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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내란 청산과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이란인 역사학자가 말하는 이란 시위의 배경

12월 말부터 이란을 휩쓸고 있는 반정부 시위를 이란 정권이 무자비하게 진압하고 있다. 이에 이란인 역사학자가 위기의 배경과 항쟁의 성격, 운동의 쟁점과 저항의 과제 등을 설명한 인터뷰를 소개한다. 이 인터뷰는 1월 10일(일) 영문으로 처음 발행됐다.

이번 시위와, 이란이 직면한 경제 위기의 배경은 무엇입니까?

리알화(貨) 가치 하락으로 인한 물가 급등이 시위를 촉발했다고 지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가 상승률이 40퍼센트를 웃돌고, 식량 가격 상승률은 70퍼센트가 넘습니다. 상품 가격이 말 그대로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뀝니다. 모두가 그 영향을 받지만, 특히 노동계급 사람들이 큰 영향을 받습니다.

하지만 더 광범한 경제적 문제의 근저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하나는 역대 정부들이 고수했던 정책들입니다. 민영화로 불안정한 일자리가 양산됐고 경영이 부실해졌으며, 민영화로 인한 수익은 고위 엘리트층 일당이 챙겼습니다. 불평등에 대한 반감이 큽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이란 경제를 파괴해 온 미국의 경제 제재입니다. 물가가 2018년에 급등하기 시작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바로 그해에 도널드 트럼프가 대(對)이란 제재를 부활시켰습니다.

제재로 인해 이란은 석유 수출길이 막혔고, 수출한다 해도 싼값에 수출해야 했습니다. 달러화로 사들여야 하는 많은 상품을 수입할 수 없게 됐습니다. 게다가 미국은 이란과 거래하려는 은행·기업들도 제재하고 있습니다.

시위대가 제기하는 보다 광범한 정치적 불만이 있나요?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번 시위가 2022년, 2019년, 2017년, 2009년에 벌어진 일련의 주기적 시위들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란이슬람공화국은 1979년 혁명 후 모종의 사회계약을 맺었습니다. 하층 계급 사람들을 위해 몇몇 복지를 도입하는 한편 그 사람들의 권리와 조직을 탄압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앞서 말한 주기적 시위들은, 이란 정권의 신자유주의 도입과 미국 등의 제재 때문에 바로 그 사회계약이 무너지고 있다는 징후입니다.

그 주기적 시위들은 지난 수십 년간 정치적 자유를 확대하고 싶어했던 많은 사람들의 경험과 깊이 연관돼 있습니다. 개인의 차원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조직의 차원에서는 노동조합 활동의 자유를 확대하고 정치 단체 탄압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경제적 문제와 정치적 문제들이 매우 빠르게 연결됐습니다.

시위의 성격은 무엇입니까? 누가 참여하고 있나요? 그리고 어디에서 집중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까?

수도 테헤란에서 시위는 바자르(시장)에서 상점주들이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지난 10년 간 압박받아 온 하층 중간계급이죠. 하지만 수많은 일용직 노동자들, 즉 상점주들을 위해 물건을 나르는 짐꾼 노동자들도 시위에 동참했습니다.

시위는 일람, 케르만샤, 하마단 같은 몇몇 주(州)들에서 집중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곳들이 지난 몇 년간 빈곤으로 인한 타격을 가장 크게 입었고, 기후 위기로 인한 가뭄도 겪었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시골에서 내몰려, 일자리도 기반 시설도 없는 소도시로 이주해야 했습니다.

다른 몇몇 주들에서는 시위가 비교적 잠잠했습니다. 제 생각에 이는, 팔레비 왕조를 지지하는 왕정복고 구호들이 시위에서 나오는 것과 연관이 큰 듯합니다.

이 구호는 왕정식 민족주의, 페르시아 민족주의와 연관이 매우 깊습니다. 왕정식 민족주의, 페르시아 민족주의는 1979년 혁명 이전에 소수민족들을 줄곧 탄압했습니다.

이 때문에 쿠르드족, 아랍인들, 발루치족[파키스탄-이란-아프가니스탄에 걸친 지역에 거주하는 소수민족 - 역자] 사람들은, 최고지도자든 왕이든 모든 독재를 원치 않는다는 구호를 내걸었습니다. 그들은 이 정치적 운동을 납치하려는 듯 보이는 어떤 세력과도 함께하지 않으려 합니다.

마찬가지로, 테헤란에서 거리 시위를 벌이는 학생들도 “독재 타도”를 구호로 내걸었습니다.

이렇듯 시위대 안에는 모종의 분단선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사람들은 국가가 어떻게 나올지를 더 우려하고 있습니다.

2022년 이란에서 ‘여성, 삶, 자유’ 시위가 잔혹한 탄압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번에 시위대와 국가가 충돌하고 있지만, 아직 그때만큼의 규모는 아닙니다. 이란 국가의 대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거리의 힘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매번의 시위에서 배우고,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자신의 전술을 다듬고 승리를 쟁취하고 있습니다

2022년에 시위대는 머리 스카프 착용을 이전처럼 엄격히 단속하지는 않는다는 양보를 쟁취했습니다. 그렇게 단속하는 것이 더는 불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사람들, 특히 여성들은 자신들의 투쟁으로 국가를 물러서게 할 수 있음을 보여 줬습니다.

