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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2월 2일 팔레스타인 연대 70차 서울 집회, 25차 울산 집회: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공격을 규탄하다

‘팔레스타인 연대 70차 서울 집회’ 참가자들이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설 연휴가 저물자마자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다시 모여 저항과 연대를 지속할 것을 결의했다.

2월 2일 일요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팔연사)의 70번째 서울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팔연사 서울 집회는 매주 열리지만, 이날 집회는 설 연휴로 2주 만에 열렸다. 연휴가 끝나길 기다렸다는 듯 수백 명이 모였다.

휴전이 발효됐음에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을 계속 살해하고 납치하고 있다.

특히,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군과 정착자들의 대규모 공격이 벌어지고 있다. 그 와중에 트럼프는 가자지구에서 인종 청소를 벌이겠다는 속내를 드러내며 이스라엘 극우를 고무했다.

트럼프는 2월 4일에 네타냐후를 만난다. 그 추악한 만남에서 미국 정부의 이스라엘 지원 계획이 논의될 것이다.

이에 집회 참가자들은 저항과 연대를 지속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출신 유학생 나리만 씨가 연설하고 있다 ⓒ이미진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월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 70차 서울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연설에 나선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출신 유학생 나리만 씨는 “이스라엘은 체포를 계속하고, 수많은 팔레스타인인의 땅을 몰수하고, 국제법 위반인 정착촌 건설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그럼에도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 의지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최근 우리는 팔레스타인인 포로들이 이스라엘 감옥에서 나오는 감동적인 순간을 목격했습니다. 가혹한 환경에 오랜 기간 구금당한 이들이 가족과 재회하여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서방 세계는 그 광경을 외면했습니다. 반면, 언론들은 이른바 ‘이스라엘인 인질’들을 수십 년 동안 가혹한 상황을 겪은 영웅인 것처럼 대대적으로 조명하고 있습니다. 역겨운 이중 잣대이고 팔레스타인인들이 겪는 불의는 무시하는 것입니다.

“서안지구의 상황은 가자지구와 다르지만, 이스라엘의 정책은 동일합니다. ‘이 땅에 있는 한 너희는 살아갈 희망이 없다’는 것입니다. 며칠 전 이스라엘은 한 결혼식을 급습해 신부와 춤을 추던 신랑을 체포했습니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장면이지만, 이것이 서안지구의 현실입니다.

“트럼프 정부의 팔레스타인인 강제 이주 위협과 이스라엘 지원 약속에 힘입어, 이스라엘은 억압을 지속할 것입니다. 트럼프는 그런 식으로 아랍 정부들을 위협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파괴와 점령보다 강인함을 입증한 팔레스타인 민족을 위협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주택의 70퍼센트 이상이 파괴됐음에도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은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잔해에 깔린 시신을 수습하고 삶을 재건하기 위해 돌아왔습니다.

“총탄과 대포를 쏘더라도 우리는 우리 땅에서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다음 연설자는 명지대학교 학생 김민규 씨였다. 김민규 씨는 자신의 캠퍼스는 물론, 지역과 거리, 이주민 커뮤니티에서 팔레스타인 연대를 건설해 왔다.

“저는 지난 15개월 동안 ... 대학에서도, 살고 있는 파주에서도 팔레스타인 연대를 실천했습니다.

“학교에서 캠페인을 열었고 후배들과 함께 팔레스타인 시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윤석열 퇴진 운동을 함께했던 학교 친구들에게도 팔레스타인의 투쟁을 설명하며 함께하기도 했습니다.”

캠퍼스와 거리,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건설해 온 대학생 김민규 씨가 연설하고 있다 ⓒ이미진

김민규 씨는 이스라엘과 트럼프를 강력히 규탄하며, 팔레스타인 연대를 더욱 넓혀 가자고 호소했다.

“지금 이 자리에는 파주와 광탄 마스지드에서 오신 이주민 분들이 계십니다. ... 휴일에도 먼 길을 오신 분들과 함께하며 국제적 연대의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곧 새 학기가 시작됩니다. 새내기 학생들을 맞아 캠퍼스에서도 꾸준히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건설합시다.”

동지

참가자들은 주한 미국 대사관과 인사동 거리를 거쳐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까지 행진했다.

앞서 연설한 나리만 씨를 비롯해 한국인 청년, 우즈베키스탄인 유학생 등 여러 여성들이 향도를 맡아 힘차게 구호를 선창했다.

동지 ‘팔레스타인 연대 70차 서울 집회’ 참가자들이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70차 서울 집회’ 참가자들이 팔레스타인 깃발을 휘날리며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이미진

한국인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미국, 영국, 인도네시아, 이집트, 예멘 등 세계 각지에서 모인 다국적 참가자들이 한국어, 아랍어, 영어 구호를 쉴 새 없이 외쳤다.

이스라엘에 부역하는 이집트 엘시시 독재 정권에 맞서 싸워 온 이집트인들이 구호에 맞춰 북을 치며 흥을 돋웠다.

