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운이 감도는 이란: 미국의 이란 공격을 반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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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인들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국제 정치 문제는 미국의 이란 전쟁 가능성이다.
트럼프는 전쟁 위협과 회담 사이를 계속 오가고 있다. 미국은 2003년 3월 이라크 침공 이래 최대 규모의 군사력을 중동 지역에 집결시키고 있다.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은 이미 오만만에 배치돼 있고, 또 다른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함이 지중해의 이스라엘 인근 해역으로 향하고 있다.
일촉즉발의 군사적 대치 속에서 미국과 이란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 목요일(26일) 양국의 핵 협상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재개될 예정이다. 미국 측 협상 대표는 트럼프의 중동 특사이자 부동산 억만장자인 스티브 위트코프다. 이 자는 외교 현안을 맨해튼과 마이애미에서 부동산 ‘거래’를 하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로서는 양국의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적은 듯하다. 미국은 이란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미국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라고 협박할 뿐 아니라, 탄도미사일 사거리 등 이란의 무기 체계, 이란의 지역 동맹 네트워크 등에 대해서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국의 이런 요구들은 이란이 이스라엘에 군사적 피해를 입힐 능력과 지역적 영향력을 포기하라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 이후, 지정학적으로 약화되고 국내에서 심각한 정당성 위기를 겪고 있는 이란 정권에 백기 투항을 강요하는 것이다.
이란 관리들은 숨 막히는 제재 포위망을 벗어나기 위해 어느 정도 양보할 의사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최후통첩에 굴복하는 것은 정권 정당성의 종말을 의미한다. 그러면 이스라엘이 중동 최강국이 되는 길이 열리게 될 것이다. 이것이 트럼프의 중동 전략이다.
이란 정권 교체?
미국이 이란보다 군사적 우위에 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란에 대한 트럼프의 호전적 발언, 베네수엘라 침공 성공, 이란에 대한 군사적 포위 강화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실질적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 준다. 트럼프는 이미 많은 대외 문제에서 협상의 군사화 논리를 실행하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도 11일 트럼프를 만나 이란에 대한 군사 위협을 더욱 강화하도록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든 카드가 트럼프의 손에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이란 정권 교체를 강제할 만큼 대규모 공격을 감행할 처지에 있지 않다. 이란 정권을 교체하려면 지상군의 침공과 점령이 필요하다.
사실 현재 미국이 중동 지역에 집결시킨 군사력은 1991년 1차 걸프 전쟁(미군 작전명 ‘사막의 폭풍’)과 2003년 이라크 전쟁(미군 작전명 ‘이라크 자유’) 때 동원된 군사력 규모에 한참 못 미친다. 미군은 당시 두 작전에 각각 6척의 항모 전단을 투입했고, 지상군을 각각 45만 명, 15만 명을 투입했다.
지금 미국은 이런 군사력 투사를 감당할 수 없다. 무엇보다, 강대국들의 힘 관계가 두 작전 때와 같지 않다. 당시는 중국과 러시아가 경제적·군사적으로 막대하게 성장하지 않았다. 그래서 미국은 전체 가용 항모의 절반을 중동 지역에 압도적으로 투사할 수 있었다.
미군의 작전 수행 능력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걸프만 연안의 친미 왕정들이 미국의 이란 전쟁을 반대하고 있다. 걸프의 군주들은 미국의 전쟁으로 이란이 ‘제2의 시리아’가 되면 중동 전역이 불안정하게 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란은 인구가 9,000만 명이 넘고, 석유·가스 생산지이자 지리적 요충지다. 그래서 걸프의 군주들은 이란의 약화를 바라지만 지역 안정을 해칠 붕괴는 원치 않는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는 미군에게 이란 공습을 위한 영공 사용과 기지 접근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런 사정 때문에 트럼프 정부는 이란 공격을 두고 분열해 있다. 미 합참의장 댄 케인은 이란 공격을 만류하고 있다(미국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 2월 23일자). 댄 케인은 베네수엘라 침공을 찬성했지만, 이란 전쟁에 대해서는 장기화된 전쟁에 휘말릴까 봐 우려한다. 전쟁이 길어지며 전황이 나빠지거나, 분명한 종전 전략이 없거나(실제로 없는 듯하다), 미군 사상자가 발생하거나, 에너지 가격이 치솟는다면 그것은 트럼프에게 수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부통령 JD 밴스도 이란 개입을 우려하는 입장이다. 반면, 공화당 상원의원 린지 그레이엄은 적극 찬성한다. 국무장관 마코 루비오는 중립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이란 내부로 지상군 투입까지 주장하는 자들은 아무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가 전쟁을 결정할 시 택할 수 있는 군사적 옵션은 아마도 수주 간의 공습·폭격 위주의 전쟁일 듯하다. 이란을 폭격하고 고위 관료들을 살해해 정권을 약화시켜 우월한 위치에서 협상을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란 민중의 투쟁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거짓말은 진작에 사라졌다. 미국의 이란 위협은 자국의 중동 지배력, 석유와 천연가스 확보, 지역 강국들 간의 세력 관계 재편을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전쟁 기구를 동원하며 협상을 진행한다. 미국의 중동 지배력 유지 시도는 더 큰 불안정과 학살을 야기할 뿐이다.
가자지구를 거대한 무덤으로 만들고 있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는 것은 이란과 중동의 민중에게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