국가는 탄압을 하면 그에 대가가 따를 수 있음을 압니다. 이란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은 탄압을 강화했다가 자칫 상황이 격화되고 사람들이 더 급진화할까봐 두려워하며 주저했습니다. 또 정권은 자기 지지자들이 현 체제에 대한 확신을 잃을까 봐 두려워합니다.

이 문제는, 미국이 개입하겠다고 위협하고 이스라엘이 이란 국가가 불안정해지는 데에서 득을 보려 하는 등의 국제적 맥락과 어떤 연관이 있습니까?

이란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이라크 무장 세력들, 가자지구의 하마스가 당한 공격 때문에 약해져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란이 이번 시위에서 받는 압력이 훨씬 커지고, 운신의 폭도 줄어듭니다.

현재 이란 국가가 직면한 딜레마는, 제재 해제를 기대하며 핵 개발 문제에서 미국과 타협할 것인지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거리에서 시위하는 사람들이 누구에게서 대안을 기대하느냐입니다. 가당찮게도 트럼프는 “이란 시위대를 방어한다”고 떠들지만, 바로 얼마 전 이란 난민 400명을 이란으로 돌려보냈고 그 방안을 이란 정부와 협상했습니다.

강대국들은 이란 상황을 이용해 득을 보려 할 것입니다. 시위가 계속되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어떤 식으로든 이란을 공격하는 데에 유리한 상황이 조성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국제 정치 논리의 근저에 있는 것은 이란 국내 상황이 아닙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 억압에 맞서는 어떤 종류의 저항도 원치 않습니다. 그 저항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것이든 다른 나라의 지원을 받는 것이든 말입니다. 그리고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이 중국과 한편에 서는 것도 원치 않습니다.

그래서 외세가 이란 시위를 이용해 득을 보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거리에서 시위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목표를 매우 분명하게 설정하는 것이 정말이지 중요합니다.

어떻게 해야 강대국들이 시위를 이용하지 못하게 할 수 있을까요? 혹은 어떻게 해야 새로운 엘리트층이 새로운 가면을 쓰고 나타나 구체제를 재생산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요? 시위가 계속될수록 이런 질문들이 점점 떠오를 것입니다.

이 시위가 거리 항쟁에 국한될 거라고 보십니까? 아니면 조직 노동계급의 저항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요?

아직은 항쟁이 일터에서 벌어지지 않고 있습니나. 그러나 테헤란 버스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이 항쟁 지지 성명을 발표했고(아래 박스를 보시오), 교사 250명이 연서명을 발표했습니다. 이런 사례가 더 있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2022년에는 교사들 사이에서 파업을 조직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현재 석유 부문에서 계약직 노동자들의 소규모 파업이 한두 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시위의 관건은 조직 노동계급이 지도력을 발휘하느냐입니다.

테헤란 및 수도권 버스 회사 노동조합의 성명

우리는 빈곤·실업·차별·억압에 맞서는 민중의 투쟁에 연대를 선언한다. 또 우리는 불평등·부패·불의가 만연했던 과거로의 회귀 일체에 반대함을 분명히 선언한다.

우리는 진정한 해방이 노동계급과 억압받는 사람들의 자의식적이고 조직적인 리더십과 참여로만 가능하고, 구래의 권위주의적 형태의 권력이 재생산되는 것으로는 가능하지 않다고 믿는다. 현재 노동자, 교사, 퇴직자, 간호사, 학생, 여성, 특히 청년들이 광범한 탄압·체포·해고와 생계 압박에 굴하지 않고 계속 이 투쟁의 최전선에 서 있다.

‘테헤란 및 수도권 버스 회사 노동조합’은 독립적이고 자의식적이고 조직적인 시위를 계속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간 여러 차례 밝혀 왔고 누차 밝히는 바, 노동자와 일하는 사람들이 해방되는 길은 대중 위에 군림하는 지도자가 닦아 주는 것이 아니고, 외세나 정부 내 특정 분파들에 기대서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해방의 길은 단결과 연대에, 독립적인 조직을 일터와 전국적 수준에서 건설하는 데에 있다. 우리는 지배계급들 간의 권력·이권 다툼에 또다시 이용당해서는 안 된다.

본 노동조합은 미국·이스라엘 등의 군사적 개입을 정당화하거나 지지하는 모든 프로파간다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그런 개입은 시민사회가 파괴되고 민중이 살해당하는 결과만을 낳을뿐 아니라, 이란 정권이 폭력과 탄압을 지속할 또 하나의 빌미를 제공할 것이다.

과거 경험들은, 서방 정부들이 지배 야욕에 차 있기나 하지 이란 민중의 자유·생계·권리는 털끝만큼도 중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줬다.

우리는 모든 구금자를 즉각 무조건 석방하라고 요구한다. 또 우리는, 민중을 죽이라고 지시하고 이를 집행한 자들을 색출·기소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한다.

자유, 평등, 계급 연대 만세!

번역: 김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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