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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 테러 사건:
우익 테러범 감싸고 책임 물타기 하는 정부·여당

1월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부지에서 살인미수 테러를 당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일주일째 병상에 누워 있다.

이재명 대표는 피습 직후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해 경정맥 혈관 재건술을 받았다. 만약 자상이 조금만 더 깊어 경동맥을 건드렸다면 과다출혈로 그 자리에서 즉사할 수도 있었다.

이래도 “경상 열상”인가? 1월 10일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이 공개한 테러 현장의 핏자국 ⓒ정청래 페이스북

극도로 위험한 공격이었다. 그런데도 사건 직후 경찰은 “경상 추정”으로, 국무총리실 산하의 대테러종합상황실은 “1센티미터 열상”(목 부위 열상과 자상 사이에는 위험도의 차이가 크다)으로 발표했다. 우파 언론은 이를 제목으로 뽑아 퍼트렸다. 정부와 언론이 합작한 악의적인 축소 보도다.

테러범 김진성의 친국힘·우익 성향도 분명히 드러났지만, 경찰과 여당은 이 또한 숨기려 한다.

친인척과 지인의 증언, 여러 언론의 취재에 따르면 김진성은 몇 년 전까지 국민의힘 당적을 갖고 있었으며, 광화문 태극기 집회에 여러 차례 참가했고, 우익 유튜브를 열심히 봤다.

몇 년 전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지난해 3월 이후 민주당에 위장 입당해 이재명 지지자 행세를 했고, 최소 반년 이상 이재명 대표를 따라다니며 오랜 시간 치밀하게 테러를 준비했다.

범행 전에는 장문의 “변명문”까지 작성해 유포하려고 했다.

그런데 경찰은 영장까지 발부해 가며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당원 명부를 조사해 놓고는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변명문”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여러 언론은 이 문서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불만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과 우파 언론들은 “당적 과몰입보다 혐오 정치 청산이 시급하다”고 한다.

우익 정치 테러인 이번 사건의 본질을 ‘정치권 모두의 문제’라는 식으로 물타기하는 것이다.

국민의힘과 우파들은 어처구니없는 “헬기 특혜” 논란도 일으키고 있다. 이재명 대표 가족과 부산대병원의 상의하에 그가 급히 헬기로 서울대병원에 이송된 것이 “특혜”이고 “부산 멸시”라는 것(지역감정 부추기기)이다.

이재명 대표가 쓰러진 지 한나절도 되지 않아 시작된 이런 공세는 국민의힘과 우파 언론들이 방식만 다를 뿐, ‘이재명 제거’라는 테러범의 목적을 공유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드러내고 있다.

1월 6일 우익 테러 규탄하며 윤석열 정부에 책임 물은 윤석열 퇴진 촛불 ⓒ김문성

정적 증오 선동에 기대어 온, 위기의 우파

이번 사건은 윤석열 정부·여당과 우파들이 끈질기게 이어 온 정적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혐오와 증오 선동이 얼마나 끔찍한 폭력 행위를 부추길 수 있는지 보여 줬다.

여당과 정부는 지난 2년간 이재명 대표를 직접적 증거도 없이 부패사범으로 낙인찍으며 지독하게 괴롭혀 왔다.

윤석열은 2021년 대선 국면부터 지금까지 집요하게 대장동 개발 비리 허위 공세를 펴 왔고, 검찰은 직접적 증거도 없이 혐의를 제기하며 민주당사나 국회 안 사무실까지 들어가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를 거듭했다.

우파 언론들은 이재명 대표의 가족 내 갈등이나 국제 마피아 연루설 등 악의적으로 편집되거나 증거 없는 의혹 보도로 이재명 대표를 도덕적 파탄자로 몰았다.

우익의 거리 집회나 유튜브는 더욱 노골적이고 선정적인 가짜뉴스와 증오 선동이 넘쳤다.

우익들은 이재명 대표가 가난하고 억세게 산 노동계급 출신이라는 사실을 편견과 혐오 조장에 노골적으로 이용했다.

가령 이재명 대표가 청소년 시절에 일한 공장 인근에 소년원이 있다는 걸 이용해 “소년공 출신”을 “소년원 출신”으로 바꿔치기 한 가짜뉴스가 SNS에서 오랫동안 퍼지거나, 로봇 박람회에서 시연을 위해 로봇을 넘어뜨린 일로도 “폭력성을 드러내는 로봇 학대 사건” 따위로 묘사했다.

정부·여당이 부추겨 온 우익의 파렴치하고 저질스러운 이재명 증오 선동은 제 얼굴에 침 뱉기로 그들의 위기감을 반영하는 것이다.

윤석열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온갖 비방과 모략을 동원하고도 대선에서 역대 최저 표차로 겨우 이재명 대표를 꺾고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이후로도 계속되는 경제 위기와 친부유층 정책 등으로 노동계급에게 역대급으로 인기 없는 정부다.

게다가 지난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 공세가 구속영장 발부 실패로 한풀 꺾이고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로 총선에서도 패배할 전망이 짙어지자 우파의 위기감은 한층 더 깊어졌다.

이처럼 우파의 위기 심화를 배경으로 일부 우익이 테러라는 폭력 행위에 나선 것이다.

정의당 등 진보 진영 일각에서는 “여야를 떠나 극단적인 진영 정치를 반성해야 한다”거나 “[보수와 진보의] 협치”를 이번 사건의 교훈으로 강조한다.

그러나 이는 사건의 본질을 놓치는 것일 뿐 아니라 정부·여당과 우파 언론이 책임을 물타기하고 빠져나갈 뒷문을 열어 주는 것이다.

지난 토요일(6일) 윤석열 퇴진 촛불행동이 집회를 열어, 이번 사건이 윤석열 정부와 검찰, 보수 언론 ‘카르텔’의 책임임을 분명히 하고 규탄한 것이 옳다.

혁명적 좌파는 이재명 대표의 타협적인 정치(그리고 계급 정치 부재)를 비판하면서도, 윤석열 정권의 부당한 공격으로부터는 이재명 대표를 방어해야 한다. 여권이 이재명 대표를 공격하는 진정한 이유는 그에게 투영되고 있는 대중의 개혁 염원 정서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표는 우익의 폭력에 의해 위협받는 것이 아니라, 노동계급의 대중 투쟁에 의해 검증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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