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규탄 긴급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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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 이란인·미국인 등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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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대한 공분이 국제적으로 일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항의 행동이 벌어지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3월 2일(월) 정오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서 긴급 행동이 열렸다. 비바람이 부는 악천후에도 100명 가까이 참가했다.
뜻깊게도 재한 이란인과 재한 미국인이 나란히 섰고, 영국·파키스탄 등에서 온 이주 배경 사람들과 한국의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가들도 함께했다. 울산·원주 등지에서 새벽차를 타고 온 노동자들도 있었다.
이들이 한목소리로 외치는 구호가 광화문광장에 울려 퍼졌다. “이란 공격 지금 당장 멈춰라!”
재한 이란인인 코메일 소헤일리 영화감독은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목소리로 연설했다. “최근 몇 달 동안 수많은 이란인들이, 소년·소녀와 학생과 영화감독과 교사들이 죽었습니다. … [그 사람들을] 죽인 이들을 상대로 한 전쟁이 정당화될 수 있을까요?
“지난해 이란이 공격받을 당시 저는 이란에 있었습니다. 저도 죽을 수도 있었습니다. … 제가 지난달 이란 거리에 있었다면 마찬가지로 죽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눈을 뜨고 생각합니다. 이란 정권의 잔혹함을 경험했더라도 전쟁에 덜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쟁은, 또 다른 무고한 민간인의 죽음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입니다.
“저는 순진하지 않습니다. 저는 폭탄으로 민주주의를 이룩할 수 있다고, 자유의 씨앗을 심을 수 있다고 믿지 않습니다.
“존엄을 위한 이란에서의 투쟁을 써 내려가는 것은 폭탄이 아닙니다. 그 투쟁을 써 내려가는 것은 이란의 민중이고, 그 투쟁은 그들 모두의 죽음을 넘어 길이길이 남을 것입니다.”
소헤일리 감독은 구호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전쟁 반대! 외세 개입 반대!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란에 자유를! 모든 정치수를 석방하라! 전쟁 반대! 민주주의 만세!”
그의 발언에 참가자들은 구호와 환호로 연대를 표했다.(소헤일리 감독의 발언 전문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바로 이어서 발언한 재한 미국인 라이언 씨는 자국 정부를 향해 “이란에 대한 미국의 이유 없는 선제 공격을 최대한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허구적인 이란의 위협에 대응한다는 ‘선제적 공격’이라는 논리로 인명 살상을 정당화하려 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라이언 씨는 이스라엘이야말로 중동의 유일한 핵무장 국가임을 지적하며 “진정한 위협은 과연 누구인가” 하고 되물었다.
“이번 이란 공격은 쿠바 석유 금수, 불법적인 베네수엘라 대통령 납치, 어처구니 없는 그린란드 병합 위협, 무엇보다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인종학살 지원 등 미국 정부가 자행한 일련의 폭거의 최신 사례일 뿐입니다. 모든 미국인이 들고일어나 맞서 싸워야 합니다.”
라이언 씨는 “이란인들의 해방과 미국인들의 번영은 모두 미국·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자들에 맞서 싸우는 데서 시작된다”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교사들’의 공동 운영진의 일원인 조수진 교사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초등학교를 폭격한 것을 규탄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평화와 정의를 가르치는 우리 교사들은 무너진 교실과 잿더미가 된 학교를 보며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간에 대한 예의도 없고 최소한의 민주주의와 규범마저 내던지고 야만적 폭력을 휘두르는 자들이 이란의 민주주의를 운영할 자격이 있습니까?
조수진 교사는 “중동과 전 세계를 전쟁 위험에 빠뜨리고 팔레스타인 해방의 대의를 꺾는 저들을 교사들은 두고 보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노동자연대 이원웅 활동가도 침략자들의 ‘민주주의’ 운운은 위선임을 지적하며,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모으자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승리하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 인종학살에 더 박차를 가할 것이고, 자신감을 얻은 트럼프는 쇠락하는 미국의 패권을 지키기 위해 더 위험천만한 모험을 감행할 것입니다. 이는 이곳 한반도도 위험에 빠뜨릴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홍덕진 목사는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의 긴급 성명서를 소개하며 연설했다.
“이스라엘의 끝없는 점령 야욕과 이를 비호하며 서아시아의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패권주의가 결합돼 무고한 민중들의 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홍덕진 목사는 제국주의 침략 중단을 요구하며 “평화를 위해 전 세계가 연대에 나설 것”을 호소했다. “전쟁의 고통은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무고한 시민에게, 민중에게 돌아갈 뿐입니다. 우리는 국경을 넘어 평화를 갈구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저항할 것입니다.
“이란을 비롯한 서아시아의 평화는 외부의 무력이 아닌, 해당 지역 민중들의 자결권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
홍덕진 목사는 이재명 정부가 이 전쟁에 “어떤 형태로도 가담하거나 봉사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며, “오직 정의에 기초한 평화(Pax Christi)만이 중동의 비극을 끝낼 수 있다”는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의 성명을 인용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사회를 맡은 노동자연대 양효영 활동가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또 이란인들의 진정한 해방을 위해” 행동을 이어가자고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집회 제목인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규탄, 전쟁 즉각 중단을 다시 한 번 구호로 외치며 이후 행동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