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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내란 청산과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트럼프는 되로 주고 말로 받게 될 것이다

위대한 독일 철학자 게오르그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은 카를 마르크스에 큰 지적 영향을 준 인물이다.

헤겔의 논쟁적 주장 하나는 왕정 옹호론이다. 모든 국가는 “우발성”의 요소, 다시 말해 우연과 개성, 선택의 요소를 필요로 한다고 헤겔은 주장했다. 중대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에 ‘그래’나 ‘아니’라고 말할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 분석은 현대 자본주의 국가의 선출 군주들, 즉 대통령들과 총리들에게 꽤 잘 들어맞는다.

BBC 국제부 편집자인 제러미 보웬이 옳게 강조했듯이, 미국·이스라엘의 대(對)이란 전쟁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측근인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가 “선택권을 행사한 전쟁”이다.

이란을 폭격하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등 이란의 지도적 인사들을 살해한 것이 정당 방위라는 그들의 주장은 뻔한 거짓말이다.

트럼프는 소탐대실 할 것이다. ⓒ출처 이스라엘 총리실

트럼프와 네타냐후 모두 선거를 앞두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 국방부의 막대한 군사력을 휘두르는 것에 재미를 붙였다. 이번 전쟁은 국내의 지지율 추락에서 시선을 돌릴 반가운 사건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생계비 위기를 해결하지 못하고, 악취 나는 엡스틴 스캔들에 연루된 탓에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

그러나 네타냐후에게 이번 이란 공격은 대체로, 2023년 10월 7일 이래 이스라엘이 펴 온 정책의 연장이다. 그것은 제공권과 정보 우위를 이용해 중동에서 적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전쟁에서 가장 의미심장한 점은 트럼프가 이스라엘에 의해 끌려갔다는 점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한 흥미로운 보도에서 두 가지 주장을 한다. 첫째,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살만은 외교적 해법을 지지한다는 공식 입장과 달리, 지난 몇 달 동안 여러 차례의 비공개 통화를 통해 트럼프에게 미국의 공격을 청했다.”

둘째 주장은 미국 국무장관 마코 루비오가 2월 24일 ‘8인방’(상하원 원내대표들과 상하원 정보위원회의 양당 수장들)에게 한 브리핑에 관한 것이다. 루비오는 의원들에게 이렇게 밝혔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미국이 가세하든 말든 공격을 감행할 것이고, 이것이 임무 시점과 목표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다.”

기정사실

둘째 주장은 사실이라면 놀라운 것이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트럼프는 이스라엘이라는 중동의 핵심 우방이 들이민 기정사실에 반응했다는 것이다.

헤겔이 말한 군주처럼 그는 “‘그래’ 하고 말하고 최종 승인을 내리는” 구실을 했다. 트럼프는 큰소리를 쳐 대지만, 트럼프가 이스라엘의 공격에 가세하기로 결정한 것은 강력함이 아니라 취약함의 징후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국이 자신의 하위 파트너들에 의해 (이스라엘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에 의해서도) 위험천만한 전쟁에 끌려들어간 것이다. 트럼프가 엄선한 합동참모의장 댄 케인이 공공연히 거기에 의구심을 표했음에도 말이다.

트럼프와 네타냐후는 정권 교체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러나 감히 이란을 침공하지는 않는다. 이란은 프랑스의 세 배나 되는 면적에 인구가 9200만 명에 달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전문가 로버트 페이프는 이렇게 썼다. “제1차세계대전 이래 미국과 이스라엘, 그들의 동맹국들이 정치적 변화를 강제하려고 벌인 공중 작전은 수십 건에 이르지만, 어느 것도 우호적인 정부를 수립하지 못했다. 단 한 번도! 오히려 민족주의와 저항을 강화시켰을 뿐이다.”

이란 이슬람공화국 정권은 비록 지난 1월 대중 항쟁 탄압에서 봤듯 잔혹한 세력이지만, 자신의 관료적 구조를 발전시키고 실질적 사회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 그 정권은 하메네이가 사망했다고 해서 끝장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의 예상대로, 이란 정권은 방대한 드론과 미사일을 이용해 중동 전역으로 전쟁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걸프 연안 정권들을 압박하려는 것이다. 걸프 연안 정권들은 지난 한 세대에 걸쳐 스스로를 세계 자본주의의 한 중심지로 구축해 왔다.

이란 드론이 두바이의 고층 빌딩을 공격하는 극적인 영상들은 그 위협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한탄한다. “아랍에미리트는 석유 수입 의존에서 벗어나 관광과 금융 서비스, 상업으로 수입원을 다변화했다.” 그러나 한 국외자는 엑스(옛 트위터)에서 이렇게 불평했다. “세금 피하려 두바이로 온 나는 지금 폭탄 피하는 신세.”

지금까지는 이란의 공격이 걸프 연안국들을 미국·이스라엘 편으로 결집시킨 듯하다. 그러나 이란 정권은 석유·가스 기반 시설을 이제 막 공격하기 시작했을 뿐이다. 중동, 그리고 실로 세계 경제가 의존하는 시설들이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셈이 될 것이다.

번역: 이원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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