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한 팔레스타인 유학생 리나드 씨:
”팔레스타인인들은 결코 땅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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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9일 서울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사람들’ 주최)에서 재한 팔레스타인인 리나드 씨가 연설했다.
가자 휴전 이후에도 네타냐후는 서안지구를 계속 공격하고, 트럼프는 가자지구를 “접수·소유”하겠다고 말하는 등 인종청소를 지속하려 한다. 하지만 리나드 씨는 팔레스타인인들은 결코 항복하지도, 그들의 땅을 포기하지도 않고 저항할 것이라고 외쳤다. 아래는 리나드 씨의 발언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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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국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 유학생 리나드 카티비입니다.
오늘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연대를 보여 주기 위해 이 자리에 와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하지만 그 어떤 추위도 팔레스타인인들이 매일 마주하는 잔인함과 비인간성에 비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난 16개월 동안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벌어진 인종 학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서 이 곳에 모여 왔습니다.
하지만 살인과 파괴, 그리고 강제 이주 사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난달부터 이스라엘은 점령지인 서안지구에서 대규모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제닌과 툴카름 난민촌에서 2만 60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들을 강제로 이주시켰습니다.
지난 2주 동안 이스라엘 점령군은 제닌을 포위하고 습격, 포격해 민간 기반 시설과 주택을 고의적으로 파괴하고 수도와 전기 등 필수 서비스들을 차단했습니다. 지난 일요일에는 이스라엘 점령군이 제닌 난민촌 동부에 있는 건물 20채를 폭파했습니다. 그곳에 살고 있던 가족들은 돌아갈 집을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
툴카름에서 난민들은 돌아갈 곳이 없어서 강당이나 온갖 수용 센터, 친척들의 집을 전전하면서 피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어린이 십수 명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인 70명 이상이 순교했습니다.
이것은 정당 방위가 아닙니다. 전쟁도 아닙니다. 이것은 인종 학살이고 조직적인 인종 청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런 범죄를 멈추기는커녕 계속해서 자금을 지원하고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진 학살의 완전한 파트너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트럼프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강제 이주시키고, 마치 미국이 멋대로 가자지구를 소유할 수 있다는 것처럼, 마치 그곳이 주인이 없는 땅이었던 것처럼 말하는 상황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터무니없는 구상일 뿐만 아니라 국제법 상에서도 범죄에 해당합니다.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정치인들과 언론은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서 심리전을 사용해 왔습니다. 그들은 처음에 충격적이고 극단적인 것처럼 보이는 구상을 제안하고는, 그것이 애초부터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에는 그보다는 조금 덜한 제안이 받아들여지게 합니다. 이런 식으로 우리의 권리가 하나씩, 조금씩 빼앗겨 왔습니다.
하지만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결코 그들의 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파괴도, 이른바 아름다운 집에 대한 거짓 약속도, 우리의 미래를 통제하려는 외세의 어떠한 계획도 우리들의 결의를 꺾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성스러운 땅의 수호자들이고 자유로운 팔레스타인을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항복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그것은 망상에 불과합니다. 가자지구는 재건될 것이지만, 그곳을 파괴한 자들의 손에 의해서 재건되지 않을 것입니다. 점령자가 아닌 팔레스타인인들만이 그들의 미래를 결정할 것입니다.
우리를 쓸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들은 결코 우리를 이길 수 없다.” 우리는 자유를 위한 싸움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결코 우리의 땅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은 자유로워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