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테러범 신상 공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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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은폐·축소 수사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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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0일 부산경찰청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 테러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주관적인 정치적 신념에 의해 벌인 극단적인 범행”이라고 규정했다. 경찰이 밝히길, 범인 김진성은 다가오는 총선에서 친이재명 세력이 다수 의석을 차지할까 봐, 차기 대선에서 이재명이 대통령이 될까 봐 범행을 저질렀다.
선거 결과가 우파 정권에 불리할 듯하자 우익 테러범은 야당 대표를 죽여 없애려 한 것이다. 수천만 명 유권자가 투표를 통해 결정할 일을 우익 테러리스트가 독단으로 결정하겠다는 오만방자하고 반민주적인 발상이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이재명에 대한 증오 선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온 데다가, 지지율 위기에 대한 초조감 때문에 신경질적인 우익 안에서 제2, 제3의 김진성이 또 나올 수 있다.
이재명뿐 아니라 좌파도 표적이 될 수 있다. 1월 6일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 이승복은 페이스북에 좌파 학생 단체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의 체포 소식(윤석열의 ‘김건희 특검’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며 대통령실 진입을 시도했다)을 두고 “사살 … 진심 사살”이라고 썼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신원 수사 결과를 공개하라
국회 제1당인 야당 대표의 살인미수라는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했을 때 경찰은 범인 김진성의 신상을 신속히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제보를 수집하고 배후 유무를 추적해야 했다.
그러나 경찰은 김진성의 이름과 신상 정보, 정당 가입 전력(당적) 등 일체의 신상 정보를 모두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비공개하는 이유도 비공개하겠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범인 신상 공개에서 무죄 추정의 원칙이나 피의자 가족의 인격권 등이 고려되는데, 이번 사건은 그런 것들이 전혀 해당되지 않는다.
김진성은 단순 용의자나 피의자가 아니다. 범행 현장에서 즉시 체포된 현행범이다. 체포 후에도 스스로를 숨길 생각이 전혀 없이 도리어 역사적 소명이라도 되는 양 “변명문”의 존재를 알렸다.
게다가 범행 당시 영상들이 소셜미디어와 언론에 퍼지면서 이미 신상 정보가 공공연히 알려진 상태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도 범인의 이름, 신상, 병력이나 전과 사실 없음 등을 보도했다.
경찰이 이렇게 나오자 언론들은 김진성의 신상 정보를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실명 추적 보도를 자제하고 있다. 증오 정치를 부추기면 안 된다는 이유로 우익 테러라는 사건의 본질도 제대로 지적하지 않는다.
경찰의 관련 정보 비공개 방침은 이런 ‘자제’가 지속되도록 하는 압박이다. 즉, 사건이 최대한 빨리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지길 바라는 것이다.
경찰의 이러한 대응은 지난 10일 ‘다방 주인 연쇄 살인 사건’ 범인의 신상이 바로 공개된 것과 대조된다. 그 사건의 심각성과 이재명 사건의 심각성 사이에 무엇이 더 심각한가.
경찰은 윤석열의 ‘마약과의 전쟁’에 속죄양이 된 고 이선균 배우나 국가보안법 탄압을 당하고 있는 ‘창원 간첩단’ 사건 피고인 등 혐의가 뚜렷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피의사실, 수사 결과, 신상, 사생활 등을 앞으로 뒤로 마구 까발리며 인권을 짓밟았다.
경찰의 수사 전체가 무성의하고 부실하다. 경찰은 증거 확보와 보전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김진성을 범행 전날 숙소에 내려 준 벤츠 차량, 김진성을 조력한 70대 남성의 모습이 담긴 CCTV 등은 경찰이 아니라 언론이 취재 과정에서 찾아냈다.
중요한 증거물인 피습 당시 이재명의 와이셔츠도 민주당 측 제보를 받고서야 수거에 나섰다. 흉기에 의해 뻥 뚫린 자국과 피 묻은 자국이 선명한 와이셔츠는 폐기 직전 쓰레기통에서 사건 이틀 후 수거됐다.
심지어 사전에 범행 계획을 알았던 70대 남성 조력자도 경찰은 체포 하루 만에 풀어 줬다. 가담 정도가 경미하다는 이유였다. 언제부터 경찰이 용의자 진술을 그대로 다 믿어 줬다고.
그런 무성의하고 부실한 수사 끝에 부산경찰청은 김진성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지어 검찰에 송치했다.
정황상 경찰이 여권에 불리한 이번 사건에 대해 의도적인 축소 수사를 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촛불행동이 주최한 윤석열 탄핵 집회는 1월 13일 경찰청으로 행진해 가 은폐·축소 수사를 규탄했다.
사건 당일 “1cm 열상(찢어진 상처)으로 경상”이라는 거짓 정보가 왜 언론에 진실처럼 유포됐는지도 규명돼야 할 의혹이다. 이 거짓 정보의 출처는 국무총리실 산하 대테러종합상황실이다.
국무총리실은 현장 경찰이 육안으로 판단해서 보낸 보고 문자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셔츠가 피로 젖어 가는 상황에서 왜 “출혈 적은 경상”이라고 판단·보고했는지, 검증도 안 된 내부 보고를 왜 외부로 유포했는지 등은 해명을 피했다.
이와 관련해 〈시민언론 민들레〉는 “출혈량이 적으며, 목 부위 1cm 열상(찢어진 상처)으로 경상 추정”이라는 대테러종합상황실의 보고를 최초 보도한 곳은 〈조선일보〉, 기사 제목에 “1cm 열상”을 최초로 언급한 곳은 〈동아일보〉라고 밝혔다.
1월 16일 일부 표현을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