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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기업주들은 미국 정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극우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는 미국 정치를 우경화시키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 그러나 실리콘 밸리 기업주들과 극우의 관계가 긴밀해지는 데에는 더 깊은 사정이 있다.

머스크는 자본주의에서 경제 권력의 정치 권력화를 나타내는 화신이다. 트럼프의 2024년 대선 운동 동안 이 세계 최고 부자는 자신의 부를 이용해 정부에 진출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선 운동의 최대 후원자이자 영향력이 제일 큰 지지자였다. 머스크는 트럼프에게 2억 5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어마어마한 액수지만, 4300억 달러에 이르는 총 자산의 0.05퍼센트도 안 된다.

일론 머스크의 아버지인 에롤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이자 잠비아의 에메랄드 광산 소유주였다. 그는 이렇게 회상한 바 있다. “때로는 돈이 너무 많아서 금고 문이 닫히지 않을 지경이었다.”

일론 머스크의 조부모는 히틀러를 지지한 캐나다 나치당의 당원으로,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 체제를 좋게 여겨 남아공으로 이주했다.

일론 머스크 자신의 극우화는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로 분명해지기 시작했다. 당시 머스크는 캘리포니아주의 외출 제한을 “파시즘적”이라고 비난하며 공장을 해외로 이전했다.

2021년에 머스크는 바이든이 주최한 전기차 기업주 회의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됐다. 덕분에 머스크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배역을 맡을 수 있었다. ‘희생양’을 자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22년에 머스크는 이민 문제와, 자신이 말한 “워크(woke) 정신 바이러스”에 집착했다. 머스크는 그 “바이러스”가 자신의 딸을 “죽였다”고 주장한다.

머스크의 딸이 커밍아웃 하고 성전환하자 머스크는 ‘워크’를 “파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유일무이한 사례가 아니다. 첨단 기술 기업주들이 자신의 경제적 지위를 확고히 하려고 정치에 눈을 돌린 사례는 더 많다.

머스크와 페이팔을 공동 창업한 피터 틸은 트럼프의 2016년 대선 운동의 최대 후원자 중 한 명이었다.

트럼프 1기 정부의 백악관 수석 전략가였던 스티브 배넌에 따르면, 틸은 “미국의 진로를 바꾸고 싶어 했다.” 1995년에 틸은 페이팔의 제품 기획자였던 데이비드 색스와 《다양성이라는 신화》라는 책을 공저했다.

그 책은 “미국에서 ‘정치적 올바름’이 자유에 끼친 해악적인 영향”을 다룬다.

그 책은 인종차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긴장만 키웠다고 주장한다. 또, 강간을 “뒤늦은 후회로 귀결된 유혹”일 뿐이라고 떠들었다.

재정 지원

2009년에 틸은 “자유와 민주주의는 더는 양립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후 15년 동안 공화당에서 틸은 전통적 보수보다 더 극단적인 후보들과 인사들에게 돈을 댔다. 그중에는 현 미국 부통령 JD 밴스도 있다.

둘은 2011년에 예일대학교 로스쿨을 다니던 밴스가 틸의 강연을 들으면서 처음 만났다. 밴스는 이것이 젊은 시절의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그 후 틸은 밴스에게 조언과 자금을 제공하고 밴스의 출세를 도왔다. 그 도움으로 밴스는 트럼프가 장악한 공화당에서 상속자 지위에 올라섰다.

그러나 여기서 밴스의 구실은 모순적이다.

밴스는 자신이 ‘러스트 벨트’에서 유년기를 보낸 노동계급 출신임을 내세우고 미국인들의 삶의 전통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탄한다. 그러나 그는 줄곧 첨단 기술 기업주들의 품 안에 있었다.

첨단 기술 기업주들의 야심은 자신들에게 부과되는 규칙을 자신들이 좌지우지하는 것이다. 그들은 인공지능·암호화폐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 부문들을 민영화하고자 한다.

트럼프 정부에 대한 첨단 기술 기업주들의 입김은 이미 표현의 자유와 이민 정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입김은 미국의 관료 체계를 재편시킬 수도 있다.

머스크와 밴스는 트럼프 정치의 모순적인 두 핵심 줄기를 나타내는 인물이다.

머스크는 신설된 정부효율부의 수장직을 이용해 이윤을 늘리고 공공 서비스를 삭감하기를 바라는 지독한 억만장자다.

반면, 밴스는 버려진 약자들을 대변하는 투사를 차저하고 미국의 전통을 부흥시키겠다며 득의양양하고 있다.

그 두 경향은 트럼프 정부 내에서 긴장을 자아낼 것이다. 공화당 관료들은 선출되지 않은 머스크의 영향력에 이미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한편, 트럼프가 전기차 전환 목표를 폐기하고 중국과 쟁투를 벌이는 것에 머스크는 언짢아 할 것이다.

트럼프의 많은 공약에 이런 모순이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정책이 생산과 이윤 추구에 지나친 차질을 준다면, 첨단 기술 기업주들은 분명 트럼프에게서 등을 돌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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