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연대 9·25 대학생 공동행동에 200여 명 참가:
대학생들의 팔레스타인 연대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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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 up, up liberation! Down, down, down, occupation!(독립 만세! 점령 반대!)” “Resistance is justified, when people are occupied(점령당한 민중의 저항은 정당하다)!”
9월 25일(수) 저녁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팔레스타인에 연대를! 9·25 대학생 공동행동’이 2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힘있게 열렸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대학생이 모여 함께 준비한 집회였다.
한국 대학가에서 1년 가까이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건설해 온 학생들과, 지난 학기 각자의 나라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캠퍼스 투쟁에 참가한 유학생들이 힘을 합쳐 시너지를 냈다.
특히, 팔레스타인인 유학생들이 집회의 기획자이자 발언자로 주도적 구실을 하고, 직접 메가폰을 들고 구호를 선창하며 행진을 이끌었다.
미국·독일·덴마크 등지에서 온 유학생들은 캠퍼스 점거 텐트 농성을 건설한 경험에서 나온 실력을 발휘했다.
서울대학교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수박’이 발의한 이날 집회에는 고려대학교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쿠피야’, 연세대학교 팔레스타인 연대 모임 ‘얄라 연세 팔레스타인’, 한국외대 마르크스 정치경제학회 ‘왼쪽날개’,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등 다양한 학생 단체들이 함께했다.
레바논 폭격 중단하라!
이날 집회는 최근 이스라엘이 가자·서안지구에서 인종 학살을 지속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레바논까지 융단 폭격하고, 이에 여러 나라에서 긴급 규탄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열린 것이기도 하다.
‘수박’의 공동의장 이시헌 씨가 사회를 맡아 집회의 포문을 열었다.
“이스라엘은 학교, 병원, 주거 지구와 난민촌을 거리낌 없이 폭격하고 구호물자 반입을 차단하며 가자에서 기아 조장 작전을 벌여 왔습니다. 이 모든 것은 미국 등 서방, 특히 인종학살범 바이든의 승인 아래 자행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휴전 협상을 중재하는 척하지만 이스라엘에 막대한 무기와 자금을 제공하면서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이스라엘은 최근 레바논까지 전면 공습하며 중동 확전 위험을 키우고 있습니다.”
미국인 유학생 A 씨도 연단에서 이스라엘의 확전 시도를 규탄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과 중동에서 테러 공격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시온주의 프로젝트가 무너지고 있다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저항
김태양 씨는 이스라엘을 규탄하며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에 지지와 연대를 표했다.
“무기가 있는 곳에선 무기를 들고, 무기가 없는 곳에선 돌멩이를 던지며 팔레스타인인들은 온몸으로 저항하고 있습니다.
“꺾일 줄 모르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은 전 세계에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이날 집회와 행진에서 활약한 팔레스타인인 유학생들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의 긍지와 저항 정신을 꺾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산 증거다.
지난 학기 고려대에서 친구들과 함께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쿠피야’를 만든 팔레스타인인 유학생 라니 씨는 ‘나크바’로 터전을 잃은 재외 팔레스타인인 가정 출신으로서 겪은 설움과 그것을 딛고 선 경험을 들려줬다.
특히 라니 씨는 한국인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고 싶다며 한국어로 연설을 준비했다. 다소 서툰 한국어였지만, 감동적인 연설이었다.
“밖에서 태어난 팔레스타인 사람이라는 이유로 받은 상처들을 어떻게 극복했냐면, 고려대에서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친구들을 찾아서 쿠피야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쿠피야 활동을 하면서 팔레스타인 응원하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어떻게든지 제 목소리를 이용해서 팔레스타인인들의 힘듦과 희망을 보여 주고 싶습니다. 쿠피야의 첫 ‘sit-in’(연좌 농성)을 하면서 많은 응원을 받았고, 함께해 준 사람들 덕분에 다시 희망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은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많은 행인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라니 씨의 연설을 주의 깊게 듣고,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서안지구 출신 팔레스타인인 유학생 나리만 씨는 제2차 인티파다 기념일인 9월 28일을 기해 이렇게 연설했다.
