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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팔레스타인·이란전쟁 극우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최일붕 글 모음 긴 글

끝나지 않는 ‘재선거’ 시위:
극우의 인력(引力)에 주류 정치가 끌려가고 있다

6·3 지방선거가 끝난 지 3주가 지났다. 하지만 “부정선거 재선거”를 외치는 잠실 올림픽공원 시위는 여전하다. 물론 규모는 줄었다. 지난 6~7일 수만 명이 모였던 것에 견주면, 21일(일요일) 오후 인원은 4,000명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극우가 핵심을 이루고 있는 이 시위는 쉽사리 끝나지 않을 듯하다. 선관위의 선거 관리 부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추가 폭로되는 한편, 그 관리자들의 무책임과 부패상까지 드러나 극우는 목소리를 더 높이고 있다. 국정조사도 예고된 터라 이들이 멈출 리 없다.

물론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들을 모두 살펴보더라도 ‘부정선거’로 볼 만한 증거는 없다. 그럼에도 극우는 선거에 부분적으로라도 문제가 있었다고 여기는 많은 사람들 일부를 자신의 주변에 끌어모을 수 있었다.

극우(와 윤석열)가 계엄 이후 일관되게 선관위를 문제 삼아 온 반면, 정부·여당은 이들의 부정선거론을 비판한답시고 선거 관리에 ‘아무 문제 없다’며 감싸고 옹호해 왔다.

선관위는 70년 동안 아무 견제를 받지 않고 밀실 행정을 해 왔고, 규모는 작았을지라도 이번과 비슷한 문제들이 이전에도 있었음을 관련자들은 몰랐을 리 없다. 그런데도 일부는 자신의 유불리를 따져 그냥 넘어갔을 테고, 일부는 괜히 한국 정치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키울까 봐 애써 침묵했을 것이다.

자본주의적 민주주의 체제는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 부른다. 그 슬로건은 이 정치체제에서 선거의 위상(환상에 기초한)을 잘 보여 준다. 선거가 꽃처럼 잠깐이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그러나 이 말이 뜻하는 바는 자본주의 민주주의와 보통 사람들이 맺는 관계는 결국 몇 년에 한 번 돌아오는 선거가 거의 전부라는 것이다. 투표 용지 부족 사태에 분노한 청년들이 ‘참정권을 박탈당했다’며 분노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극우 핵심부는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자들이다. 그런데 그들은 보통 사람들의 충격과 분노를 이용하고 체제 불신 감정을 이용해 자신들이 민주주의자인 듯 목소리를 높이며 세를 키우고 있다. 극우가 사태를 주도하고, 정부·여당은 오히려 끌려가는 모양새다.

국힘의 극우화는 변함없이 진행되고 있다

국민의힘(국힘) 대표 장동혁은 선거 다음 날 재선거를 들고나왔다. “이번 선거는 인정할 수 없는 선거입니다. 국민의 참정권이 침해됐고 심각하게 오염된 선거입니다.” 그리고 당내 극우의 기세에 힘입어 ‘원조 찐윤’ 정점식이 원내 대표로 당선됐다.

극우의 실체가 드러나고 시위 규모가 줄어드는 조짐을 보이자 일부가 발을 빼려 하는 듯도 하지만, 큰 변화는 없다.

6월 17일 국힘은 의원총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11곳에 대한 선거 소청을 결정했다. ‘전면 재선거’에서 요구를 삭감한 것이라지만, 패배한 12곳 중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제주시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사실상 선거 불복을 선언한 셈이다.

장동혁의 입원이 단순히 그가 궁지에 몰렸음을 보여 주는 것도 아니다. 입원과 동시에 사퇴 주장은 잦아들었고, 3명만 자진사퇴하면 된다던 최고위원들도 물러날 생각이 없다. 극우 시위가 계속 주목을 받고 있는데, 장동혁 입장에서도 자진 사퇴할 이유가 없다.

장동혁과 거리를 두는 언행으로 기회를 거머쥔 한동훈과 오세훈은 이런 국힘의 지도자(차기 대선 후보)가 되기를 꿈꾼다. 극우가 여전히 이 자들을 기회주의자들로 보기 때문에 이들은 교묘한 줄타기를 하려 할 것이다.

개혁신당 이준석의 기회주의도 빼놓을 수 없다. 이준석은 장동혁의 전면 재선거를 무책임한 선동이라 비판했다. 올림픽공원 시위 현장에 나타나 그 분위기에 편승하려 했다가 실패하니 비난을 한 것이다. 그러나 개혁신당은 18건의 ‘선별적 재선거’ 소청을 냈다.

