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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반(反)트럼프 저항 제국주의 내란 청산과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트럼프의 대이란 전쟁 위협은 세계 지배를 위한 노력의 일환

미국이 중동 지역에 대규모 군사력을 집결시키며 대(對)이란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고립주의’로 전환했다거나 자국의 제국주의적 활동을 서반구로 제한하려 한다는 따위의 주장들이 모두 틀렸음을 여실히 보여 준다. 미국은 여전히 중동에 깊숙이 관여하며 그 지역 민중의 삶과 안녕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자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미국이 만약 전쟁을 시작한다면 이번에는 지역 전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군사적 대치 속에서 지난 6일 미국과 이란은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회담했다. 회담 의제는 핵 문제였다.

미국과 이란은 다시 회담하기로 했지만 미국은 이란의 머리에 장전된 총을 계속 겨누고 있다. 미국 항공모함들은 지금도 이란 영해 근처에 배치돼 있다. 또, 미국은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는 ‘2차 제재’를 발표했다.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도 우라늄 농축을 전면 중단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다. 그래서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완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트럼프는 오래전부터 이란을 굴복시키고 싶어했다. 트럼프는 첫 번째 대통령 임기 때 이란 핵 협정(JCPOA)에서 탈퇴했다. 지난해 6월에는 이란과 협상하던 중에 기습 공격을 감행했다.

미국이 이란에 전쟁 위협을 가하는 것은 핵 프로그램 때문이 아니다. 트럼프도 이란이 당장 핵무기 보유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트럼프의 정보 기관들이 이란이 2003년 이후 핵무기 개발에 적극적이지 않음을 확인해 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의 통제를 벗어나 수립된 유일한 중동 국가다. 그래서 트럼프는 전쟁을 해서라도 이란 정부를 무너뜨리고 싶어한다. 그러면 이란의 석유를 장악할 수 있고, 이란산 석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을 더한층 압박할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가 이란 정권의 반정부 시위 탄압을 이유로 군사 행동을 위협한 것은 허울 좋은 명분이었을 뿐이다.

“트럼프의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트럼프가 이란을 상대로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한 지역 강대국에 전달했다. 지도부를 참수하되 정권 자체는 유지하는 신속하고 제한적인 공습이다. 그런 다음 이란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미국하고만 석유를 거래하기로 합의하면, 트럼프는 그 대가로 보잉의 이란 재진입을 허용하는 식으로 거래가 이어질 예정이다.”(데이비드 허스트, 〈미들 이스트 아이〉, 2월 4일 자)

트럼프는 1953년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영국 해외정보국(MI6)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모하마드 모사데크 총리를 쿠데타로 축출한 이듬해인 1954년부터 1979년 혁명 전까지 “세븐 시스터즈”(세계 최대 석유 회사 컨소시엄)가 이란 석유에 대한 통제권을 가졌던 시절로 돌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미국은 이란 반정부 투쟁을 빌미 삼아 제국주의 공세를 가하고 있다 ⓒ출처 미 해군

이란도 베네수엘라처럼?

비록 미니애폴리스의 ICE(이민세관단속국) 축출 투쟁에 부딪혀 체면이 손상되긴 했지만, 확실히 트럼프는 베네수엘라에서의 성공에 고무돼 있는 듯하다. 그래서 트럼프는 베네수엘라 성공 모델을 이란에도 적용하고자 한다. 트럼프는 “신속하고 결정적인 한 방”을 국가 안보팀에 주문했다. 이란 공격이 장기전이 되는 것을 극구 피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란은 베네수엘라가 아니다.

이란 정부의 기반은 베네수엘라 정부보다 훨씬 단단하다. 이란 국가 내에서는 델시 로드리게스 정부처럼 미국과 기꺼이 타협할 정부가 없는 듯하다. 이란 시위대 일부가 레자 팔레비의 이름을 외치기도 했지만, 팔레비는 이란 내 지지 기반이 없다.

하메네이는 이슬람 혁명수비대를 직접 통제한다. 이슬람 혁명수비대는 이라크와의 8년 전쟁을 겪으며 황폐해진 이란 경제를 재건하는 데 직접 관여하면서 거대한 정치-경제-군사 복합체가 됐다. 이슬람 혁명수비대는 이란 경제의 약 3분의 1을 장악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격하면 이란 정권은 베네수엘라 정권과는 다르게 대응할 것이다. 이란 군 대변인 모하마드 아크라미니아는 “지역 전체와 모든 미군 기지”가 이란 중거리 미사일의 사정거리 안에 있다고 경고했다. 미군 중부사령관 케네스 맥켄지는 이란이 3,000발 이상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래서 다른 걸프 지역의 친미 국가들은 미국의 이란 공격이 ‘3차 걸프 전쟁’으로 확대될까 봐 공포에 떨고 있다.(이스라엘은 미국의 이란 공격이 초래할 혼란으로부터 득을 볼 수 있다고 보고 지지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과 이란의 회담 장소가 튀르키예에서 오만으로 바뀌고 회담 의제도 핵 농축 문제로만 한정된 것도 걸프 군주들의 압력 때문이었다. 미국이 장소 변경과 제한된 의제 모두에 반대하며 결렬을 위협하자, 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오만 등의 걸프 군주들이 집단적으로 백악관을 압박했다.

이런 상황은 미국의 중동 지배력이 단지 이스라엘뿐 아니라 주요 아랍 국가들에도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이란 정권 교체는 (트럼프의 변덕이 죽 끓듯 하지만) 분명 미국과 이스라엘의 장기적 목표다. 또, 미국 국무장관 루비오와 네타냐후가 이란 정권 교체를 위한 전쟁의 필요성에 대해 계속 트럼프를 설득하고 있고 트럼프 자신도 호전적인 언사를 너무 많이 내뱉었기 때문에, 이란이 양보하지 않는 한 트럼프가 물러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란 정권도 물러서려고 하지 않는다. 이란 정권은 우라늄 농축의 ‘수준과 순도’ 문제는 타협하려 하지만, 미사일과 역내 대리 세력 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양보할 생각이 없다. 정권의 존립이 걸려 있고 까딱했다가는 국내의 반란이 다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란 정권은 미국의 전쟁 위협을 반정부 투쟁의 탄압을 정당화하는 구실로 삼고 있다. 반정부 시위를 지난해 6월 전쟁의 연장선으로 규정하고 국가 안보 수호 명목으로 계엄령을 선포했다.

그러나 이란 시위는 6월 전쟁으로부터 반년이 지난 뒤 분출됐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대중 운동을 낚아채려 하지만 운동 자체는 해외 정보 기관의 조종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전개됐다.

현재 이란 운동은 미국의 전쟁 위협과 이란 국가의 탄압이라는 이중의 난관 속에서 일시적으로 소강 상태에 있는 듯하다.

제국주의적 외세 개입도 거부하고 국내의 권위주의적 탄압에도 저항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유일한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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