“저는 오슬로 협정 이후 ‘평화의 시대’라고 불리는 시대에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평화와 거리가 멀었습니다. 위협과 고난 없이 지나간 날이 단 하루도 없었습니다.
“저는 대학에서 동료 학생들이 공격받는 것을 목격해 왔습니다. 우리는 희망과 불굴의 외침, 최루탄이 뒤섞인 나날을 살았습니다. 점령자들은 우리의 자유가 곧 그들의 종말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나리만 씨는 이스라엘의 학교 파괴가 팔레스타인의 미래를 파괴하려는 것임을 지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스라엘이 깨닫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의지가 파괴보다 더 강하며, 아무리 많은 건물을 파괴하더라도 우리의 결의를 무너뜨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른 연사도 이스라엘의 ‘교육학살’(Scholasticide)을 규탄했다.
“가자지구의 학생이 단 한 명도 학교에 다닐 수 없기에 세계 각지의 학생들이 오늘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러나 대학을 파괴하고, 문화 유적지를 폭파하고, 기록물을 불태운다고 해도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 즉 요르단강부터 지중해까지가 모두 팔레스타인인들의 땅이라는 사실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미국인 유학생 A 씨)
북과 소고
‘학생들의 저항은 계속된다’는 이날 집회의 슬로건처럼, 연단에 선 학생들은 입을 모아 행동을 지속할 것을 강조했다.
“지난 학기부터 열심히 활동을 했고, 이번 학기도 더 열심히 할 것입니다. 팔레스타인이 해방될 때까지.”(라니 씨)
“한국의 대학에서도 팔레스타인 연대 그룹들이 만들어지고 연좌 농성과 홍보전을 통해 연대를 넓히려는 노력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김태양 씨)
“우리는 여론을 형성하고, 정치의 방향을 바꾸고, 심지어 전쟁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우리는 변화를 만들기 위해 여기에 모였습니다.”(나리만 씨)
“[미국 등지에서 벌어지는] 학생들에 대한 탄압은 우리 학생들의 힘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합니다.”(미국인 유학생 A 씨)
“지난 학기 미국에서 시작된 대학생들의 팔레스타인 연대 물결이 한국에도 상륙해 서울대, 서울시립대, 연세대, 고려대 등에서 농성과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대학생들의 행동은 2학기에도 쉬지 않고 계속될 것입니다.”(이시헌 씨)
참가자들은 집회에서 고조된 저항과 연대의 기운을 행진에서 한껏 발산했다. 참가자들은 “이스라엘은 인종학살 멈춰라, 멈춰라, 당장 멈춰라!” 하는 구호를 이탈리아의 반파시즘 투쟁가인 ‘벨라 차오’에 맞춰 외치기도 했다.
자기 나라의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에서 북을 쳤다는 유학생들이 한국의 전통 북과 소고를 치며 흥을 돋웠다.
가자지구에서 8000킬로미터 넘게 떨어진 서울에서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어우러져 북을 치고 팔레스타인 연대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는 모습은 팔레스타인의 미래를 지워버리려 한 이스라엘의 악랄한 시도가 완전히 실패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 준다.
홍대 거리를 한바탕 떠들썩하게 만들고 집회 장소로 돌아온 참가자들은 “From the river to the sea, Palestine will be free(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 독립)!” “Hands off Lebanon(레바논에서 손 떼라)!“ 구호를 외친 뒤, ‘가자 학살 1년 10·6 국제 행동의 날’에 다시 모일 것을 약속하며 집회와 행진을 마무리했다.
행진이 끝난 후에도 참가자들은 한참 동안 그곳에 머무르며 인사를 나누고 기념 촬영을 하며 자신들이 해낸 일을 자축했다.
9·25 대학생 공동행동은 한국의 대학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더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 줬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도 모자라 레바논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는 지금, 이 활력을 동력 삼아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건설에 박차를 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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