개혁신당의 기회주의 DNA는 이번 부산시장 선거에서 그 당 후보 정이한이 ‘음료 테러’ 자작극을 벌인 것으로도 드러났다. 그 자는 부산의 모 고등학교의 재단 이사장의 아들로, 대학 입학 당시 아버지의 도움으로 생활기록부를 조작해 대입 특혜를 받은 의혹까지 받고 있다.

장동혁 말고도 국힘을 이끌어갈 극우는 넘쳐난다 ⓒ출처 국민의힘

위기의 정부여당, 무엇을 위한 ‘정상화’인가

정부 여당은 선거 패배의 원인을 잘못 짚고 오히려 우경화로 대응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방선거 패인을 ‘중도보수로의 확장이 부족한 탓’으로 본다. 그래서 선거 뒤의 인선에서 중도보수로의 외연 확장을 더 분명히 했다.

극우에게 이끌리는 중도보수 세력을 포섭하겠다는 전략이 이재명 정부로 하여금 더욱 오른쪽으로 이동하게 만드는 역학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선거 패인 중 하나가 부동산 문제라고 여기고 부동산 세제 개편 계획을 꺼냈다. 그동안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자산가들의 눈치를 보며 규제와 세금을 ‘최후의 수단’이라며 미뤄 왔다. 대신 주식 시장 부양 등 이른바 ‘생산적 금융’으로 자금이 흐르게 해 집값을 잡겠다는 시장경제적 처방을 고수해 왔다. 대장동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이재명 대통령은 공공영구임대주택 공급이라는 유일하다시피 한 처방과는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경제의 병폐인 주택 문제는 시장경제적 처방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올랐고 이재명의 진보적 지지층의 불만은 커져 왔다. 세금 몇 푼으로는 이 문제를 풀 수도, 불만을 달랠 수는 없을 것이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보다 낮아진(“데드 크로스”) 지금은 더욱 그럴 것이다.

서울 등 주요 격전지에서 패한 민주당 지도부는 차기 당권 다툼에 불을 지피다가 이제는 극우발 재선거 촉구 운동을 오히려 각자 자기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활용하려 동분서주하는 모양새다.

선관위 국정조사 특위, 원 구성 협상, 개헌론 등 제도권 내로 쟁점이 옮겨 가고 있다. 선거 막판 내건 ‘내란 청산’ 구호도 진심이 아니었음을 이제는 누구나 느낀다. 윤석열을 옹호한 인요한을 대한적십자사 총재에 임명할 지경이니 말이다.

극우는 위로부터 억누를 수 없다

좌파에게는 당장 어떤 기대를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손솔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지금 필요한 것은 근거 없는 의혹이 아니라 국정조사를 통한 진상규명”이라며 쟁점을 제도권으로 끌고 가려 한다. 극우에 끌려가는 정부와 여당을 향한 문제의식은 별로 엿보이지 않는다.

정의당은 장동혁의 전국 재선거를 “99퍼센트 투표소에서 투표한 시민들의 참정권을 완전히 부정하는 악선동”이라 옳게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서울시장·광역비례 선거를 두고 22곳에 선거소청을 접수했다. 극우의 재선거 선동에 힘을 보태는 꼴이다.

또, 정의당은 경찰더러 잠실 올림픽공원 시위대를 “단호히 조치”하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가재는 게 편이라고 극우에 관대한 경찰에 단호함을 요구하는 것은 비현실적인데다 국가 탄압은 노동자와 좌파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경찰청장 대행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시위대를 해산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표면적 현상 이면에 작동하는 운동의 역학과 물질적 기반을 직시해야 한다. 극우는 법이나 선거로 사라지지 않는다. 게다가 극우화한 국힘 내 일부는 여전히 기회주의적으로 눈치를 보지만, 장동혁과 극우 세력에 멱살 잡힌 채 끌려가는 처지다.

위기의 시대에 (자본주의) 국가 ‘정상화’를 지상 과제로 삼는 이재명 정부도 그 인력에 끌려가고 있다.

이는 우연한 소동이 아니라 복합 위기 시대가 낳은 병리적 현상이다. 지배계급 권위의 위기, 정치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불신, 그로 인한 불안정성이 격렬하게 분출하는 국면에서 극우가 활동할 공간이 열렸고, 이제는 극우의 부상이 ‘정상 상태’가 되는 듯하다.

극우의 실체를 폭로하고 그에 맞선 운동을 거리와 대학에서 아래로부터 건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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