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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이란과의 전쟁 위험의 책임은 이스라엘에 있다

이란 이슬람 공화국과 이스라엘 극우 정부 사이에서 벌어지는 죽음의 체스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위기의 책임은 전적으로 베냐민 네타냐후에게 있다.

4월 1일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대사관의 부속 건물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장교 2명 등을 살해했다. 외교공관을 공격하는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다.

베냐민 네타냐후는 이번 대치 국면에서 자신이 득을 봤다고 여겨 더 한층 폭력적으로 나올 위험이 있다 ⓒ출처 World Economic Forum

그 공격은 1979년 이란 혁명 이래로 양국의 관계를 지배한 이른바 “그림자 전쟁”의 확전 행위이기도 하다.

2000~2005년 중동에서 미국 정보기관의 수장을 지낸 폴 필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의 인종 학살 전쟁에 실패하자 “확전을 통한 출구 전략의 일환”으로 그 공격을 감행했다고 설명했다. “그 확전에는 두 요소가 있다. … 주된 것은 이란을 도발해서 보복에 나서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스라엘은 자신을 공격자가 아닌 방어자로 내세울 수 있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파괴를 둘러싼 논쟁을 이스라엘도 외적에 맞서 자위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쪽으로 돌릴 수 있다.

“또 다른 요소는 이란과 대결하면서 미국이 직접 관여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미국 국방부는 이스라엘이 4월 1일 공격을 사전에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그런 공격은 중동 내 미군 기지들을 겨냥한 보복 공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국방장관 로이드 오스틴은 “이스라엘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에게 직접 항의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위신이 걸린 힘겨루기 속에서 이란은 보복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란은 전면전을 원하지 않았다. 전면전을 벌였다가는 최근 걸프 국가들과의 관계 회복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필러는 “대체로 이스라엘이 먼저 폭력을 시작하고 이란은 대응하는 비대칭적 패턴”을 지적한다. 이란은 지난 토요일(13일) 밤 대응에 나섰는데, 최초로 이스라엘 본토로 300기가 넘는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이스라엘에 따르면, 이 미사일들과 드론들은 거의 다 중간에 요격됐고 그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서방의 도움을 받았다. 영국 외무장관 데이비드 캐머런은 이란이 “이중의 패배”를 겪었다는 어리석은 소리를 했다.

안보 전문가 에밀 호카옘은 이렇게 지적한다. “이스라엘의 이번 성공은 이란의 충분한 사전 경고와 미국, 영국, 프랑스, 요르단, 그 외 아랍 국가들의 조력 덕분이었다. 이번 작전은 이스라엘이 수개월간 자신이 업신여긴 파트너들에게 정작 안보를 의존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그 미사일과 드론을 대부분 요격할 것이라고 예상했음에 틀림없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란 정권 내부자”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이번 공습의 목적은 이스라엘을 억제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에게 ‘적당히 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이번 공습은 전시효과를 노린 행위였다. 전면전을 원했다면 이란은 훨씬 많은 미사일과 드론으로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압도하려 했을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란이 이스라엘의 대응을 관찰하면서 향후 공격에 유용한 정보를 얻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조 바이든은 재빨리 승리를 선언하고는 선을 그었다. 바이든은 이스라엘을 지원하려고 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군함 두 척을 보냈고, 이란의 공격이 지나간 뒤 네타냐후에게 “사태를 진정시키고” 대응에 관해 “충분히 숙고하라”고 조언했다.

한 “고위 관리”는 〈워싱턴 포스트〉에 이렇게 전했다. “아무도 확전의 사다리를 타고 싶어 하지 않는다. …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미국은 일절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의 우선순위는 중국을 상대하는 것이다. 지난주 바이든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안보 의지도 “철통같다”고 선언했다. 필리핀은 중국과 영토 분쟁 중이다.

한편,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러시아에 맞선 동부 전선의 상황이 “크게 악화됐다”고 시인했다. 그런 만큼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을 극구 피하려 한다.

네타냐후는 어떨까? 별로 그렇지 않다. 호카옘은 네타냐후에 관해 이렇게 지적한다. “네타냐후에게 이번 공격은 결과적으로 이익이었다. 이란의 공격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벌인 잔혹한 군사 작전에 대한 비판이 지난 몇 주 동안 커지던 가운데 서방의 지지를 다시 결집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제 우려되는 것은 이스라엘이 이번 판에서 이겼다는 생각에 앞으로 위기를 회피하는 게 아니라 더 무릅쓰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 공격을 허용하지 않겠다면 라파흐 공격은 허용해 달라’고 네타냐후가 미국에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미국이 끝내 이스라엘에 만만찮은 압력을 가하지 않는다면 폭력의 소용돌이가 또 한 차례 고조될 것임을 예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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