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일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이스라엘의 레바논 폭격 규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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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6일 국제 행동의 날 참가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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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s off Lebanon! Stop bombing Lebanon!(레바논에서 손 떼라! 레바논 폭격 중단하라!)”
9월 28일(토)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팔연사) 주최로 제53차 팔레스타인 연대 서울 집회가 열렸다.
지난 한 주 이스라엘의 연이은 레바논 폭격으로 수도 베이루트 등지에서 700명 넘게 목숨을 잃었다. 가자지구에서의 인종 학살도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유엔 총회에 참석해 그런 인종청소가 “이스라엘의 권리”라고 뻔뻔하게 주장했다.
미국은 이런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을 감쌌다. 26일 목요일에 미국은 이스라엘에 87억 달러[약 11조 4000억 원]어치의 무기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
그래서 이날 집회에서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팔레스타인 인종 학살과 함께 주되게 비판했다. 이미 끔찍한 인종 학살 전쟁이 한 차원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발길을 멈추고 집회에 귀 기울이는 사람, 이스라엘 규탄 대열을 따뜻하게 바라보며 사진과 영상을 찍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첫 발언자는 한국에 살고 있는 레바논인 리나 씨였다.
“오늘 아침 제가 휴대폰에서 가장 먼저 확인한 메시지는 베이루트에 살고 있는 저의 절친이 보내 온 것으로 ‘리나, 아무래도 우리 죽을 거 같아’였습니다. 이스라엘은 오늘 아침 단 몇 초 만에 2000톤에 이르는 폭탄을 레바논에 퍼부었습니다.”
이어서 그녀는 이스라엘이 1978년에 레바논을 침공하고, 숱하게 폭격하고, 1982년부터는 거의 20년 동안 레바논 남부를 점령하며 1만 9000명을 살해하는 등 이스라엘의 만행으로 점철된 자국의 역사를 소개했다.
“최근 언론에서 자주 회자되는 헤즈볼라는 이런 점령에 저항하는 무장 저항 운동으로, 1985년에 이스라엘 점령 종식을 목표로 형성됐습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했던 거짓말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헤즈볼라를 겨냥한 것이라면서 실제로는 민간인을 폭격하고 있습니다. …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 불법 정착촌을 건설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끊임없이 이스라엘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올리브 나무는 꺾이지 않고 백향목은 고개를 숙이지 않습니다. Hands off Lebanon! Hands off Lebanon!”
참가자들은 그녀를 따라 구호를 외치며 분노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올리브 나무와 백향목은 각각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을 상징한다.
이어서 사회자는 다음 주 일요일 가자 학살 1년에 항의하는 ‘국제 행동의 날’을 안내하며 참가를 독려했다. 이날 서울뿐 아니라 미국과 영국 등 수많은 도시에서 집중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웹 프로그래밍과 수제 캔디
가자지구에 살고 있는 18세 고등학생이 한국의 집회를 위해 보내 온 음성 메시지를 함께 듣는 것이 다음 순서였다.
“안녕하세요? 저는 가자지구에 살고 있는 18살의 압둘살람 엘잠리입니다. 이 세상의 많은 청소년들처럼 저 또한 꿈이 있습니다.
“2023년 10월 저는 아주 적은 학생만을 뽑는 웹 프로그래밍 교육과정에 선발됐고, 제 꿈을 향해 한발 내디뎠습니다.
“그러나 가자지구 현실은 제게서 교육받을 기본권을 앗아 갔고 저의 꿈은 처참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지금 같은 인종 학살 와중에, 그리고 수많은 학생과 교사들이 학살당하는 와중에 제가 어떻게 학업에 집중할 수가 있겠습니까?
“저는 현재 천막에 살고 있는데 매일 수제 캔디를 팔기 위해서 몇 마일씩 걸어갑니다. 제 가족들을 조금이라도 돕기 위한 돈을 벌기 위해서입니다.
