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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노동개혁’ 공격은 급하고 어리석지만, 맞받아쳐야 한다

경제가 계속 악화되는 상황에서 윤석열이 연일 노동 개악 선전포고를 하고 있다.

“인기가 없어도” 노동‍·‍연금‍·‍교육 개악을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한 뒤에 임금 억제와 노동시간 연장, 쟁의권 축소 등을 담은 노동 개악안을 공개했다.

윤석열은 노동‍·‍연금‍·‍교육 중에 노동 개악이 최우선 과제라고도 했다. 윤석열의 선언은 사용자들을 위한 경제 위기 고통 전가 공격의 절실함을 보여 주는 것이다.

윤석열의 공격 개시 명령 부패 원조인 현 여권이 노조를 부패한 기득권 세력으로 모는 건 사용자들을 위한 절박한 공격 신호 ⓒ출처 대통령실

12월 21일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윤석열은 노동 조건 개악을 역설했을 뿐 아니라 노동조합 자체를 비난했다.

“노조 부패도 공직 부패, 기업 부패와 함께 우리 사회에서 척결해야 될 3대 부패의 하나로서 우리가 여기에 대해서 엄격하게 법 집행을 해야 된다.”

윤석열이 계급 전쟁의 사령관이 되겠다고 선포하자 국민의힘은 노조 회계를 공개하는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범정부적으로 맹공을 퍼부어 화물연대 파업을 꺾은 것에 친기업 언론들이 환호하고, 보수층의 지지 회복 조짐이 보이자 더 강경하게 나오고 있다. 승리의 기세를 이어 가겠다는 것이다.

노동부 장관은 기업들의 연합체인 상공회의소를 찾아 노동 개악을 약속했다.

경찰청은 건설노조가 화물연대 동조 파업을 선언한 직후 노조를 겨냥한 ‘건설 현장 불법과의 200일 전쟁’을 선포했다. 벌써 수십 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국민의힘은 건설 현장에서 노조원 채용을 요구하는 행위를 형법이 아니라 채용절차법으로 처벌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경찰뿐 아니라 노동부에게도 단속 권한을 주고, 엄격한 증거가 없어도 더 쉽게 처벌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정부는 이주노동자의 고용 제한을 해제해 건설 현장에 노동력 공급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노동력 공급을 독점하고 있어서 임금이 오른다며 말이다.

이는 전형적인 신자유주의 논리로, 반노동 공세의 본질이 기업 이윤 보호를 위한 임금 억제임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또한 임금 억제의 한 방법으로 노동자들을 국적‍·‍인종별로 분열‍·‍경쟁시키려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종차별도 강화할 것이다.

이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활동가들은 이주노동자들의 임금과 처우를 내국인 노동자들 수준으로 올리도록 투쟁해야 할 것이다.

노사정 대타협 포기?

윤석열이 ‘법치’ 운운하며 부패한 개혁 대상이라는 이미지를 노조에 덧씌우는 것은 보수 우파가 역사적으로 얼마나 단단히 부패 구조에 뿌리 박고 있는지 잘 아는 지각 있는 한국인이라면 코웃음칠 일이다.

소수인 일부 노조에서 조합비 횡령 같은 사건들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노조에 부패가 퍼져 있다고 볼 근거는 없다.

윤석열이 노동조합 회계를 공격한 것은 그동안 노조들이 정부 지원을 받아 온 관행을 약점 삼은 것이다. 이는 특히 노동조합을 지도하는 관료층의 운신의 폭을 좁히려는 술책이다.

이렇게 노동조합 관료층을 대놓고 공격하는 것을 보자면, 윤석열의 공격은 김대중 이래 역대 정부들이 ‘노사정 대타협’ 형식을 빌려 노동 개악을 추진했던 것과 다른 듯하다.

이명박 정부는 타임오프제 도입 등 노조법 개악 당시 한국노총 지도부와 노사정 대타협 방식을 빌렸다. 당시 한국노총 위원장 장석춘은 이러한 배신의 대가로 다음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됐다.

윤석열은 고용노동부 장관에 한국노총 사무총장 출신자를 임명했지만, 한국노총 지도부는 친민주당 노선을 취하고 있다. 대선에서도 이재명을 공개 지지했다. 한국노총 차기 지도부 선거 출마 예정자들도 (각자 정치 성향이 다르지만) 윤석열이 노사정 대화 방식을 취하지 않는 것에 대해 비판적이다.

사실 윤석열의 공격 개시 명령은 노동 개악에 협조할 노조 관료층을 아직 포섭하지 못한 것과 관계 있다. 노사정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에 ‘아스팔트 우파’와 연대해 온 김문수를 임명한 것도 이 점을 반영한다.

이는 윤석열이 거친 반노동 발언을 쏟아 내고 있지만 실제로는 힘의 우위를 점하지는 못했음을 뜻한다. 노동 개악은 노동운동 측이 막아 낼 수 없는 공격이 아닌 것이다.

〈한겨레〉 보도를 보면, 12월 21일 국민의힘 친윤계 의원 모임 ‘국민공감’이 연 비공개 강연에서 이명박 정부 고용노동부 장관이었던 이채필은 노사정 대타협 방식을 취하지 않는 윤석열의 방식이 ‘성급하고 의뭉스럽다’고 지적했다. 섣불리 노동계 전체를 공격하는 오판을 하지 말라고 정부에 조언한 것이다.

윤석열이 필사적으로 경제 위기 고통 전가를 위해 나선 만큼 노동운동도 맞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을 어느 정도 막아 보려고 입법 문제에서 부득이하게 민주당의 손을 빌리더라도 민주당에 의존하지 말고 독자적 행동을 해야 한다. 화물연대 투쟁 배신에서 보듯이 민주당은 노동 개악에서도 국민의힘과 타협할 공산이 꽤 크기 때문이다.

특히, “법치”를 내세우며 공격한 과거 군사 독재 정권들에 대항해 당시 운동 측은 법을 과감히 무시하며 싸웠던 덕분에 그들을 물리칠 수 있었음을 기억해 볼 만하다.

맞대응 민주당에 의존하지 말고 대중 시위와 파업 등 독자적 행동을 해야 한다 ⓒ이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