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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내란 청산과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이란 항쟁:
시위의 일시적 소강, 그러나 상황 종료는 아니다

이란 정권이 항의를 야만적으로 진압하고 있다. 이란 정권의 광범한 인터넷 차단으로 이란 내부의 정보에 접근하기 어렵지만, 시위가 소강 상태에 접어든 듯하다는 보도들이 나온다. 한 테헤란 주민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너무 많은 사람이 살해됐기 때문에 지난 2, 3일 동안 시위가 잠잠해졌습니다.”(1월 16일 자)

이란 통치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도 “수천 명”이 사망했다고 1월 16일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한 이란 관리는 사망자를 최소 5,000명 확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2022~23년 ‘여성, 생명, 자유’ 항쟁의 악몽이 되살아날까 봐 이란 정권은 시위를 야만적으로 탄압하고 있다.

역겹게도 트럼프는 “이란 국민을 돕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가자와 미니애폴리스와 카라카스의 살인자가 이란 시위대의 “안전을 걱정한다”는 말을 누가 믿겠는가. 미국은 대중 항쟁을 이용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정권을 세우고 싶어 할 뿐이다.

미국은 포식성 제국주의답게 지난 한 달 동안에만 세 대륙의 산유국들(베네수엘라, 시리아, 나이지리아)을 폭격했다.

지난주 수요일(14일), 트럼프는 긴장 완화 발언을 했다. 이란이 베네수엘라와 같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란은 미국 등 서방의 제재, 역내 대리 세력의 궤멸 내지 약화,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의 전쟁 등으로 인해 힘이 약화됐지만, 여전히 강력한 국가기구가 있는 역내 강국이다. 이란은 미국이 공격하면 아랍 산유국들과 요르단에 소재한 미군 기지들을 타격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전쟁은 대중 반란 등 격변을 촉발할 수 있다. 그래서 한때 미국 주도의 이란 정권 교체 구상을 묵인했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오만이 트럼프를 설득했다(트럼프는 부인하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미군의 전략 자산들은 계속 중동과 지중해에 집중되고 있다. 이란의 국내 정치 상황이 전혀 진정되지 않았음을 반영하는 사실이다.

가공할 국가 탄압 때문에 시위대가 일시적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어도, 그들의 고통들은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따라서 시위의 일시적 소강을 상황 종료로 봐서는 안 된다.

수십 년간 지속된 부패 정권의 실정과 서방 제국주의 열강의 제재로 인해 이란은 실패한 자본주의 국가가 됐다. 그 대가는 오롯이 평범한 사람들에게 전가됐다. 이란 정권은 처참한 고통을 해소하기는커녕 완화할 수 있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

그 때문에 하메네이 통치 체제의 중요한 특징 하나는 반란이 주기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017년, 2019년, 2022년 거듭 투쟁이 분출했다. 하메네이의 철권 통치가 이란 대중의 경제적·정치적 불만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동계급

이번에 이란 정권은 이슬람공화국의 핵심 우군인 바자르 상인들이 시위를 벌이자 서둘러 양보 조처를 취했다. 중앙은행 총재를 해임하고 대화를 약속했다. 그러나 수개월간 지속된 리알화의 가치 하락을 보건대, 상인들의 반발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 점차 피할 수 없는 일이 될 듯하다.

불만의 최대 저수지는 노동자, 청년 실업자, 학생, 도시 빈민들이다. 이들의 불만은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물가 폭등, 임금 하락, 주거비 상승, 실업은 이들에게 일시적 고통이 아니라 상시적 조건이다.

