁 배신에 실망해 이재명이 민주당을 바꾸길 기대하면서 민주당에 대정부 투쟁과 개혁 입법 추진을 요구해 왔다. 또한 당의 보수파를 “수박”이라고 부르며 청산을 요구해 왔다.

민주당 보수파들은 민주당 당내 선거에서 평당원 비중을 높이는 것이 반민주적이라며 반대했다. 전 총리 정세균도 자기 계보인 이원욱을 통해서 지금 민주당이 비민주적이라고 말을 보탰다. 개혁 염원 평당원들의 압력이 커지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다.

선거

사실 이낙연의 등장과 그의 민주당 비판은 뜬금없다. 여론조사 지표로는 민주당에 별 위기 징후가 없다. 윤석열의 국정수행 평가는 대부분 긍정평가 30퍼센트대, 부정평가 50퍼센트대 후반에 고착돼 있다.

내년 총선에서 정권에 힘을 실어 주는 투표를 할 거냐, 정권 심판 투표를 할 거냐는 조사도 윤석열 국정수행 평가 긍정/부정 비율과 흡사하다. 민주당 지지율도 국민의힘과 몇 달째 비슷하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것은 무당층이 윤석열 심판 투표를 했기 때문이다. 차기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지표는 윤석열의 노골적인 부자 정부 행보와 극우화가 효과를 내기는커녕 반감만 키웠음을 보여 준다.(강서구청장 선거 참패 이후 그는 언어를 다소 순화했다.)

사법리스크도 마찬가지다. 윤석열은 수사 탄압을 지속하겠지만, 올해 9월 증거 없음을 이유로 이재명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여론몰이 효과가 약해졌다. 여전히 새로운 이재명 유죄 증거는 제시되지 않고 있다.

최근 이재명 측근 김용이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았지만, 그것은 판사가 유동규의 새 진술에 증거 능력이 있다고 ‘판단’한 결과다. 유동규 자신은 180도 달라진 진술을 뒷받침할 다른 증거들을 내놓지 못했다.

요컨대, 민주당을 향한 보수화 압박은 민주당 지지율 위기의 반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