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제국주의 내란 청산과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이재명의 조선업 이주노동자 축소 지시는 극우의 이주민 배척 강화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거듭 조선업 이주노동자 유입을 줄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주노동자가 내국인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말이다.

1월 23일 울산 타운홀 미팅에서 이재명은 울산시가 조선업 이주노동자 유입을 늘리기 위해 시행 중인 ‘광역형 비자’ 정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조선업 분야에서 싸게 고용하는 것은 좋은데 지역 경제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 … 우리의 고용 기회를 결국 뺏기는 게 아니냐.”

2월 9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울산에서 “[조선업 이주노동자들에게 발급되는] E-7 비자가 무한 확대돼 원청 일자리까지 잠식해 들어가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대통령을 거들었다.

다음 날 국무회의에서 이재명은 광역형 비자 정책 재검토를 지시했다.

결국 현대중공업 사측도 직고용한 계약직 이주노동자들의 계약이 종료되면 그 자리를 내국인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하청업체의 이주노동자 채용 규모는 자율에 맡긴다고 했다.)(〈한국경제〉 2월 19일 자 보도)

현대중공업과 계약한 이주노동자의 처지에서는 재계약 가능성이 사라진 것이다. 그들 중에는 비싼 브로커 비용을 지불하고 한국에 온 경우도 있어서, 재계약을 하지 못하면 큰 고통이 뒤따를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는 이주노동자와 내국인 노동자를 이간질하고 있다 ⓒ출처 HD현대중공업

정부의 이런 방침은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 광역형 비자 정책은 윤석열 정부하에서 도입됐고, 국민의힘 소속인 현 울산시장 김두겸이 처음 시행했다.

좌파 내에 이주노동자 유입에 부정적 입장이 만연한 것도 정부의 이런 방침에 자신감을 줬을 것이다.

지난해 진보당 소속의 김종훈 울산동구청장은 “내국인 채용 확대, 이주노동자 쿼터 조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민주당 인사들과 함께 연 바 있고, 2월 9일 김영훈 장관과 함께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2월 13일 현대중공업노조도 이재명의 광역형 비자 정책 재검토 지시를 지지하는 노보 기사를 냈다.

한편, 2월 10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은 조선업 이주노동자 유입을 축소하자면서, 동시에 조선업 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직된 고용 탓에 하청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다단계 하청 구조는 더 많은 이윤을 뽑아내려는 사용자들의 책임인데도 말이다. 이주노동자 축소 발언이 실제로는 정규직 노동자 공격의 포석일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지배계급 내에서 이주민 유입 규모에 대한 태도는 동일하지 않다. 〈동아일보〉는 이재명의 이번 조치에 대해 최근 물량이 충분해 “외국인 없이는 인력난이 심화할 것”이라는 조선업계의 우려를 전하는 기사를 냈다.

기업주들이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에 이재명 정부가 조선업 이주노동자를 얼마나 축소할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개혁 정부를 자처한 이재명 정부가 ‘이주민 유입 증가가 내국인에게 해롭다’는 인종차별적 정서를 부추기는 것이 낳을 해악적인 효과다.

우선, 사회적으로 민족주의 분위기를 강화해 대중의 정치의식을 후퇴시킨다.

또한 이주민 처우 개선을 어렵게 만들 것이다. 예컨대 정부가 고용허가제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 금지를 정당화해 온 핵심 논리가 바로 ‘내국인 일자리 보호’다. 그러나 이주민 처우 악화는 장기적으로 내국인 일자리 개선에 도움 되지 않는다.

극우가 이용할 위험도 크다. 지난해 4월 구로구청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자유통일당 후보 이강산은 “자국민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외국인 불법체류자 완전 추방”을 주요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내국인 일자리 보호를 위해 이주민 유입을 줄여야 한다고 정부가 나서는 것은 그런 극우의 주장을 그럴듯하게 만들어, 극우의 강화에 이용될 것이다.

서구에서도 우파가 이민 규제 주장으로 지지를 늘리면, 그 지지를 빼앗아 오려고 중도 정부가 이민 규제를 강화하고 그것이 도리어 극우의 인종차별을 정당화하며 극우에게 도움이 되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

무엇보다 이주노동자와 내국인 노동자의 단결을 해친다는 점에서 전체 노동계급의 장기적 이익에 해롭다.

좌파들은 이주노동자 유입 문제를 둘러싸고 이재명 정부의 유입 축소와 같은 편에 서거나, 침묵해서는 안 된다. 이재명 정부는 노동자들에게 진정한 개혁은 제공하지 않으면서 이주노동자를 내국인 노동자들과 이간질하고 희생양 삼는 것이다.

카카오톡 채널, 이메일 구독,
매일 아침 〈노동자 연대〉
기사를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 설치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