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독일 상황이 보내는 경고: 파시스트들이 주 선거에서 1위를 하다

본지는 수개월 전 독일에서 파시스트의 전진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 본 기사는 9월 1일 주(州) 선거 결과로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됐음을 보여 주고, 그에 맞서 대응을 준비하는 현지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파시스트들이 독일 주 선거에서 나치 시대 이래 처음으로 제1당이 됐다. 파시즘 부상의 심각성을 더할 나위 없이 분명하게 보여 준다. 또한 독일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페인 등지에서도 긴급한 대응이 필요함을 보여 준다.

‘독일을위한대안’(AfD)의 핵심부는 나치들이다. AfD의 튀링겐 대표 비외른 회케 ⓒ출처 AfD Thüringen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동독 튀링겐 주에서 32.8퍼센트를 득표했고 작센 주에서도 비슷하게 [30.6퍼센트] 득표했다.

AfD은 튀링겐에서 최다 득표 정당이 됐고, 작센에서는 주류 보수 정당인 기민당(CDU)과 막상막하였다.

튀링겐은 인구가 200만 명이 넘고 에르푸르트, 예나, 바이마르 등의 도시가 속해 있다. 작센은 인구가 400만 명이 넘고 드레스덴과 라이프치히를 중심으로 한다.

또 다른 동독 주인 브란덴부르크는 9월 22일에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여론 조사에서 AfD는 24퍼센트의 지지를 받아 선두를 달리고 있다.

AfD는 이주민에 극렬하게 반대할 뿐 아니라 파시스트의 유산에 기초한 정당이다.

AfD의 튀링겐 대표인 비외른 회케는 집회에서 “모든 것을 독일에 바쳐라!” 하고 외친 것 때문에 올해 기소됐다. 그 구호는 나치가 집권하는 데서 핵심 구실을 한 나치 돌격대와 결부되는 구호다. 역사 교사 출신인 회케는 그 구호의 역사적 기원을 몰랐다고 잡아떼고 있다.

2023년 12월 또 다른 집회에서는 회케가 “모든 것은…”이라고 말하고 청중이 “독일에!”라고 답했다.

2017년에 회케는 베를린에 있는 홀로코스트 추모 공원을 “치욕을 기념하는 공원”이라고 불렀다.

정치인들은 이번 선거 운동을 인종차별로 그득하게 만들었다. 8월 23일 칼부림 사건으로 그런 추세는 더욱 심해졌다. 시리아 출신 난민 신청자가 졸링겐 시에서 3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사건이다.

끔찍한 살인 사건이 벌어지자, 이를 이용해 AfD는 난민과 무슬림을 희생양 삼는 비열한 캠페인을 한껏 고조시켰다.

AfD는 그간 전국 여론 조사에서 지지가 꾸준히 늘었고,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동독 지역 최대 정당으로 부상했다.

AfD 지도자 알리스 바이델은 “독일인을 상대로 한 이주민의 폭력”이 “끔찍한 새 정상 상태가 됐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이주민 유입과 체류 허가, 귀화를 최소 5년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또한 바이델은 이렇게 말했다. “시민의 안전을 회복시킬 의지가 있는 정치 세력은 AfD뿐이다.”

그러나 다른 주요 정당들 역시 인종차별적 증오를 쏟아내고 있다. 보수 기민당의 대표 프리드리히 메르츠(그는 제1야당인 기민·기사당을 이끌고 있다)는 시리아나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난민을 그만 받으라고 촉구했다.

사민당 소속의 총리 올라프 숄츠는 일부 미등록 이주민들이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8월 30일 금요일에는 정부가 난민을 아프가니스탄으로 추방하기 위해 준비한 비행기가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을 떠났다. 2021년 8월 탈레반이 카불에서 권력을 잡은 이후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추방한 첫 사례다. 그럼에도 사민당은 득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선거 결과는 인종차별의 부상뿐 아니라 사민당-녹색당-자유당 연정의 실패도 보여 준다. 이 연립정부는 2021년 기민당으로부터 정권을 교체했다. 그러나 노동계급을 향한 공격을 이끌고 대대적 군국주의를 추진하며 나토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했다.

이번 선거 결과로, AfD가 반드시 튀링겐과 작센에서 주정부를 차지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정당들은 AfD와 주정부 연정을 구성하지 않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그러나 지역에서 직위와 권력을 놓고 벌어지는 이전투구 속에서 그런 약속이 얼마나 유지될까?

