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차 팔레스타인 연대 서울 집회:
트럼프는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탄압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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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가 탄압과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팔레스타인인 공격을 규탄하는 시위대의 외침이 서울 도심에서 울려 퍼졌다.
최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의 베이트라히아를 공습해 언론인·활동가들을 살해했다. 기아를 일으키는 가자지구 봉쇄도 계속하고 서안지구에서는 사원들을 습격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팔레스타인인 활동가 마흐무드 칼릴을 납치해 추방하려 하고 있다. 칼릴은 지난해 초 전 세계 팔레스타인 연대 캠퍼스 농성의 시발점이자 상징이었던 컬럼비아대의 주도적 활동가다.
동시에 트럼프 정부는 예멘의 수도 사나를 공습했다. 트럼프는 예멘 공습을 지시하며 “지옥이 비처럼 내릴 것”이라고 했다.
3월 16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의 76번째 팔레스타인 연대 서울 집회에 모인 사람들은 만행을 지속하는 이스라엘과 트럼프 정부를 규탄했다.
마흐무드 칼릴
팔레스타인 연대 행동에 꾸준히 참여해 온 재한 미국인 키스 씨가 연설에 나서 마흐무드 칼릴을 탄압하는 자국 정부를 규탄했다.


“마흐무드에 대한 불법 납치와 감금은 트럼프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무시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줍니다.
“아사타 샤커[미국의 흑표범당과 흑인해방군(BLA)에서 활동한 투사]가 말했듯, 우리를 억압하는 자들의 도덕심에 호소해서는 자유를 쟁취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와 미국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 같은 자들은 불법을 자행하면서까지 우리에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를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키스 씨는 외국인으로서의 불안정한 처지에도 불구하고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의 존재와 지지 덕분에 용기를 내어”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고 말해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우리가 가진 것은 집단적 힘입니다. 마흐무드 칼릴의 용기 있는 행동이 보여 주는 것처럼요.”
팔레스타인계 영국인 엠마 씨는 “팔레스타인인 아버지와 아일랜드인 어머니의 피를 물려받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힘차게 연설했다.(두 지역은 오랜 민족해방 투쟁의 전통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표현의 자유를 복원한다고 떠듭니다. 이것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마흐무드 칼릴이 강제 구금된 현실을 보십시오. 마흐무드는 인종 학살에 항의했을 뿐입니다.
“트럼프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가자지구를 중동의 ‘휴양지’로 만들고 서안지구를 ‘유대와 사마리아’로 명명하려 할 것입니다.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막아야 합니다.”
연세대학교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얄라 연세’에서 활동하는 강민주 씨는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무대에 나와, 탄압받고 있는 미국 학생 활동가들에게 연대를 표했다.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인들의 영웅적인 저항을 계기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세계적으로 분출하고, 특히 컬럼비아대학교를 포함한 미국 대학가에서 자국 정부와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운동이 거세게 일어났습니다.
“이를 계기로 한국에서도 여러 대학 캠퍼스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농성이 벌어지고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도 여럿 생겼습니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서 기뻤고, 연대 활동에 열정적인 친구들을 보며 감동받았습니다.
“연세대에서 함께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을 하다 미국으로 귀국한 친구도 탄압받을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을 전하며 연대를 호소했습니다.
“미국과 세계 각국에서 탄압받고 있는 동지들에게 연대를 표합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끊임없이 저항해 온 것처럼 우리도 멈추지 않고 함께 싸웁시다.”
한국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건설에 기여해 온 재한 이집트인 활동가 투르키 씨는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분노를 표하고 미국과 영국의 예멘 공습을 규탄했다.

“숨막히는 봉쇄와 위태로운 휴전 속에서 가자지구 사람들은 계속 고통받고 있습니다.
“휴전이란 단어는 정부들이 되풀이하는 공허한 말일 뿐입니다.
“인류의 양심은 대체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국제법은 어디에 있습니까? 저들이 그토록 즐겨 말하는 정의는 어디에 있습니까?
“어제 저녁 예멘은 미군과 영국군의 공습을 당했습니다. 진실의 편에 서고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과 저항에 함께한 대가였습니다. ⋯ 인류를 위해 투쟁하는 예멘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랍니다.”
지지와 연대
행진을 시작한 참가자들은 주한 미대사관 앞에서 “마흐무드를 석방하라!” 하는 구호를 목청 높여 외쳤다.
경복궁 앞부터 안국동사거리를 지나는 길에는 윤석열 퇴진 집회에 참가하려고 미리 나온 시민들이 많았다. 팔연사 행진 대열이 그곳을 지날 때 서로가 박수와 응원을 보내며 함께 구호를 외쳤다.


인사동거리에서는 봄나들이 인파와 외국인 관광객들의 카메라 세례와 응원을 많이 받았다.
이날 행진 구호 선창자의 한 명이자 서울대학교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수박’ 공동의장인 이시헌 씨는 트럼프에 대한 분노를 표하며 연대 활동을 이어 가겠다는 결의를 기자에게 전했다.
“트럼프는 나치식 경례를 한 일론 머스크를 정부 요직에 앉히면서, 팔레스타인 민족 해방 운동을 지지하는 학생들에게 유대인 혐오자 딱지를 붙입니다.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수박’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시작된 팔레스타인 연대 농성에서 영감을 받아서 서울대 캠퍼스에서 6주 동안 농성을 했습니다. 서울대 학생들은 물론이고 한국의 다른 대학생들에게도 마흐무드 탄압의 부당함을 알리려 합니다.”
3월 15일 영국에서는 5만 명이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를 벌였다. 이스라엘과 미국 정부에 맞선 국제적 연대와 저항이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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