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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퇴진 운동 극우 팔레스타인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긴 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트럼프가 아랍 정권들의 구상에 퇴짜를 놓다

도널드 트럼프가 아랍 정권들의 가자 재건 구상에 퇴짜를 놓았다. 트럼프는 자신의 팔레스타인인 인종청소 방안을 더 밀어붙이려 한다.

트럼프의 행보로 미국 제국주의와 중동 아랍 국가들의 위기는 더욱 깊어질 것이다.

지난 2월 트럼프는 “미국이 가자지구를 접수할 것”이고 팔레스타인인들을 이집트와 요르단에 “재정착” 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아랍 국가들은 정상회담을 열었다. 이집트의 독재자 압델 파타 엘시시와 요르단의 국왕 압둘라 2세는 트럼프의 구상이 중동에서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물론 자신들을 겨냥한 반란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3월 4일 카이로에서 열린 그 정상회담에서 이집트는 530억 달러를 들여 가자지구를 3단계에 걸쳐 재건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팔레스타인 당국(PA) “산하의 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이후 선거를 치른다는 구상이다.

팔레스타인 저항 단체 하마스는 이 방안을 수용했다. “우리는 가자지구 점령이 야기한 인도주의적 비극을 끝내는 데에 아랍 국가들이 효과적인 구실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 또한 팔레스타인인들을 강제 이주시키려는 점령 세력의 계획을 무산시키는 데에도 그래 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하마스도 PA도 가자를 통치할 세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3월 4일 이스라엘 외무장관 기드온 사르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완전한 무장 해제”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가자의 통제권은 양보할 수 있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을 방어할 무기를 내려놓는 것은 자신들이 넘지 않을 “레드 라인”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팔레스타인인 인종청소와 하마스 소탕을 통해 가자지구에서 “절대적 승리”를 거두기를 원한다.

그러나 테러 국가 이스라엘은 온갖 파괴, 살인, 야만을 자행했는데도 네타냐후는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했다. 3월 5일 이스라엘군의 참모총장 헤르지 할레비는 에얄 자미르로 교체됐는데, 자미르는 이취임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마스는 아직 꺾이지 않았다. 이 전쟁은 생존을 위한 전쟁이다. 우리는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고 결정적 승리를 거두기 위해 계속해서 군사 작전을 펼 것이다.”

이스라엘은 휴전 합의를 어기고 있는데 이는 다시금 인종 학살을 몹시 재개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트럼프의 구상은 미국 제국주의와 아랍 정권들의 관계를 밝히 드러 냈다.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는 모두 팔레스타인인들을 강제 이주시키는 계획에 일절 반대한다. 그렇다고 그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을 편들거나 팔레스타인 독립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이집트의 엘시시는 국내의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탄압해 왔고 2023년 10월 이래 활동가 129명을 체포했다.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는 요르단에 미군 부대를 주둔시키고 있고 지난해에는 이란의 미사일을 격추시켜 이스라엘을 방어하기도 했다.

그런데 트럼프의 대규모 강제 이주 방안에 따르면 아랍 정권들은 수많은 팔레스타인인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아랍 정권들은 다른 방안을 제시했던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퇴짜를 놓으면서 피할 곳이 없어졌다.

이집트와 요르단은 서방 제국주의의 중동 지배에 긴밀하게 협조하고 미국의 군사적·경제적 원조를 받는다. 요르단이 트럼프의 가자 인종청소 구상에 반대하자 트럼프는 원조를 끊겠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미국은 중동에서 통제력을 유지하려면 아랍 우방들과, 자신의 경비견인 이스라엘에 기대야 한다.

이처럼 트럼프의 구상은 모순돼 있고 이런 모순은 아래로부터 저항이 일어날 가능성을 열어 준다.

2011년 아랍의 봄에 일어난 혁명들은 대중 저항이 중동 지역의 지배자들과 제국주의에 맞설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또, 그러한 저항이 이스라엘을 고립시킬 수 있는 힘도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중동에서 아래로부터의 투쟁이 재개되는 것에 팔레스타인 해방의 길이 있다.

이스라엘이 기아를 무기로 삼다

이스라엘이 모든 구호 물품 반입을 가로막으면서 가자에서 식료품 가격이 빠르게 치솟고 있다. NGO인 월드푸드뱅크에 따르면 가자에는 식량이 2주치만 남아 있다.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서는 닭고기 가격이 며칠 만에 갑절로 뛰었다. 요리용 연료 가격도 16배나 뛰어서 12kg에 406달러[약 59만 원]나 된다.

이런 상황은 기아를 전쟁 수단으로 삼는 이스라엘의 정책을 지속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봉쇄 탓에 병원들은 필수적인 수술을 하지 못하고, 가자지구는 인종학살에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알자지라 기자 하니 마흐무드는 수요일에 이렇게 전했다.

“나흘째 아무도 출입을 못하고 있다.

“단지 식료품만 못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병원들은 의약품이 거의 바닥난 상황에서 어떻게든 환자들을 돌보려고 애쓰고 있다. 의사들은 기본적 용품, 항생제, 진통제가 바닥났다고 우리에게 와서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제 핵심 수도관을 끊고 모든 전력 공급을 끊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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