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가지 문제로 보는 미국의 이란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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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거짓말
트럼프는 지난 1년 동안 7개 나라를 공격했다. 이런 자에게 국제축구연맹(FIFA)은 ‘FIFA 평화상’을 줬다.
미국은 이란과의 협상에 “상당한 진전”(오만 외무장관의 말)이 있던 바로 그 순간에 이란을 공격했다. 미국은 합의가 아니라 전쟁을 위한 구실을 원했던 것이다. 미국과 협상해 평화와 안전을 보장받는다는 것은 완전히 무망하다.
트럼프는 이란의 핵무기 제조를 막기 위해 공격했다고 주장한다. 거짓말이다. 지난해 6월 ‘12일 전쟁’ 직후 트럼프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또한 거짓말이다.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데까지 ‘몇 주’밖에 남지 않았다고 1990년대부터 주장해 왔지만, 지금도 이란은 핵무기가 없다. 심지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우라늄 농축 수준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트럼프는 “이란 국민의 자유”를 들먹인다. 그러나 미국의 민주주의도 공공연히 반대하는 트럼프가 이란의 민주주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겠는가. 미군은 이란 미나브의 초등학교를 폭격해 초등학생 180여 명을 죽였다. 이것은 앞으로 빈발할 참극의 서막이자 제국주의의 본모습이다.
미군과 이스라엘군의 공습 표적은 이란 정부 청사만이 아니었다. 영국의 저명한 반전 운동가 타리크 알리는 이란 좌파 인사의 집도 공습 표적이 됐다고 폭로했다. 좌파가 장차 미국·이스라엘 반대의 구심점이 될까 봐 미리 제거하려고 한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전쟁은 이란 민중을 억압적인 정권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한 것이 결코 아니다.
중동 지배 프로젝트
이란 적신월사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3월 2일 현재 최소 55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경제적·정치적 이익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하고 수천만 명의 삶을 망가뜨리려 한다.
이란은 중동에서 오랫동안 이스라엘의 주요 경쟁자였다. 이란은 러시아와 동맹 관계이고, 이라크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또,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등과 반이스라엘/반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이란의 힘이 약화됐다. 결정적으로, 이란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이란 정권은 시위를 유혈 진압했지만, 시위를 촉발한 핵심 요인인 경제 붕괴(상당 부분 미국 등 서방의 제재 조처에서 비롯했다)와 억압적 통치는 그대로 남아 있다. 그리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끝없는 전쟁에 휘말려 있고, 시리아의 독재자 아사드는 몰락했으며,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인종학살 전쟁으로 큰 타격을 입었고, 헤즈볼라의 영향력은 줄어들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정권이 약화된 틈을 타 굴복을 강요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결코 이례적 사건이 아니다. 또, 핵이나 탄도미사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 전쟁은 중동 전체를 자기들의 이익에 맞게 재편해 세계를 전혀 새롭게 바꾸려는 매우 위험한 시도다.
이스라엘의 가자 인종학살은 그 서막이었다.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합병 가속화도 그런 맥락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이란과의 전쟁도 같은 맥락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이런 목적을 위해 트럼프와 네타냐후는 국제법 위반 정도가 아니라 아예 그런 규칙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사실 오래전부터 서방 제국주의는 국제법을 스스로 준수해야 할 의무가 아니라, 자신에게 고분고분하지 않은 국가에 강요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 왔다. 그래서 좌파와 반제국주의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국제사회’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거대한 분노”는 거대한 도박
트럼프와 네타냐후는 이란 정권 교체를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그런 목표는 신기루임을 그들은 곧 깨달을 것이다.
이란은 2003년의 이라크가 아니다. 이란 인구는 당시 이라크의 세 배고(9,000만 명이 넘는다), 영토는 네 배나 된다. 그런데 미국은 이라크 전쟁에서 어떤 결말을 맞이했는가? 미국은 이라크에서 패배해 결국 2011년에 철군했다.
미국이 이란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를 살해했지만, 국가 구조는 붕괴되지 않았다. 이란은 왕정 독재 국가가 아니라 자체의 제도, 교리적 정당성, (이슬람 혁명수비대를 비롯한) 보안 기구 등 견고한 관료 구조를 갖춘 국가다. 그래서 이란은 제재, 지역적 고립, 지속적인 외부 압력을 견뎌 왔다.
예상대로, 하메네이 죽음 뒤에 이란은 보복 공격을 시작했다.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군 기지들을 동시다발로 공격했다. 미군 기지들이 동시다발로 공격당한 것은 제2차세계대전 종전 이후 처음이다.