그래서 이번에 전국적인 반정부 투쟁이 일어나기 전에 이미 노동자들이 투쟁하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21일 하마단주의 라드 철강 노동자들이 영하의 추위인데도 가스 공급이 중단되자 일손을 놓았다. 파르스주 카바르에서는 노동자들이 임금 체불과 불안정한 계약 조건에 항의하며 파업했다. 테헤란·케르만샤·라슈트 등지에서는 퇴직자, 의료진, 시청 노동자들이 ‘임금 정의’를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지난해(2025년) 1월부터 9월까지 약 900건의 노동쟁의가 있었다. 대부분 체불 임금, 물가 폭등, 에너지 공급 중단, 노동조건 악화를 둘러싼 것이었다. 한국의 매스미디어는 흔히 상인들의 철시나 그들의 구호에 주목하는데, 실제로는 노동자 투쟁이 12월 폭발의 견인차 구실을 한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 노동자들의 일터 행동이 있지만, 12월 폭발 이래 이란 시위는 거리의 투쟁에 집중됐다. “정권 타도” 같은 민주적 요구와 임금 억제, 민영화, 불안정 노동 등에 반대하는 노동계급 요구가 결합돼야 한다. 노동계급의 투쟁이 정권과 미국 제국주의에 도전할 수 있는 진정한 힘이다.

미국에 맞서 이란 정권이 아니라 이란 대중의 투쟁을 지지해야 한다

미국 제국주의를 반대하는 좌파 중에는 이란 반정부 시위를 단순히 “외세의 조종”을 받은 친미 시위라며 이란 정권을 편드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이란 정권이 붕괴하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중동 영향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듯하다.

그러나 그것은 이란 대중의 잠재력을 부정하고 그들을 미국이나 이스라엘의 꼭두각시로 취급하는 것이다.

그런 좌파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이란 정권은 일관된 반제국주의 세력이 아니고 팔레스타인 해방 투쟁의 진정한 동맹 세력도 아니다. 예멘의 후티는 홍해에서 미국·이스라엘과 연계된 선박들을 공격했고,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침공에 맞서 레바논 남부에서 전투를 벌였다. 그러나 이란 국가 자체는 자국의 역내 영향력이 약화될까 봐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거듭 자제했다.

이란 시위를 친팔레비 왕정 복고 시위쯤으로 예단하는 것도 잘못이다.(자유주의 언론들은 신정체제를 비판하는 맥락에서 이란 항쟁을 왕세자 레자 팔레비의 사주를 받아 일어난 것인 양 선정적으로 보도한다.) 대중 항쟁을 무슨 주문 제작 물품 같은 것으로 취급하는 엘리트적 태도다.

물론 시위대 내부에 왕정 지지 경향이 일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 이스라엘이 이란 내에서 왕정 지지 정서를 부추기는 공작을 벌여 온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일간지 〈하아레츠〉는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정교한 ‘봇 네트워크’를 운영해 왕정 지지나 팔레비 향수를 조작했다는 분석 기사를 내보냈다.

그러나 레자 팔레비는 이란 노동 대중 내부에 실세 있는 조직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2009년 보고서에서 인용. 이란 전문가들은 대체로 지금도 사정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관측한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을 폭격했을 때 팔레비는 정권 전복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이란 국가가 공격받자 노동자 투쟁이 위축됐다.

사실 이란 정권 입장에서는 팔레비 관련 보도만 한 꽃놀이패도 없다. 팔레비 이미지가 전면에 등장할수록 이란 정권은 시위대를 외세와 몰락한 복고 반동의 도구로 치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위대가 “폭군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칠 때, 그것은 왕정 복고를 갈망하는 게 아니다. 2023년에 구속돼 사형 선고를 받은(이번 항쟁이 일어난 직후 파기 환송됐다) 쿠르드계 여성 사회운동가 베리셰 모라디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은 회귀를 위한 날이 아니다. 왕좌로의 복귀도, 이슬람주의 체제의 재현도 아니다. 도전 과제는 두 형태의 반동적 권력으로부터 역사적 전환을 이뤄 내는 것이다.”

그래서 트럼프도 레자 팔레비를 권좌에 앉혀 줄 생각이 없는 것이다. “대통령으로서 현 시점에 그[팔레비]를 만나는 것이 적절한지는 확신할 수 없다.”

우리는 광주 항쟁 때 광주와 전국의 대부분 민주주의 활동가들조차 미국의 반(反)신군부 개입을 바랐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1905년 혁명이 일어날 때 러시아 노동계급은 차르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었다. 두 경우 모두에 한국 노동계급과 러시아 노동계급은 투쟁을 통해 미국과 차르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 우리는 이란 대중이 대중 투쟁을 통해 의식이 고양되기 시작했기를 바라야 한다. 괜스레 오만하게 예단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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