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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출기, 무전기 폭발:
이스라엘이 레바논 민간인 수천 명을 암살 표적으로 삼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자행한 암살은 죽음과 파괴가 중동 전역을 휩쓸 위험을 키우는 일이다.

9월 18일 수요일,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공작원들은 레바논 전역에서 또 한 차례 암살을 감행했다. 무선 호출기 폭발 공격을 가한 지 고작 하루만이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레바논 전역에서 무선 호출기 폭발 공격을 가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저항 세력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무전기들에 심어 둔 폭발물을 터뜨렸다. 의료진이 제1차 무선 호출기 폭발로 발생한 부상자들의 후송을 막 끝낸 시점이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무선 호출기 폭발로 사망한 네 명의 장례식에 참석한 헤즈볼라 당원이 폭발 공격에 당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모사드는 헤즈볼라가 교신에 이용한 무선 호출기 5000개에 폭발물을 심었다.

이 테러 공격으로 레바논 전역에서 최소 30명이 사망하고 3000명 넘게 부상을 입었다.

한 레바논 보안 기구 인사는 모사드가 “생산 단계에서” 무선 호출기에 폭발물을 심었다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정부의 인사들도 같은 내용을 〈뉴욕 타임스〉에 전했다.

무선 호출기가 휴대폰보다 추적이 어려워 더 안전하고 보안이 좋기 때문에 헤즈볼라는 무선 호출기를 이용한다.

문제의 무선 호출기들은 대만 기업 ‘골드 아폴로’가 제조했다. 골드 아폴로는 이를 부인하며, 자사의 이름으로 호출기를 생산할 수 있는 유럽계 기업인 BAC가 그 호출기들을 제조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아직 이번 공격에 관해 논평하거나 이 공격이 자신의 소행임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사이버 보안 전문가 케렌 엘라자리는 이렇게 으스댔다. “이 공격은 그 자들의 핵심 교신 수단을 무력화시켜 그 자들의 아킬레스건을 타격했다. 무선 호출기 같은 장비를 노린 공격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번 공격만큼 정교한 것은 없었다.”

군사·정치 분석가 일라이자 마그니에는 이렇게 설명했다. “고폭발 물질 ‘펜타에리트리톨 테트라니트레이트’(PETN)의 일종이 무선 호출기의 전자 회로에 심어져 있었다.

“고도의 기술과 국가 수준 정보기관의 개입이 있었음을 보여 준다.”

이런 물품은 레바논으로 수출하는 것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문제의 무선 호출기들이 “3개월 가까이 항구에” 묶여 있었다고 마그니에는 덧붙였다. “헤즈볼라의 조사에 따르면, 그 정도면 이스라엘이 폭발력이 강한 폭발물을 심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이 공격으로 약 300명이 양손을 잃었고, 150명은 장기 일부를 잃었으며, 수많은 사람이 눈을 잃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국방·안보 편집자 댄 사바는 이렇게 지적했다. “모사드의 작전임이 거의 확실하다.

“모사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하마스 지도자들과 헤즈볼라 지도자를 암살하는 데 골몰해 왔다. 그러나 이번 공격이 모사드 소행임이 확인된다면, 이는 수위를 상당히 높인 것이다.”

이스라엘은 7월에 헤즈볼라 지도자 푸아드 슈크르를 살해한 데 이어 최근에는 시리아 도시를 여럿 폭격했다.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가 헤즈볼라의 공격에서 대피한 이스라엘인 정착자들이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지대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후에 벌어졌다.

이스라엘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는 9월 16일 월요일에 이렇게 말했다. “헤즈볼라가 하마스와 계속 ‘연루되고’ 분쟁 종식을 거부하기 때문에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이스라엘 북부 주민들이 살던 집으로 귀환할 수 있도록 보장할 방법이 군사 행동밖에 남지 않았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응분의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레바논 정보부 장관 지아드 마카리는 이번 공격을 “이스라엘의 공격 행위”라고 규탄했다.

이란의 후원을 받으며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주요 무장 단체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이번 공격 이후 레바논 헤즈볼라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이 확전으로 끌려 들어가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공격은 확전으로 서방에게서 더 많은 지원을 이끌어 내려는 이스라엘의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이스라엘이 서방 제국주의의 중동 전초기지 구실을 하기 때문에, 미국과 영국은 이스라엘을 후원하고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에 재정을 지원하며 인종 학살을 정당화해 준다.

그러나 최근 이스라엘-미국 정부 간에 긴장이 있다. 미국이 팔레스타인인의 생명을 존중해서가 아니라,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이 이집트 등 아랍 국가들에서 저항을 촉발할까 봐 우려해서다. 그런 저항이 서방에 협조하는 정권들을 타도한다면 미국의 중동 지배력이 위협받을 것이다.

이런 미국과 이스라엘의 긴장에 대응해, 이스라엘은 미국의 지원과 무기 공급을 굳히려고 확전을 도모했다. 확전에 대한 일체의 책임은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의 서방 후원자들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