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잔인한 탈북민 강제북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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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비난은 위선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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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구금 중이던 탈북민 약 600명을 10월 초 강제북송했다고 추정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다수의 북한 주민이 중국 동북 3성 지역에서 북한으로 송환된 것은 사실”로 보인다고 13일 밝혔다.
한국 정부의 문의에 중국 정부는 아무것도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고 한다.
중국 정부는 탈북민을 경제적 목적의 밀입국자로 보고 적발 시 강제북송을 야멸차게 고집해 왔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북한 당국이 국경을 폐쇄하면서 북송하지 못하고 억류된 탈북민이 2600여 명에 이른다고 알려졌다. 그러다 지난 8월 북한이 북·중 국경을 개방하자, 이들의 강제북송이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북송된 탈북민은 가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중국 정부의 단속과 북송에 대한 탈북민의 두려움은 엄청나다. 만삭의 몸으로 중국 공안을 맞닥뜨린 한 탈북 여성이 평소 같으면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는 울타리를 훌쩍 뛰어넘어 도망친 일화가 있을 정도다.(강동완, 《엄마의 엄마》)
탈북민의 70퍼센트 이상이 여성인 상황에서, 탈북 여성은 단속을 피하는 대가로 인신매매를 당하기도 한다. 또, 열악한 노동조건을 감내하고 일해야 한다. 한국의 미등록 이주민이 겪는 고통과 다름없다.
한국식 내로남불
윤석열 정부는 “강제북송은 강제송환 금지라는 국제규범에 반하는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하고 “중국 측에 이 문제에 대해 엄중하게 제기”했다고 한다. 정부는 현재 유엔 인권 총회에서 논의하고 있는 북한인권결의안에 “탈북민 강제북송 내용을 포함한 문안 전반에 관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도 밝혔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마치 탈북민을 위하는 양하며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위선이다. 경제 관계 때문에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보는 한국 정부가 중국 정부의 탈북민 강제북송을 저지하려고 진정성 있게 나서리라 기대할 수도 없다.
그간 우파 정부들은 탈북민을 정치 상황에 따라 이용하며 냉혹하게 다뤄 왔다.
이명박 정부는 중국 등 제3국을 떠도는 탈북민 8만여 명을 국내로 받아들이지 않고 제3국에 수용소를 지어 수용하려 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는 탈북민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 씨를 간첩으로 조작했고, 그 여동생은 허위 자백을 강요한 뒤 추방했다. 윤석열은 바로 이 조작의 실질적 책임자인 이시원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임명했다.
윤석열 정부는 해외 체류 탈북민의 신변 보호와 국내 이송 지원 업무를 하는 외교부의 민족공동체 해외업무팀의 예산을 삭감했다. 2020년 약 21억 원이었던 해당 예산은 2021~22년에 19억 원, 올해는 16억 원으로 줄었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이를 15억 5400만 원으로 더 줄였다.(민주당 박홍근 의원실)
남한 정부가 탈북민을 잠재적 간첩으로 대하는 것은 탈북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조장한다. 또한 이는 남한에 가족이나 지인이 별로 없는 탈북민들의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양천구의 임대아파트에서 49세 여성 탈북민이 백골 시신으로 발견돼 탈북민의 극도로 열악하고 고립된 처지가 다시금 드러났다.
〈2022 북한이탈주민 정착실태조사〉(남북하나재단)를 보면, 한국에 온 탈북민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약 45시간, 월 평균 임금은 238만 원이었다. 한국 전체 평균보다 5시간 더 일하지만 임금은 50만 원 적은 것이다. 탈북민의 고용률은 59.2퍼센트로 한국 전체보다 3.8퍼센트 낮았고, 실업률은 6.1퍼센트로 곱절이나 높았다.
또, 통일부의 자료를 보면 2022년 탈북민의 생계급여 수급률은 22.6퍼센트로 한국 전체 4.8퍼센트보다 훨씬 높았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긴축 예산으로 복지를 더 축소하고 공공요금을 올리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강제북송이 고문방지협약상 강제송환금지 원칙 등 국제법 위반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법무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징집을 피해 한국에 온 러시아인들에게 난민 심사 기회조차 주지 않으며 내쫓으려 한다. 지난 3월에는 한 러시아인 난민이 이에 항의해 단식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올해 9월 기준 한국 정부의 누적 난민 인정률은 2.8퍼센트에 불과하다.
이러니 중국 정부가 내로남불이라고 반박해도 윤석열 정부는 할 말이 없을 것이다.
10월 27일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의원 박홍근, 윤호중 등은 윤석열 정부가 한미일 협력 강화에 치중하느라 중국의 협조를 얻기 어려워진 탓에 탈북민 강제북송을 막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탈북어민을 강제북송했고, 민주당은 지금도 이를 두둔한다. 중국 정부에 할 말이 없기는 민주당도 마찬가지이다.
양대 정당은 도긴개긴인 것이다.
탈북민을 방어해야 한다
탈북민은 제국주의 열강들 간의 경쟁과 남북 대결로 점철된 한반도 최근 역사의 희생자들이다.
자유로운 왕래가 가로막혀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고, 남한에 입국하는 과정에서도 잠재적 간첩이라는 의심을 받으며 때로 기본적인 민주적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다.
남한 사회로 진입하고 나서도 늘 순수성을 의심받으며 심각한 편견과 차별에 시달리고, 북한에 남은 가족과 교류하기 힘들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일부 탈북민은 잠재적 간첩이라는 의심에서 벗어나려고 북한을 부정하고 남한을 찬양하거나 아예 정치적 문제에는 입을 닫는다. 온전한 정치적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우익들은 이를 부각하며 탈북민이 모두 우익이라는 인상을 만들어내 체제 선전에 이용한다.
그러나 탈북민은 정치적으로 하나가 아니다. 태영호 같은 극소수 고위직 출신 탈북민은 남한에서도 대접받으며 한국 부유층의 이익을 충실히 대변하지만, 대다수의 평범한 탈북민은 푸대접을 받는다.
탈북민 주승현 씨는 저서 《조난자들》에서 지난 박근혜 퇴진 촛불운동에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며 참여한 탈북민 청년이 많았다며, “이는 ‘진보적 과정’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탈북민 사회의 암묵적인 금기를 넘어서는 것이었다”고 지적한다.
좌파는 탈북민을 방어해야 하고 우파의 위선을 폭로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파들이 ‘인권 운운하는 좌파의 위선’이라며 파고들어 탈북민을 이용할 기회만 열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