“저 같은 가자지구의 학생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어 달라고 여러분께 호소 드립니다. 우리가 안전하게 교육받을 기회를 다시금 누리게 될 때까지 멈추지 말아 주십시오.”
가자지구 청소년의 절규와 호소는 실로 생생했다. 집회에 참가한 한 유학생은 이렇게 소감을 전했다. “가자지구에서 직접 보낸 메시지를 듣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저도 학생이라서 공감이 정말 많이 됐어요. 마음이 너무 아파요.”
이어서 한국인 교사 사미경 씨가 발언했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교사들’(팔연교) 소속 교사들이 현수막을 들고 그녀의 곁에 섰다. 현수막에는 “아이들을 죽이지 마라! 이스라엘은 인종학살 멈춰라!” 하고 쓰여 있었다.
“많은 어린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이스라엘의 행위는 분명히 인종 학살입니다. 이스라엘에 돈과 무기를 지원하는 미국은 명백히 인종 학살 공범입니다.”
그녀는 팔연교에 100명이 넘는 교사들이 모였다며 팔레스타인 연대 건설을 위해 노력한 활동들을 소개했다.
“경기, 서울, 인천, 의정부, 전남 등에서 교사 대상 팔레스타인 연대 특강을 하고, 10여 곳이 넘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학생들 대상으로 특강을 실시했습니다. ... 10월 6일 가자학살 1년을 맞아, 팔연교 교사들은 초중고교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계기수업을 합니다. 공동으로 수업 자료를 만들고 이를 4만 조합원이 있는 교원노조에도 배포할 계획입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거리의 시민들에게 팔레스타인·레바논 사람들과의 연대를 호소하기 위해 행진에 나섰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무선 호출기, 무전기 테러에 이어 대규모 폭격을 가하며 지상군 투입까지 운운하는 것에 대한 국제적 공분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이스라엘의 확전 시도를 규탄하는 긴급 시위가 열리고 있다. 이 날 행진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많은 행인들이 반가워하는 표정으로 행진 대열을 촬영했고, 손가락으로 “V”를 하거나 주먹을 들어 올리며 지지를 보내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행진은 명동을 거쳐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까지 이어졌다.
‘팔봉이(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자원봉사단)‘로서 행인들에게 리플릿을 나눠 준 루마니아인 로라 씨는 다음과 같은 소감을 전했다.
“오늘 호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유인물이 평소보다 일찍 동났어요. 사람들이 손을 흔드는 것도 봤고, 일부는 시위에 합류하기도 했어요.
“제가 최근 한 달 동안 한국을 떠나 있었는데, 그때는 뉴스를 들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에 압도됐어요. 제 역할이 아무리 작더라도 이렇게 저항하고 있다는 느낌은 정말 소중합니다.”
로라 씨는 사람들의 반응이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며, 특히 학생들의 참가가 집회에 신선하고 강력한 에너지를 준다고 말했다.
지난 수요일에 열린 ‘9.25 대학생 공동행동’에 이어 오늘 집회에 참가한 어느 말레이시아인 유학생은 학생들의 참가가 더 늘기를 바란다며 소감을 전했다.
“많은 학생들이 모였던 지난 수요일 집회를 계기로 다른 학생들, 특히 한국인 학생들이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관심 갖고 참가하기를 바랍니다. 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자신의 학교로 돌아가 활동할 것이고, 그렇게 연대가 계속 확대되기를 바랍니다.”
그의 말처럼 캠퍼스와 지역 사회, 직장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행동에 더 많은 사람들을 참가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주말에는 가자 전쟁 1년을 맞아 팔레스타인 연대 일정이 준비되고 있다. 집회 주최 측은 다음 주 일요일, 가자 전쟁 1년을 맞아 열리는 ‘10.6 국제 행동의 날’에 더욱 많이 모이자고 호소했다. 전날인 10월 5일에는 같은 주최로 ‘팔레스타인 연대 포럼’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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