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 이탈리아 노동자들이 다시 팔레스타인 연대 파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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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노동자들이 11월 28일(금) 세 번째 팔레스타인 연대 총파업을 조직하고 있다.
아서 타우넨드가 이탈리아 기층노동조합(USB) 조합원 로베르토와 이탈리아의 대학생 사라에게 이탈리아 노동단체들과 팔레스타인 투쟁의 현황 그리고 향후 잠재력을 물었다.
3개 대형 노동조합 연맹에서 독립적인 노동조합들이 팔레스타인 연대 노동자 행동의 최전선에 있습니다. 기층노동조합(USB)은 어떤 방식으로 조직합니까?
로베르토: USB는 2010년에 여러 기층 노조들이 연합해서 창립했습니다. 현재 공공, 운수·물류, 제조업에서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있습니다. 이주민과 실업자들도 대변하고 있습니다.
USB 조합원은 약 30만 명 정도 됩니다. ‘부문간 기층위원회’(SI Cobas, 이하 “시코바스”), ‘일반 기층 노조’(SGB), ‘기층 노조 연합’(CUB)처럼 USB와 비슷한 노조들이 더 있습니다.
USB는 노동총연맹(CGIL), 노조총연맹(CISL), 노동연합(UIL) 같은 기성 [대형] 노동조합들에서 갈라져 나와 생겨났습니다. CGIL은 공산당 전통에서 출발했습니다. CGIL 조합원은 총 500만 명이 넘는데 현역 노동자가 약 300만 명, 퇴직자가 약 200만 명입니다.
대형 노조들은 약 1990년대부터 시작된 대기업 규제 완화에 협조했습니다.
USB는 파업이 본래의 의미를 되찾도록, 즉 보여 주기 식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동계급의 조건을 개선시키는 행동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라: 노동조합들이 제도화될수록 노동계급한테서 더 심하게 분리됩니다. 갈수록 관료 계급처럼 행동하고 일상적인 투쟁은 덜 중시하게 됩니다.
그래서 노동계급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USB가 만들어졌습니다.
팔레스타인 문제는 이런 투쟁에서 어떤 구실을 하나요?
로베르토: 이탈리아 주요 노조들은 총파업이 성공하기 전까지 팔레스타인 연대를 조직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주요 노조들은 팔레스타인 문제에 매우 냉담했습니다.
물론 그들도 연대를 말하기는 했지만, 인종학살을 거론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달 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그들은 팔레스타인 연대를 노동계급 투쟁과 연결시키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조직화 문제가 실종된 고리였습니다. 과거라면, CGIL이 총파업을 선언하면 수십만 명이 파업에 나섰습니다. 반면 USB가 선언하면 USB 조합원들만 또는 시코바스 조합원들만 파업에 참가하고, 다른 이들이 모두 거리로 나서거나 파업에 참여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USB가 호소한 9월 22일 총파업이 놀라웠던 것은 항만 노동자들이 대형 노조 관료들에 기대지 않고 독자적으로 행동했다는 것입니다.
제노바에서 항만 노동자들은 독자적인 조직들이 있고, 제노바 등의 항구에는 파업이 강력한 전통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CGIL과 노조들 그리고 몇몇 정당들이 시위에 왔습니다. 그런데 파업을 앞두고 그들은 USB를 비롯한 소규모 노조들과 마찰을 빚었습니다. CGIL 지도자들은 같은 날(9월 22일) 파업을 하고 싶어 하지 않았고 시위만 하길 바랐습니다.
그런데 그 기간에 항구 출입로, 기차역, 고속도로, 공항 등을 봉쇄하는 활동들이 확산됐습니다. “수무드 구호 선단을 공격하면 우리는 모든 것을 막겠다”라면서 말이죠. 이 시위들은 사람들을 동원할 흐름을 만들어 내는 데서 핵심적 구실을 했습니다.
이것이 성공을 거둬 CGIL을 운동 쪽으로 견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10월 3일 USB와 CGIL이 함께 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하게 된 배경입니다. 봉쇄 행동과 노동계급의 위력 덕분이죠.
그러나 다음 총파업인 11월 28일 파업에 CGIL은 함께하지 않습니다. CGIL은 12월 12일에 별도로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투쟁도 있습니까?
로베르토: 금속 노동자들은 아마 노동계급의 가장 전투적인 부문일 것입니다.
CGIL 중에서 제조업 부문을 조직하는 금속노조(FIOM)는 훨씬 더 투쟁적이고 급진적입니다. 그들은 공산당 전통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습니다.
제조업 부문에서는 USB 같은 노조들이 규모가 더 작은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급진적 전통의 노조가 크게 존재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탈리아에서는 제조업 일자리가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통계를 보면 많은 업체들이 문을 닫은 후 무기 생산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이곳 투스카니에서 가전제품 공장 한 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그러자 이탈리아의 핵심 무기 업체인 레오나르도는 이 공장을 무기 공장으로 전환시키자고 제안했습니다.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에 있는 레오나르도 공장에서는 일군의 노동자들이 이스라엘을 위한 무기 생산을 중단하라는 연서명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저는 제조업 노동자들이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고 재무장에 반대하는 투쟁에 동참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팔레스타인의 엄중한 상황과 USB가 전투적인 노조로서 총파업들을 조직하는 것을 보면서 USB에 가입하는 노동자들이 늘고 있습니까? 투쟁 수위가 높아지고 있습니까?
로베르토: 전반적으로 노동자들의 정치의식과 참여가 아주 높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많은 노동계급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 의사를 내보이고 있지만 말입니다.
이곳 이탈리아 노동계급의 정치의식은 지난 20~30년 동안 노동자 권리가 후퇴하면서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런 만큼 11월 28일 총파업이 성공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우리는 또한 가자지구 ‘평화 구상’, 인종학살 문제를 유럽 재무장과 공공부문 긴축, 임금 삭감 문제와 연결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사라: 10월 7일 직후 공개적으로 팔레스타인인들과의 연대를 밝힌 사람들은 이미 급진적이었던 노동자·학생·운동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인종학살이 점차 분명해지면서 꼭 교사나 보건 등 공공부문 노동자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팔레스타인 연대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인들과 연관을 맺게 됐고 또 파업에도 참여했습니다.
로베르토: 바로 이 점 때문에 이탈리아 상황이 놀라운 것입니다. 폭력에 직면한 학생과 노동자들이 생애 처음으로 제국주의 등 더 광범한 문제를 직시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노동계급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이런 분노를 계급적 행동으로 연결시켜야 한다는 것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노동계급 활동가로서 사람들이 이탈리아 산업과 제국주의 폭력 사이의 관계를 더 분명하게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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