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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각한다 팔레스타인:
서방 지도자들의 정치적 책략에 주의하라

4월 13일 서울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 30차 집회‍‍ ⓒ이미진

미국 등 서방 지도자들이 팔레스타인에 관해 매우 모순되고 극도로 혼란스러운 신호를 매일같이 쏟아내는 것에 압도되거나 신경이 분산되기 쉽다.

미국은 정말로 이스라엘의 라파흐 공격을 반대하는가? 이란의 공격 때문에 학살자 이스라엘이 하루아침에 피해자가 된 건가? 이스라엘은 휴전 협상을 하고자 하는데 하마스가 협상을 거부했다는 말이 사실일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권력자들은 제국주의적 이익과 지배력을 유지하려고 어떠한 더러운 정치적 책략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예컨대 하마스가 제시한 휴전 협상 조건을 이스라엘이 한사코 거부해 놓고 마치 협상 결렬이 하마스의 책임인 양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의 행동이 의미가 있고 사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고립된 것은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해 거리 시위에 나섰기 때문이다. 영국·미국 등에서 대규모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에서 지난해 10월 7일 공격 직후부터 지금까지 매주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한국은 팔레스타인 연대 행동들로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이 가장 가파르게 증가한 나라 중 하나다(지난해 12월 미국의 여론조사 업체 모닝 컨설트가 43개국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미국 대통령 바이든과 영국 총리 리시 수낙은 선거를 앞두고 양측을 다 만족시키려 하고 있다. 한편으로 이들은 서방 제국주의의 중동 지배력을 지키기 위해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돈독히 유지하려 한다.

다른 한편으로 이들은 가자지구에서 인명 피해를 줄이려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는 압력을 아래로부터 받고 있다.

그런 압력 때문에 영국 집권당인 보수당은 키프로스와 가자지구를 잇는 새 “인도적 지원 회랑” 계획을 지지한다고 발표하면서도, 영국 정부의 대(對)이스라엘 무기 수출을 옹호한다.

아래로부터의 압력 때문에 바이든은 가자지구 구호물자 반입을 더 허용하라고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에게 경고하면서도, 이스라엘에 F-15 전투기를 50대까지 판매하는 것을 승인했다.

정치적 책략을 펴는 것은 네타냐후도 마찬가지다.

내각에서 압력을 받던 네타냐후는 4월 8일 라파흐 지상군 침공 시점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극우 성향의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와 재무부 장관 베잘렐 스모트리치는 네타냐후가 라파흐 지상군 침공을 승인하지 않으면 연정을 깨뜨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벤그비르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든지 간에, 네타냐후가 라파흐 섬멸을 승인하지 않으면 “총리직을 잃게 될 것”이라고 을러댔다.

그리고 이제 네타냐후는 서방 정부들의 지지를 확고하게 만들려고 이란의 공격을 이용하고 있다.

우리는 지배자들의 약점을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온전한 해방이라는 가장 중요한 목표를 잊어서는 안 된다.

이는 우리의 투쟁이 지배자들을 설득해서 일시 교전 중지를 촉구하게 하는 것보다 훨씬 멀리 나아가야 함을 뜻한다.

우리는 지배자들이 이스라엘에 어떠한 정치적·군사적·재정적 지원도 도저히 지속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된 후에만 팔레스타인이 독립하는 미래를 힐끗 보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