한 청년 여성은 ‘동지 同志’라고 쓰인 깃발을 쉼 없이 흔들며 행진했다. 그녀는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퇴진 집회에 참가해 온 일반 시민”이라고 기자에게 자신을 소개했다.

그녀는 2월 1일 광화문 앞 윤석열 퇴진 집회에서 팔연사 활동가들이 나눠 준 유인물을 보고 집회에 오게 됐다며, “낯선 분위기이기도 했는데, 다 같이 연대하는 분위기여서 너무 즐거워요” 하고 소감을 밝혔다.

시끌벅적하게 활력을 뿜어내는 행진은 가는 곳마다 이목을 끌었다. 광화문광장에 나들이 나온 많은 시민들이 그 모습을 촬영하고 응원을 보냈다.

경복궁 인근의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는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 ‘탄핵 인용이 민생회복’ 등 윤석열 퇴진 집회 팻말을 든 시민들이 박수를 치고 주먹을 치켜들며 연대를 표했다.

한 남성은 인사동거리 입구에 서서 대열이 모두 지나갈 때까지 머리 위로 두 손을 흔들며 시위대를 응원했다.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던 시민들이 팔레스타인 연대 행진 대열을 응원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70차 서울 집회’ 참가자들이 팔레스타인 대형 깃발을 휘날리며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이미진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은 “Free Free Palestine”(팔레스타인 독립) 구호를 외치면서 기념 사진을 찍고 다음 주 집회에 다시 모일 것을 다짐했다.

사회자는 “이스라엘의 점령하에서는 가자지구,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그 어디에서도 온전한 평화가 깃들 수 없다”며, “팔레스타인이 독립하는 그 날까지 우리의 연대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팔연사 서울 집회는 다음 주에도 계속된다.

울산 집회: 휴전 이후에도 인종 청소가 계속되고 있음을 알리다

이원웅

2월 2일 울산 삼산동 디자인 거리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의 25번째 울산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열렸다.

사회자와 발언자들은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에서 만행을 벌이는 등 휴전 발효 후에도 인종 청소를 계속하고 있음을 폭로하고,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집회는 평소보다 많은 인파가 붐비는 가운데 열렸고, 그만큼 많은 이목을 끌었다.

2월 2일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의 울산 집회 ⓒ안우춘

연설에 나선 고등학생 김민주 씨는 “이 시각에도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과 참상에 대해 오랫동안 알지 못한 채 살았다”며 이스라엘이 벌여 온 인종 청소의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학교 교육을 비판했다.

또, 김민주 씨는 일제 강점기에 떨쳐 일어선 조선인들의 역사를 상기시키며 “제국주의에 맞서 싸운 민중의 다음 세대로서,” 그리고 “단결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는 모습을 지켜본 민주주의자로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자고 강조했다.

거리의 인파 속에는 청소년들이 특히 많았다. 그만큼 많은 청소년들이 또래 학생의 당찬 연설을 경청했다. 김민주 씨를 알아보고 반가워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울산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를 건설하고 있는 김진석 노동자연대 활동가는 휴전이 극도로 불안정할 뿐 아니라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에서 공격을 강화하고 있음을 폭로하며, 연대를 지속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우리는 멈추지도 쉬지도 않을 것입니다. 네타냐후와 트럼프에 맞서 더 크게 투쟁해 나갑시다!”

또 다른 연설자인 재한 호주인 바네사 씨는 팔레스타인인들의 투쟁을 세계 각지 원주민들의 권리를 위한 투쟁과 연결지었다. “저는 ‘오스트레일리아’로 불리는 곳의 쿨린족, 눈가족 등 250개 민족,” “‘뉴질랜드’로 불리는 아오테아로아의 마오리족과도 연대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세계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함께 행진합시다.”

이날 집회에는 이집트인, 인도네시아인, 방글라데시아인, 호주인 등 다양한 외국인들이 참가했다. 집회 조직자들은 이들을 위해 연설자들의 연설문을 영어·인도네시아어로 번역해서 참가자들에게 제공했다.

집회 이후 이어진 행진은 거리에서 많은 관심과 호응을 받았다.

울산 도심에서 행진하는 집회 참가자들 ⓒ안우춘
울산 도심에서 행진하는 집회 참가자들 ⓒ안우춘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대구에서 온 영남대 교수 파리하 씨는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규모는 작지만 의미 있는 행동이었습니다.

“트럼프는 가자지구에서 인종 청소를 하겠다며, 이집트와 요르단에게 가자지구 사람들을 받아들이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정작 자신은 미국에서 대대적으로 이주민을 공격하고 내쫓고 있으면서 말이죠.”

참가자들은 연대 운동을 지속할 것을 다짐하며 활기차게 집회를 마무리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당장 나가라” ‘팔레스타인 연대 70차 서울 집회’ 참가자들이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존재를 존중하거나 저항을 기대하라” ‘팔레스타인 연대 70차 서울 집회’ 참가자들이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70차 서울 집회’ 참가자들이 주한 미대사관 앞을 지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70차 서울 집회’ 참가자들이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파주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 팔레스타인 독립을 염원하며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70차 집회’ 참가자들이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을 향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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