이번 선거에서 승자로 떠오른 또 다른 세력은 ‘자라 바겐크네히트 동맹’(BSW)이다. BSW는 “경제적으로는 좌파, 사회적으로는 우파”를 표방하는 조류 중 특별히 유해한 버전이다.(영국에서는 조지 갤러웨이가 그런 흐름을 느슨하게 대표한다.)

자라 바겐크네히트는 지난해 좌파당(디링케)에서 분열해 나왔다. 그녀는 좌파당이 전통적인 유권자층을 저버리고 “기괴한 소수자”들의 정체성 정치를 지지하는 데 열중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성소수자와 트랜스젠더 권리를 방어해 활동하는 모든 사람들을 공공연히 공격하는 것이었다. 또한 인종차별, 여성차별 등의 차별에 맞서 싸우는 것의 중요성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었다.

BSW는 이번이 첫 선거 도전이었고 튀링겐에서 15.8퍼센트, 작센에서 11.8퍼센트 득표했다. 두 곳 모두에서 BSW는 좌파당을 한참 앞섰다.

바겐크네히트는 이주민을 향한 인종차별을 부추겨서 이득을 얻는다. 지난주에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통제되지 않는 이주를 허용하는 자들은 통제할 수 없는 폭력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바겐크네히트는 독일이 나토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하는 것을 호되게 비판하는 거의 몇 안 되는 세력 중 하나다. 그리고 그녀는 냉혹한 기업들과 무신경한 정치인들에 맞서는 노동자와 실업자의 친구를 자처한다.

그녀는 옛 동독 지역에서 서독에게서 버림받았다는 정서를 부채질한다. 동독 지역과 서독 지역 간 임금 격차는 서서히 줄고 있다. 그러나 동독 지역의 농촌은 완전히 붕괴된 상황이다. 사람들은 절망 속에서 더 나은 미래를 찾아 그 지역을 떠나고 있다. 2030년이 되면 동독 지역의 노동 가능 인구가 80만 명 줄어들 것이라고 정부는 추산한다.

독일의 혁명적 사회주의자 크리스티네 부흐홀츠는 이렇게 말했다.

“다행이었던 것은, 졸링겐에서 칼부림 사건 이틀 후, AfD 청년 조직의 시위에는 고작 30명이 온 반면 연대체 ‘졸링겐은 저항한다’의 맞불 시위에는 1500명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무슬림 인종차별은 근래 수년 동안 크게 성장했고, 일상적인 적대감, 제도화된 차별과 공격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 이래로 벌어졌던 것들과 같은 암살과 공격들은 중동,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관련돼 있습니다. 그 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서방 정부들은 거기에 책임이 있지만 서방의 범죄 행위는 은폐되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 전쟁 정책을 강화하고 국내에서 추방 정책을 강화해 더 많은 난민을 실업과 절망으로 내모는 것으로는 그런 공격을 막지 못할 것입니다.”

독일 사회주의자 티모 쾨니히는 이렇게 썼다. “부르주아 정치인들의 반응은 순도 100퍼센트 인종차별입니다. 그들은 거의 만장일치로 이주민 유입이 칼부림을 낳았다고 가정합니다. 그럼으로써 공포를 부추기지만 그로부터 이득을 얻는 것은 AfD뿐입니다.

“다음 몇 주가 결정적일 것입니다. 파시스트들이 거리에서 졸링겐 공격을 이용하며 ‘독일인들이 절멸 위기에 처했다’는 허황된 소리를 하려 할 때마다, 우리는 규모 있고 단호하게 맞서야 합니다.

“파시스트 위협을 막으려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집권 연정과 기민당의 정책들에 반대해야 합니다.”

8월 31일(토), 수천 명이 튀링겐의 주도 에르푸르트에서 AfD를 파시스트라고 비난하는 행진에 나섰다.

연초 AfD는 베를린 언저리 호숫가의 한 저택에서 가진 비밀 모임이 폭로돼 큰 타격을 받았다. 그 모임은 독일 인종이 아닌 이들을 대대적으로 추방하는 방안(독일 시민권자까지도)을 논의했다.

그 모임에서 AfD 고위 인사들은 공공연한 나치들과 [극우인] ‘정체성 운동’ 구성원들을 만났다. 그들은 “외국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제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것이 폭로된 직후 수십만 명이 반파시스트 집회에 참가했다.

이후에는 AfD 정상급 정치인 막시밀리안 크라가, 나치 친위대(SS)에 속했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망언을 했다.

그럴 때마다 AfD는 수세에 몰린다. 그러나 사회가 위기에 빠져 있고, 권력 핵심부에서 인종차별을 부추기고, 투쟁과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좌파가 충분히 크지 못한 상황 탓에 번번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