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런던, 아테네, 오슬로, 워싱턴DC 등과 함께:
서울에서도 팔레스타인 연대 국제 행동이 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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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주최
〈노동자 연대〉 구독
11월 29일 세계 곳곳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국제 공동 행동이 벌어졌다. 이탈리아 로마, 영국 런던, 그리스 아테네, 노르웨이 오슬로, 미국 워싱턴DC 등지에서 시위가 잡혔다.
이번 국제 공동 행동은 11월 28일 이탈리아 노동자들의 세 번째 팔레스타인 연대 총파업에 기해 호소된 것이다.
11월 28일 금요일 이탈리아 노동자들은 전국 주요 항만·공항들과 여러 대도시의 교통을 마비시켰다. 9월 첫 팔레스타인 연대 총파업의 구호 “모든 것을 봉쇄하라!“가 다시 이탈리아를 흔들었다.
“모든 것을 봉쇄하라“ 구호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팔연사)이 주최한 국제 행동의 날 서울 집회에서도 울려 퍼졌다.
오후 2시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이 집회에는 약 500여 명이 참가했다.
대학 동아리 깃발을 들고 무리 지어 참가한 학생들, 지역에서 홍보전을 벌이고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뿐 아니라, 노동자들의 참가가 특히 눈에 띄었다. 소속 노조 조끼를 입고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드는 노동자, 자원봉사 활동에 참가한 노동자, 자체 현수막을 든 교사들 등.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교사들’ 소속 교사들은 오늘 집회를 위해 참가단을 꾸리기도 했다.
이 참가자들에게,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온 다리오 씨는 현지 투쟁의 활력을 전하는 연설을 했다.
“이탈리아에서 저희는 이렇게 외칩니다. ‘블로키아모 투토(Blocchiamo tutto, 모든 것을 봉쇄하라)!’
“저희는 항만을 봉쇄하고, 거리를 휩쓸고, 일상을 교란시켰습니다. 잔혹 행위가 계속되는 한 어떤 사회도 평소처럼 굴러가선 안 되기 때문입니다.”
다리오 씨는 이스라엘에 무기와 장비를 수출하는 이탈리아 무기 기업 ‘레오나르도’와 한국 기업 HD현대가 학살 공범 행위를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저항이 아니라 점령이 범죄입니다!
“서울에서 여러분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침묵에도 의미가 담겨 있듯 말입니다.
“이스라엘을 보이콧하고, 항의 시위합시다. 인종학살이 정상적인 일로 취급받지 못하게 합시다!”
다리오 씨의 힘찬 발언에 참가자들은 연신 박수를 쳤다. 연대의 뜻을 표하는 이탈리아어 구호가 서울 도심에 울려 퍼졌다.
다음 연설자인 전진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은 이탈리아 노동자들에게 연대를 표하며 이스라엘과 협력하는 한국 정부·기업들을 규탄했다.
“이재명 정부는 사람을 살리는 데 쓸 수 있는 돈을 무기에 쏟아부어, 한국을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만들겠다고 합니다.
“이스라엘을 돕는 살인 기업들이 그 수혜를 누리고 있습니다. 한화시스템, 현대로템, KAI 등은 이스라엘 군사 기업들과 협력해 이스라엘의 무장을 강화시켜 주고 있습니다. 인종학살 공범 구실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진한 정책국장은 이재명 정부가 복지와 의료, 서민 생활고 완화에 쓸 수 있는 돈을 세계를 불안정케 하고 이스라엘의 학살을 이롭게 할 군비 증강에 쓰고 있다고 규탄했다.
“우리도 모든 것을 봉쇄합시다! 한국의 이스라엘 협력을 봉쇄하고,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키웁시다!” 참가자들은 전진한 국장의 선창에 따라 국제 반전 운동의 구호 “군비가 아니라 복지를,” “전쟁이 아니라 생명을”을 외쳤다.
연대
이번 국제 행동의 날을 위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이 팔연사에 보낸 메시지를 박혜성 기간제교사노조 위원장이 대독했다. 트럼프가 내놓고 한국 등이 유엔 안보리에서 승인한 가자지구 점령 구상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국제 공동 행동에 연대를 표하는 메시지였다.
“저 먼 나라들의 수도에서 압제자들은 가자지구에 대한 도움을 가장한 음모를 꾸미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선언합니다. ‘너희는 패배할 것이다, 앞선 모든 그런 기만 시도가 실패했듯이 말이다!’
“저들은 각성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의지에 밀려 실패할 것입니다. 저들은 전 세계에서 이는 연대의 물결에 밀려 실패할 것입니다. 런던·파리·뉴욕 거리에서 솟구치는 정의로운 분노가 저들을 저지할 것입니다.
“‘가자지구 그린존’ 운운하는 저들의 위선과 사기극은 오늘 행동과 같은 국제 연대에 의해 파묻힐 것입니다.”
대열 주변 인도에서 연설을 듣고 집회 모습을 핸드폰에 담는 사람들이 수십 명을 헤아렸다.
미국에서 온 성균관대 유학생 제시 곤잘레스 씨 또한 트럼프의 가자지구 점령 구상을 조목조목 폭로하며 국제적 저항의 의미를 강조하는 연설을 했다.
“미국인으로서 저는 인종학살을 지원하고 옹호하는 저희 나라 정부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우리의 기준은 정부들이 우리를 갈라놓으려 모래 위에 제멋대로 그어 놓은 국경선이 아닙니다.
“살 권리는 출신지에 따라 선택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전 세계 모든 인류의 권리를 위해 국경을 넘어 함께 일어섭시다.”
여러 대학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건설하는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팻말을 들고 곤잘레스 씨와 함께 섰다. 그의 힘찬 발언에 참가자들은 팔레스타인 깃발과 팻말을 흔들며 지지를 보냈다.
활력을 불어넣는 다채로운 활동들도 국제 공동 행동 집회를 풍성하게 했다.
팔레스타인 연대 물품을 나누고 판매하는 부스, 연대 지속을 위한 후원 모금 부스는 관심을 표하는 사람들로 줄곧 북적였다. 팔레스타인 깃발 색깔로 페이스페인팅을 해 주는 청년의 손길이 분주했다.
고려대학교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쿠피야’ 의장 박정훈 씨는 집회 중간 힘찬 노래 공연으로 참가자들의 기세를 돋구었다.
“Palestina Libera(팔레스타인에 해방을)!”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이스라엘 대사관을 향해 도심 행진에 나섰다.
부산과 울산에서 온 참가자들이 대열 선두에 섰고, 이탈리아인 학생을 비롯한 다양한 배경의 청년·학생이 구호를 선창했다. 수십 개의 팔레스타인 깃발과 다양한 구호의 팻말·현수막, 쿠피예 문양의 커다란 펼침막이 거리를 수놓았다.
행진 대열은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항의를 표하고 서울시청을 지나 명동 방면으로 행진했다. 만면에 미소를 띠고 긴 대열을 오랫동안 촬영하는 한국인 행인들, 구호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고 손을 흔드는 관광객들 등 거리에서 많은 응원을 받았다.
대열이 롯데백화점 앞을 지나 명동 인근으로 접어들자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대열을 맞이하기라도 하듯 손을 흔들고 주먹을 치켜들었다. 왕복 10차선에 이르는 대로 건너편에서 박수를 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명동역 앞까지 행진해 집회를 마무리했다. 정리 집회에서 주최 측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역사적 항쟁인 1987년 1차 인티파다 38주년을 기리는 집회를 12월 6일(토) 오후 2시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 것이라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