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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윤석열 정부는 탈북민들의 북한 가족 송금 수사 중단하라

7월 14일 대통령 윤석열은 첫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식에서 탈북민 보호를 강조하며 이렇게 연설했다. “대한민국을 찾는 북한 동포를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단 한 분도 [북한으로] 돌려보내지 않을 것입니다.” 탈북민들의 초기 정착지원금 인상, 채용 확대 등 처우 개선도 약속했다.

많은 탈북민들이 불안하고 열악한 처지에 있어, 그들을 포용하겠다는 대통령의 말만으로도 위안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탈북민들에 대한 윤석열과 우파들의 태도는 매우 위선적이다.

지난해부터 경찰은 북한의 가족들에게 돈을 부치는 탈북민들을 수사하고 있다. “복수의 탈북민과 탈북민 단체에 따르면 전국 각지에서 탈북민의 대북 송금과 관련해 경찰의 동시다발적 수사가 진행 중이다.”(연합뉴스, 2023년 11월 15일 자) 이미 여러 탈북민이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한국에 들어온 많은 탈북민들이 북한의 가족들을 도우려고 음성적인 경로로 돈을 보낸다. 아예 처음부터 북한에 남은 가족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려는 목적으로 한국으로 들어오는 탈북민도 꽤 있다. 북한인권정보센터가 매년 실시하는 실태 조사에서는 “국내 입국 이후 한 번이라도 송금해 본 적이 있다”고 답변한 탈북민이 언제나 60퍼센트를 넘었다.

탈북민들이 북한의 가족에게 합법적으로 송금할 경로는 없다. 따라서 불가피하게 브로커들의 손길에 의존해야 한다. 중국의 브로커와 북한 내 브로커로 이어지는 복잡하고 은밀한 경로를 거쳐야 한다. 그렇게 가는 송금액이 코로나 팬데믹 직전까지 연간 25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고 한다.

브로커들이 요구하는 송금 수수료는 매우 높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북한 정부가 국경 단속과 외부 정보 차단을 강화한 바람에 송금 수수료는 송금액의 40~50퍼센트까지 올랐다. 송금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그럼에도 탈북민들이 가족에게 돈을 보내는 것은 북한 가족의 생계에 절실히 필요해서다. 송금 문제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당한 한 탈북민은 이렇게 말했다. “200만 원 정도 [보내서] 수수료 40퍼센트 떼이면 본인에게 120만 원 정도 가거든요. 그 금액이면 아껴서 쓰면 1년은 먹을 걱정은 없죠.”(BBC 코리아, 2024년 1월 29일 자) 또한 송금 과정에서 탈북민들은 북한 가족과 안부를 서로 확인할 수도 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의 경찰은 송금 루트를 수사하며 안 그래도 어려운 처지에 놓인 탈북민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일각에서는 경찰 수사로 탈북민들의 송금을 위축시키면 북한의 외환 사정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계산했을지 모른다. “북한 당국이나 기관원들이 탈북민 송금을 새로운 ‘돈줄’로 보고 브로커와 공모해 [탈북민들에게] 송금을 압박하는 정황을 경찰이 포착”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연합뉴스, 같은 기사)

송금을 한 탈북민에게 “대공 용의점”을 들먹이며 수사하는 경우도 꽤 있는 듯하다. 지난해 7월 경찰에 압수수색을 당하고 기소된 한 탈북민은 이렇게 말했다. “조사 과정에서 경찰은 ‘송금 업무를 통해 북한에 정보를 넘겨준 게 아니냐’며 ‘이중 스파이’라는 용어까지 썼다.”(《월간 조선》, 2023년 11월 호) 남한 국가가 실제로는 탈북민들을 잠재적 간첩으로 보고 끊임없이 의심한다는 점을 보여 주는 사례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제정하는 등 앞에서는 위선적으로 탈북민 보호를 강조하면서, 뒤에서는 탈북민들의 대북 접촉을 단속하는 등 여전히 탈북민들을 천대한다. 탈북민들을 남한 체제 선전에 도움되는 존재로만 이용할 뿐, 그들의 눈물을 진정으로 닦아 줄 생각은 없는 것이다.

탈북민들의 가족 송금에 대한 수사와 기소는 모두 중단돼야 한다. 탈북민들은 제국주의간 경쟁과 남북 대립의 희생자들이며, 대부분 남한에서 노동계급의 일부로 살아가고 있다. 북한의 가족과 소식을 주고받고 경제적 도움을 주는 것은 이들의 당연한 권리로 옹호돼야 한다.


진보당의 윤석열 정부 규탄 논평

7월 15일 진보당은 대변인 논평으로 옳게도 정부의 송금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 7월 14일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식에서 윤석열이 ‘눈물’까지 흘리며 “북한 주민들은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강조해 놓고 왜 이런 수사를 하냐고 비판한 것이다.

진보당은 이렇게 주장했다. “거창하게 헌법과 ‘국민 보호’를 들먹이기 전에 이 불합리한 수사부터 즉각 중단시키라. 어디서든 [탈북민이] 최소한 숨 쉴 구멍은 존재해야 한다.”

진보당의 이번 대변인 논평은 이례적이고, 환영받을 만하다. 그동안 진보당을 비롯한 많은 좌파들이 탈북민 문제를 외면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자민통계 활동가들은 한국·미국 보안기관들이 브로커를 이용한 공작으로 탈북민들을 양산해 왔다고 보고, 탈북민을 ‘사회주의’ 북한을 배신한 우익으로 여겨 왔다.

15일 논평을 빼면, 그간 진보당의 몇 안 되는 탈북민 관련 논평은 모두 대북전단을 날리는 우익적인 탈북민 단체를 비판하는 것뿐이었다. 모든 탈북민이 우익인 것은 결코 아닌데 말이다.(이와 관련해서 다음 글을 읽어 보시오:‘탈북민의 삶과 현실을 알아보기’)

그래서 진보당의 이번 논평을 두고 북한의 외환 사정을 염려하며 낸 입장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근 중국 정부가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을 경계해 중국 내 북한 노동자 전원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려 하는 등 돈줄을 죄고 있다. 그런 점에서 탈북민들의 송금까지 죄인다면 북한의 외화 수입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좌파는 탈북민들의 권리를 일관되게 방어해야 한다. 국가 간 외교 관계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국제적 단결을 중시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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