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사관 앞 행동:
프랑스 정부의 탄압을 규탄하며 현지 투쟁에 연대를 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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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3일 주한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프랑스 정부의 탄압을 규탄하고 투쟁과 연대하는 행동이 벌어졌다.
갈수록 고조되는 투쟁에 대응해 지배자들이 폭동과 약탈을 비난하고, 통금령을 내리고, 시위 진압에 군대를 투입하겠다고 하는 가운데 벌어진 연대 행동이었다.
촉박하게 잡힌 행동에 50여 명이 모였다. 한국인뿐 아니라 여러 이주 배경 사람들이 참가했는데, 소식을 접하고 온 재한 프랑스인들도 여럿 있었다.
이날 행동을 앞두고 여러 재한 프랑스인 유학생들이 SNS에 행동 소식을 공유했다. 급진 좌파 정당 불복종프랑스(LFI)의 에르실리아 수데 국회의원도 이번 행동을 알리는 게시글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행동을 시작하며 참가자들은 프랑스인 삼 씨가 현지에서 전해 온 음성 메시지를 함께 들었다. 한국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참여하다 귀국한 삼 씨는 현재 투쟁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삼 씨는 언론들이 “근본적 문제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기물 파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렇게 말했다.
“평생 살 수 없을 사치품을 진열해 놓은 명품 매장의 유리창을 깨는 것은 정치적 행위입니다. 음식을 가져가서, 갈수록 늘어나는 노숙인들에게 나눠 주는 것 역시 정치적 행위입니다.
“가족들을 겨냥한 국가 폭력, 계속되는 이스라엘과의 무기 거래, 근거 없는 테러 혐의로 반대 목소리를 침묵시키는 현실에 대한 분노는 정당합니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싸우는 모든 사람들의 국제적 연대를 촉구”한다는 삼 씨의 호소에 응답해 참가자들은 “프랑스 저항 정당하다, 프랑스 정부는 시위대 탄압 중단하라” 구호를 외쳤다.
연대 발언이 이어졌다.
대학생 강혜령 씨는 “교육·보건 예산을 삭감하고 군비를 증강하고 인종학살에 가담하고 평화를 파괴하면서 ‘평화 시위’ 타령하는” 프랑스 정부를 규탄했다. 그리고 프랑스 투쟁에 대한 비난과 탄압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극우를 웃음짓게 할 것”이라며, 그런 만큼 한국에서도 프랑스 시위와 연대하고 “프랑스 투쟁이 보여 주는 모범을 따르자”고 호소했다.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박혜성 위원장도 “교사로서,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 프랑스 학생들의 정당한 시위에 연대하겠다”고 강조하며 프랑스의 참담한 교육 현실과 잔혹한 경찰 탄압을 폭로했다.
몇몇 프랑스인 학생들은 주변에서 행동을 유심히 지켜봤다. 눈물을 훔치는 사람도 있었다. 그중 한 명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메신저를 통해 소식을 알게 돼서 왔어요. 이런 행동을 해 준 데에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여기 한국에 있어서 그들과 함께 할 수 없는 처지예요. 저만 안전한 곳에 있다는 죄책감마저 듭니다.”
그녀는 북받치는 감정을 삼키며 이렇게 말했다.
“정말 화가 납니다. 경찰 폭력으로 열여섯 살 아이가 손을 잃고,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은 구급대원이 경찰들에게 죽도록 두들겨 맞는 판에, 언론들은 ‘가게가 부서졌다’는 얘기만 하고 있어요.”
이재혁 노동자연대 활동가는 “폭동은 무시당하던 사람들의 언어”라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격언을 상기시키며 “불타는 경찰차와 시청 건물은 더 크고 강력한 연대를 호소하는 봉화”라며 연대를 건설하자고 촉구했다.
이재혁 활동가가 프랑스 외에도 “스페인·벨기에·알바니아·그리스 등 유럽뿐 아니라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서, 아르헨티나에서도 청년들이 들고일어나고 있다”고 말할 때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발언에 나선 이탈리아인 유학생이자 연세대학교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얄라연세’의 회원 야스민 씨는 “이탈리아의 주요 도시에서도 사람들이 거리로 나섰다”고 발언했다.
“이탈리아에서도 시위대에게 돌아온 것은 프랑스와 똑같았습니다. 바로 최루 가스, 물대포, 경찰 폭력, 체포였습니다. 언론은 시위대의 폭동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군대 투입 얘기도 나옵니다.”
야스민 씨는 “시위 진압에 군대를 투입하려는 우리 정부들”을 향해 “이탈리아 파시스트들의 말로를 기억하라”면서 당차게 발언을 마쳤다. 참가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참가자들은 프랑스 시위에서 널리 외쳐지는 이탈리아어 구호 “Siamo tutti antifascisti”(우리는 모두 파시즘에 반대하는 사람들이다)도 함께 외쳤다.
참가자들은 구호를 함께 외치고, 탄압과 그에 맞선 저항이 계속되면 또다시 행동에 나설 것을 함께 다짐하며 이날 행동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