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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타협은 보수 측의 자신감과 사기를 올릴 뿐이다

그런데도 이재명은 당 보수파와의 타협과 봉합을 시도한다.

이재명 지도부는 당원 수만 명이 동의를 표한 이낙연 출당 온라인 청원을 삭제했다. 12월 8일 내년 총선 전략공천위원장에 정세균계 안규백을 임명했다. 정세균 측이 현 지도부를 맹비판한 다음 날이었다.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분열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당 보수파와의 타협과 봉합은 총선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자본주의 선거의 논리는 아래로부터의 투쟁의 논리와 같지 않다.

대중의 개혁 염원보다는 실용주의적으로 선거 승리를 더 중시하다 보니, 선거제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도 연동형 개혁보다 병립제 회귀로 쏠리는 듯하다.

ⓒ출처 더불어민주당

물론 이재명의 이런 타협은 민주당의 총선 승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이재명은 다음 대선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다.

당 보수파의 개혁 염원 김빼기 공세는 경제·안보 위기가 깊어지는 가운데에서 안정을 희구하는 지배계급의 의지를 반영한다. 게다가 노동계급 빈곤층 출신인 이재명에게 개혁 염원이 투영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크다.

지배계급은 민주당 보수파를 통해 이재명에게 개혁 염원층 단속 능력을 보이라고 압박하는 것이다.

이런 요구에 대한 타협은 개혁 염원과 멀어지고 윤석열 정부에 대한 반대를 약화시키는 것이다. 가령 50인 미만 기업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를 2년 더 연장하려는 윤석열의 개악 시도에 이재명은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런 ‘협치’ 행보는 개혁 염원의 김을 빼고 대정부 투쟁들의 사기와 자신감도 떨어트리는 효과를 낸다.

선거 성적보다 대중 자신의 투쟁이 비할 데 없이 더 중요하다. 환상 때문이든 환멸 때문이든 대중의 자체 투쟁이 약화되면 설사 선거에서 개혁파가 이겨도 이내 벌어질 개혁 배신에 저항하기가 어렵다. 정치적 수동화와 사기 저하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뼈저리게 경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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