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4일 성탄절 전야에도 윤석열 퇴진 집회는 계속됐다. 한낮에도 영하 4~5도였지만, 집회 시작 전부터 어김없이 무대 앞에서부터 자리가 채워지기 시작했다.
이번 주는 윤석열의 거친 노동 개악 공세, 이태원 참사에 관한 여권 인사들의 막말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윤석열의 복지 삭감, 부자 감세 예산안을 많이 뜯어고치지 않고 국회 통과에 합의해 반윤석열 대중의 김을 뺐다.
그 와중에도 윤석열 퇴진 집회가 이어지고 기세 좋게 도심 행진까지 진행한 것은 고무적이다.
오늘 집회는 짧고 굵게 진행됐다. 덕분에 서울시청 광장, 명동과 인근 거리들이 가장 붐빌 때, 행진을 하며 윤석열 퇴진 주장을 힘차게 알릴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나들이 나온 시민들이 행진 대열을 유심히 지켜봤고, 손을 흔들거나 박수를 치는 이들도 있었다.
집회 중에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진보당 서울시당이 공동으로 펼치는 “서울시 돌봄 노동자 처우 개선 조례 제정 서명 운동” 부스가 주목받았다. 집회 참가자들은 서명 가판대 앞에 줄을 서서 캠페인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서명에 동참했다.
성탄 촛불인 오늘 첫 발언은 조헌정 목사가 열었다.
“성탄절을 전 세계인이 함께 기뻐하고 축하하는 이유는, 예수가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친구였기 때문입니다. 예수는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세우기 위해 불의한 국가 권력과 투쟁하다 십자가에서 처형당했습니다.
“[윤석열이] 도대체 잘한 일이 무엇입니까?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노동자의 정당한 노동운동을 핵폭탄에 비유하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는 것입니까? … 취임 전부터 북한을 주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얻은 게 무엇입니까? 미사일이 오고 가는 공포밖에는 없습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여권 인사들의 막말과 이에 대한 규탄을 담은 영상도 참가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윤석열의 고발 사주 의혹을 무마하려고 검찰이 증거 인멸을 했다는 보도를 인용해 윤석열을 규탄했다. 이 사건은 윤석열이 검찰총장일 때, 민주당 측의 김건희 씨 관련 의혹 제기를 막으려고, 국민의힘 측에 형사 고발을 요청했다는 의혹이다.
행진 후 정리 집회에서 권오혁 촛불행동 사무국장은 윤석열의 반격에 빈틈을 주지 않으려면 퇴진 운동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 집회에서는 반복해서 촛불행동 후원과 가입이 강조됐다. 퇴진 운동이 더 커지고 영향력을 유지하려면 집회에 나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조직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강조는 윤석열 퇴진 운동의 성장을 위해 더 많은 정치적 고민과 토론, 실천들이 필요함을 반영한다.
참가자들은 내년에도 윤석열 퇴진 집회를 이어 갈 것을 다짐했다. 다음 주 송년 촛불은 내년 투쟁을 위한 힘찬 디딤돌이 될 수 있다. 다음 주에도 윤석열 퇴진 집회에 함께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