특히, 트럼프의 이란 전쟁은 미국인들의 고통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며, 미국 제국주의의 쇠퇴를 되돌리지도 못할 것이다. 그렇기는커녕 오히려 모순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이스라엘의 인종학살에 공모하고 미국의 이란 전쟁을 지지하는 아랍 정권들은 이런 상황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자국 내에서 노동자와 빈민의 혁명적 봉기가 촉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제국주의에게 악몽이 될 것이다.
트럼프의 또 다른 약점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사실상 유일한 동맹이라는 점이다. 이스라엘은 가자 인종학살 때문에 국제적으로 고립돼 있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되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견해는 충돌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최종 승리를 원한다. 즉, 이란을 결정적으로 약화시키고 분열시켜 이스라엘에 다시 도전할 수 없도록 만들고 싶어 한다. 어떤 시점에서 트럼프는 방송에 나와 실제 상황과는 거리가 먼 “완전한 승리”를 선언하는 스펙터클 정치를 과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거기서 멈추고 싶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는 이스라엘에 의해 이번 전쟁에 끌려 들어갔다. 미국 국무장관 마코 루비오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계획이 미국의 공격 시기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했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 만약 그들[이스라엘]이 공격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가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더 큰 인명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점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끝없는 전쟁”을 끝내겠다고 약속해 당선됐다. 마가(MAGA)의 주요 인물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무제한적 지지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
하메네이의 죽음이 이란 민중 봉기를 촉발한다?
트럼프는 하메네이를 제거해 민중 봉기를 촉발시키려 한다. 이는 뒤집어 말하면, 미국이 정권 교체를 위해 이란에 파병할 수 없다는 뜻이다. 트럼프는 지상군을 투입할 수 있다며 허세를 부렸지만, 지상군 동원 준비는 돼 있지 않다. 이스라엘도 결코 파병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교전국 지도자를 살해하는 것이 전쟁 수행에서 얼마나 효과적일까? 만약에 이란이 네타냐후를 제거한들 이스라엘의 시온주의적 결의와 준비가 흔들리겠는가. 네타냐후가 매우 인기가 없을지라도 그의 피살은 이스라엘인들이 전쟁 노력을 둘러싸고 더욱 결집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실, 미국 제국주의의 공격은 보통 상대국 정권에 대한 지지를 오히려 결집시키는 구실을 해 왔다. 2025년에 이란 트럭 운송 노동자들이 큰 규모의 파업을 벌였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해 파업 지지 대중의 대다수가 시온주의와 제국주의에 맞선 국민적 대의에 동참하면서 그 동력이 꺾였다. 폭탄은 해방을 가져다 주는 수단이 아니다.
미국의 전쟁 노력은 실패해야 한다
첫째, 사회주의자들은 이란 정권이 권위주의적이고 비민주적이며 억압적일지라도 결코 제국주의를 편들지 않고 제국주의-시온주의의 패배를 바라야 한다. 이란 정권은 반동적이지만, 미국 제국주의의 승리는 반동에 대한 지지를 오히려 강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승리한다면 이란 대중과 이란 내 소수민족들에게 굴종이 더 강요될 것이며, 팔레스타인, 레바논, 라틴아메리카 그리고 전 세계에서 더 많은 악행이 저질러질 것이다.
둘째, 사회주의자들은 비민주적이고 억압적인 정권들이 제국주의의 공격을 받는다는 이유로 그들을 변호하지 않는다. 그런 정권들은 제국주의자들의 적이지만 노동자들과 차별받는 사람들의 친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그런 정권들은 자국의 피지배 대중과 계속 싸워야 하기 때문에 제국주의자들에 맞서 비효과적으로 싸우게 된다. 이란 정권이 노동자, 여성, 청년, 억압받는 쿠르드족 등을 공격하면 이들이 과연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 결집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러시아 혁명가 레닌은 제국주의에 의해 공격받는 민족주의적 지배자들에게 ‘빨간 칠’을 하지 말라고 혁명가들에게 경고했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도 아무 환상을 갖지 말아야 한다. 이 국가들은 미국의 이란 전쟁을 예견했지만 미국 민주당만큼이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중국은 (이란 석유 수출의 80퍼센트 이상을 사들이고 있지만) 이란을 위해 자신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위험에 빠뜨릴 생각이 없다. 팔레스타인 인종학살(제노사이드)에 대해서도 중국 지도자들은 수사적인 제스처에 그쳤다. 미국의 침략에 대한 억지력이라는 다극화 세계는 딱 이 정도 수준이다.
미국의 베트남 전쟁 패배는 세계적으로 반제국주의 반란을 고취시키고 제국주의적 지배계급을 위협했다(“베트남 증후군”). 우리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 노력이 실패하기를 바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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