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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상황이 또다시 보내는 경고: 파시스트가 수도권 주 선거에서 1위가 될 뻔하다

2018년 독일 켐니츠에서 행진하는 극우와 나치들 ⓒ출처 AfD

독일의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9월 22일 또 다른 주 선거에서 1위를 할 뻔했다.

AfD는 독일 동부 브란덴부르크 주의회 선거에서 지극히 근소한 표차로 2위를 했다. 등록 유권자가 250만 명이고 투표율이 높았던 이 선거의 출구 조사에서 AfD는 29.2퍼센트, 사민당은 31.8퍼센트를 기록했다.

AfD는 독일의 수도 베를린을 에워싸고 있는 브란덴부르크주(州)에서 의회를 장악하기를 몹시 바랐다. 이번에 AfD 득표율은 지난번 브란덴부르크주 선거 때보다 6.4퍼센트포인트 올랐다.

독일이 통일된 1990년 이래로 줄곧 브란덴부르크는 사민당이 장악해 왔다. 사민당 소속의 총리 올라프 숄츠와 사민당의 연정 파트너 녹색당에 소속된 외무장관 아날레나 베어보크도 이곳에 거주한다.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이 선거에서 사민당이 패배했다면, 그 패배는 집권 연정의 위기를 낳았을 것이다.

파시스트들은 브란덴부르크주 선거도 이달 초 그들이 1위를 거머쥔 튀링겐주 선거처럼 되기를 바랐다. AfD는 작센주에서도 아슬아슬하게 2위를 했다.

주류 언론은 분명 안도의 한숨을 내쉴 것이다. 그러나 지금 언론의 환호성이나 듣고 있을 때가 아니다.

AfD는 악랄한 인종차별 정당이다. AfD는 국가가 “범죄자”인 이민자와 그 후손들을 추방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즉, 독일 국적의 “이민자”도 범죄를 저지르면 나라 밖으로 쫓아내라는 것이다.

AfD는 경제 위기와, 인종차별에서 비롯하고 모든 주류 정당이 부추긴 이민자 위기에서 득을 보고 있다.

AfD 핵심부에는 조직된 나치가 있다. 그들은 아돌프 히틀러가 통치한 제3제국의 정책을 재현하고자 한다.

지난해에는 AfD 고위 인사들이 노골적인 나치들과 극우 ‘정체성주의 운동’의 구성원들과 회동했다. 거기서 그들은 “외국 출신” 사람들을 추방하는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 그것이 폭로된 직후 수십만 명 규모의 반(反)파시즘 시위가 벌어졌다.

그러나 나치는 주류 정당들이 나치의 인종차별 정책을 기꺼이 받아들이려 한다는 것을 안다.

브란덴부르크주 의회 선거에서 당을 이끈 후보 한스-크리스토프 베른트는 2016년 극우 시위에서 이렇게 연설했다. “머리색 짙은 젊은 남성 무리가 나타나거나 멀리서 얼쩡거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어떤 여성이 안심하고 지나다닐 수 있겠는가?”

당시 “공식 정치인”들은 베른트의 인종차별 발언에 분노를 표했다. 그런데 오늘날 그 정치인들은 이민자에 대한 베른트의 “우려”를 많은 부분 되풀이한다. 독일의 주류 보수 야당인 기독교민주연합(CDU)의 대표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시리아·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의 입국 허가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선거에서 사민당은 나치에 대한 공포를 이용해 그나마 표를 모을 수 있었다. 사민당의 득표율은 지난 선거에 견줘 5퍼센트포인트 늘었다.

그러나 사민당의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은 고작 5퍼센트를 득표해 주의회에 간신히 입성할 수 있었다. 녹색당 득표율은 2.6퍼센트포인트 줄었다.

지난번에 7.6퍼센트였던 좌파당(디링케) 득표율은 3.1퍼센트에 불과했다.

한편, 좌파적 경제 정책과 우파적·인종차별적 신조를 결합한 정당 ‘자라 바겐크네히트 동맹’(BSW)은 12퍼센트를 득표했다.

좌파당 지도자였던 자라 바겐크네히트는 지난해 그 당을 탈당했다. 바겐크네히트는 좌파당이 자신의 전통적 지지층을 외면하고 “기괴한 소수자들”의 정체성 정치를 지지하는 데에 몰두했다고 주장했다.

바겐크네히트는 이민 문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가 “정당하다”며, 자신의 당이 그런 우려를 대변할 것이라고 표방했다.

BSW의 공약 중에는 최저임금과 연금을 인상한다는 공약도 있지만,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넷제로’ 조처를 중단하고 난민 관련 법을 강화한다는 공약도 있다.

바겐크네히트는 러시아를 상대로 한 서방의 우크라이나 대리전에서 독일이 지도적 구실을 하는 것에 대해 커지는 우려에 호응해 득을 보려 했다. 바겐크네히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독일의 무기 지원을 중단하고자 한다.

BSW의 모순된 정치는 나치를 이롭게 할 따름이다.

이민자들에 대한 거짓말을 되풀이하고 강화하는 것은 AfD가 유권자들 사이에서 지지를 이끌어 내는 핵심 차별점이다. 그런 정책들에 동조하는 정당이 많아질수록 논쟁 지형은 더한층 우경화될 것이다.

최근 몇 달 사이 독일 대부분의 도시들에서 거대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분출했다.

이런 운동이 갈수록 거세지는 인종차별적 극우의 도전과 극우의 정책을 앞다퉈 차용하는 주류 정당들 모두에 맞설 수 있도록 성장하는 것이 사활적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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