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 투쟁:
임금 차별 폐지와 함께 고용 보장 요구도 지지해야 한다
〈노동자 연대〉 구독
현대중공업 직고용 계약직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스리랑카인 노동자들을 주축으로 시작된 투쟁이 베트남인 노동자 등으로 확대되자 사용자 측은 그동안 부당하게 공제해 온 밥값을 환급하겠다는 등의 미온적인 양보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곧이어 사용자 측은 식비 환급비를 현금이 아닌 지역상품권 울산페이로 주겠다고 밝혀 노동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고국에 송금하지 말고 지역에서 쓰라는 것이다.
7월 5일 집회에서 이주노동자들은 이런 미온적 양보에 만족하지 않고 근로계약서 개악 철회를 위해 계속 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스리랑카인 노동자들이 완강한 투쟁 의지를 확고하게 드러냈다.
그간 직고용 이주노동자들은 밥값 차별뿐 아니라 하청 이주노동자들도 받는 성과급조차 받지 못해 왔다.
또한 고용 불안에도 시달려 왔다. 이미 지난해 100여 명의 직고용 계약직 이주노동자가 계약 해지(해고)됐다. 그래서 그간 집회에서 이주노동자들은 임금 불만뿐 아니라 “재계약 보장”도 중요하게 제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지부의 현 집행부를 배출한 중앙파 경향의 조직이 포함된 ‘HD현대현장조직연대회의’는 내국인 노동자의 정규직 채용을 늘려야 한다면서 직고용 이주노동자 고용 중단을 요구했다(7월 3일 발행한 소식지). HD현대그룹이 올해 2월 언론 발표를 통해 계약 기간이 끝난 이주노동자들을 “내국인으로 우선 대체”하기로 했으니, HD현대삼호에서도 직고용 이주노동자 확대를 멈추라는 것이다. 투쟁하는 이주노동자들을 배신한 것이다.
이런 입장은 예기치 못하게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사실 현대중공업 노조 지도부와 기회주의적 좌파는 조선업 이주노동자 추가 유입을 반대하는 입장을 취해 왔다.
지난해 초 금속노조 조선분과와 현대중공업지부 등이 포함된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조선업 이주노동자 추가 유입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과 기자회견을 했다. 이주노동자 유입이 내국인 노동자 고용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말이다. 내국인 노동자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책임은 체제와 사용자에게 있는데, 이주노동자에게 그 책임을 떠넘기는 잘못된 입장이었다.
7월 5일 집회에서 기존의 “재계약 보장” 요구가 빠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 자리에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FREE JOB CHANGE)이 들어갔다. 투쟁에 나선 노동자들의 당면하고 구체적인 요구를 지지하지 않은 채 추상적인 원칙이나 전략적 목표로 대체한 것이다. 이 집회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등 노동조합 집행부들과 좌파 조직들이 공동 주최했다.
또, 직고용 이주노동자들은 노조에 가입하기를 원했지만 현대중공업지부 집행부가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하청노조에 가입했다. 직고용 이주노동자들의 입장에서는 사용자가 동일한 정규직 노동자들과 같은 노조에 소속돼 싸우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지부 집행부는 일회성 집회를 공동 주최하면서 이주노동자들과 연대한다는 이미지는 원하지만, 이주노동자 조직화에는 냉담한 것이다.
이렇듯 노동조합 지도자들은 이주노동자들이 용기를 내어 투쟁에 나서는 상황에서 회피를 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기회주의적 좌파는 앞에서 지적한 노동조합 지도자들의 문제들을 비판하지 않고 침묵하거나 심지어 동조한다.
임금 인상과 재계약 보장을 원하는 이주노동자들의 당면 요구를 온전히 지지하며 연대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