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분열하고 좌충우돌해도 극우의 성장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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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극우 정당 영국개혁당의 당대회는 나이절 퍼라지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그러나 독일의 경우에서 보듯 극우의 위협은 계속 살벌하게 커지고 있다.
올여름은 퍼라지에게 그다지 순탄치 않았다. 2025년 하반기에만 해도 영국개혁당은 여론 조사에서 30퍼센트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지금은 노동당에 뒤처지고 있다. 노동당은 앤디 버넘이 새 총리가 되면서 일시적으로나마 활력을 되찾았다.
퍼라지는 수상쩍은 기부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벗기 위해 의원직에서 사퇴했지만 그 시도는 퍼라지가 원하는 효과를 내지 못했다.
퍼라지는 보궐선거에 다시 출마해 의석을 되찾았지만 그가 끌고자 했던 이목은 온통 ‘쓰레기통 백작’에게 쏠렸다.[‘쓰레기통 백작’은 정치 풍자 코미디언 조너선 데이비드 하비의 선거 출마용 예명이고 그 보궐선거에서 득표율 26.9퍼센트로 2위를 했다. ─ 역자]
영국개혁당은 올해 당 대회에서 수권 정당 면모를 과시하려 했다.
보수당 정부 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젠릭이 내놓은 증세안(소득세 면제 한도를 연 1만 2,570파운드에서 1만 5,000파운드로 상향 조정하는 안)은 번햄이 흔히 그렇듯 만지작거리다 거둬들인 안이다.
그런데 영국개혁당 대회 전날 〈채널4〉는 영국개혁당 기부금 논란을 심층 보도하며 영국개혁당 고위 당직자 두 명이 함정 수사에 걸려드는 영상을 공개했다.
그 영상에서 문제의 당직자들은 어느 미국 백만장자(수사를 위해 가장한 인물)에게서 기부금을 받기 위해 선거법을 우회할 방도를 논의하고 있었다고 한다.
퍼라지는 재빨리 그들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그들은 “외주 업체 사람들”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사실 그들은 퍼라지가 일축한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인물이었다. 퍼라지의 고위급 비서 댄 주크스와 영국개혁당 정책 책임자 제임스 오어다.
케임브리지대학교 신학과 부교수인 제임스 오어는 사악한 인물이다.
국제 극우들과 인맥을 맺고 다져 온 오어의 이력은 얼마 전 〈바이라인 타임스〉와 〈파이낸셜 타임스〉의 폭로 기사로 도마 위에 올랐다.
오어는 미국 부통령 JD 밴스와 돈독한 관계인데, 밴스는 오어를 자신의 “영국인 셰르파[현지인 길잡이]”라고 부른다. 오어는 실리콘밸리의 극우 억만장자 피터 틸과도 돈독한 관계다.
오어는 틸 캐피탈의 비서실장 찰스 본과도 커넥션이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본의 큰 목적은 … 케임브리지대학교 등 엘리트 대학에 보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올해 1월 오어는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적그리스도─빅테크 기업들의 전진을 가로막을지도 모르는 “폭군”─에 관한 틸의 네 강연을 주최했다.
오어는 제이슨 아데이 교수를 죽음으로 내몬 우익의 공세에도 동참했다.[제이슨 아데이는 캐임브리지대학교 최연소 흑인 교수로 주목 받았지만, 그의 업적이 부풀려졌다는 의혹을 계기로 시작된 집요한 인종차별적 공격에 시달리다 교수직을 사임하고 얼마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역자]
주크스와 오어가 관여한 기부금 모금 행사는 영국개혁당이 매우 중시한 행사였다.
‘오픈 데모크라시’ 웹사이트에 따르면, “영국개혁당은 다른 정당들보다 거액 기부를 훨씬 많이 받고 있다. 2026년 2사분기에 영국개혁당은 530만 파운드를 모금했는데, 같은 기간 노동당은 360만 파운드, 보수당은 280만 파운드를 모금했다.
“그 덕에 영국개혁당의 올해 기부금 총액은 1,500만 파운드에 이른다. 노동당(800만 파운드)의 갑절에 가깝고, 보수당(700만 파운드)의 두 배 이상이다. 영국개혁당은 기부금 거의 대부분을 소수의 고액 기부자에게서 받았다.”
이런 재정 전략은 단지 다음 선거 자금을 모으려는 것이 아니다. 이 자금 덕에 퍼라지는 30만 명에 이르는 일반 당원들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다.
영국개혁당은 현재 퍼라지와 지아 유수프가 경영하고 있는 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퍼라지에게는 그런 통제력이 필요할 텐데, 까다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 만큼 보수당 유권자들의 표를 얻으려면 퍼라지는 어느 정도 품격 있게 보여야 한다.
그러나 퍼라지가 권력층과 지나치게 가까워 보이기 시작하면 퍼라지의 오른쪽 공백이 커질 것이다. 루퍼트 로우가 이끄는 극우 정당 영국회복당은 6월 18일 메이커필드[현 총리 버넘의 지역구 ─ 역자] 보궐선거에서 보수당을 4위로 밀어내고 3위를 차지했다.
지난 주말 도버와 포츠머스에서 극우가 악랄한 반(反)이민 시위들을 벌이자, 로우는 이들을 재빨리 찬양했다.
토미 로빈슨이 이끄는 파시스트 네트워크가 그 시위들을 조직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주에 로우는 소프트웨어 기업가 사이먼 겔브레이스에게서 50만 파운드의 기부금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극우는 분열하고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역동적이고 성장하는 세력이다.
버넘이 그를 총리직에 앉혀 준 변화 염원을 저버리면, 퍼라지·로우·로빈슨 같은 자들이 거기서 득을 보려고 득달같이 달려들 것이다.
극우에 맞서 동원해야 한다. 또, 매우 절실하게 필요한 사회주의적 대안을 건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