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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이란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파병 반대:
‘국익’에 호소하는 논리의 난점

9월 6일 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국익과 원칙에 따른 소신 있는 외교’란 ‘파병 절대 불가’“라고 밝혔다.

〈경향신문〉 9월 4일자 사설 제목은 ‘미국 압박 거세도 국익 훼손하는 호르무즈 파병 결정 안 돼’였다. 본문에서는 ‘침략전쟁을 부인한 헌법에 반한다’고 했다.

그런데 국익에 따른 파병 반대는 판단의 최종 기준을 손익에 두자는 것이고, 그것은 결론이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파병에 찬성하는 우파도 국익을 내세운다. 〈한국경제〉, 〈매일경제〉는 사설에서 에너지 수송로와 동맹, 반도체 관세와 호르무즈를 나란히 놓고 비용과 편익의 수읽기 문제로 다뤘다.

둘 다 ‘성장’(즉, 자본 축적)을 중시하는 이재명 정부의 계산을 날카롭게 파고 든 것이다.

변형도 있다. 〈시민언론 민들레〉에 실린 글은 외교와 다른 보호 수단부터 찾으라고 요구하면서도, 모든 대안을 검토하고도 피할 수 없다면 전투 임무를 빼고 역할을 제한하는 파병을 차악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홍순구, 9월 7일)

국익은 지배계급의 개념

세계적 마르크스주의 석학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자본주의 국가가 “계급 이익을 넘어선 국민의 이익(국익)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필요가 있다”는 말이 핵심이다.

국가의 재정과 군사력, 통화 안정은 자국에 근거지를 둔 자본의 성공적 축적에 의존한다. 따라서 국가는 축적의 조건을 지키는 일을 사회 전체의 이익으로 제시해야 한다. 자본가들이 명령하고 국가가 그대로 집행한다는 뜻은 아니다. 국가와 개별 자본의 이해는 어긋나거나 충돌하기도 한다. 국내 시장에 기댄 자본, 수출하는 자본, 해외에 투자한 자본의 이해는 서로 다르며, 국익은 그 갈등 속에서 그때그때 형성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파병 논의를 두고 “우리의 필요가 최우선”이라고 한 것은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지는 않겠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필요”가 확인되면 파병할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가가 자신을 사회 전체의 대표로 내세울 때 쓰는 언어는 늘 이렇게 양쪽으로 열려 있다.

원유 수송로 안정은 거의 모든 국내 기업의 이익에 사활적인 문제다. 전력과 냉난방 등 에너지와, 납사 같은 기초 원료의 공급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관세 협상과 대미 투자 조건도 기업의 문제다. 동맹 내 지위는 국가를 운영하는 자들의 문제다. 이 모든 것이 ‘국익’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묶인다.

국익 계산에서는 한국과 이란 모두의 민중이 배제된다

이러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미국의 압력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크리스 하먼은 이렇게 지적했다.

“제국주의는 어디서나 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 착취와 억압의 직접 주체는 현지 지배계급과 국민국가다. … 그러나 그들이 그렇게 하는 것은 제국주의뿐 아니라 현지 지배계급에게도 이익이 되기 때문이지, 현지 부자들이 피착취자들과 공유하는 모종의 ‘국익’을 잠시 망각했기 때문이 아니다.”(《크리스 하먼의 새로운 제국주의론》, 책갈피)

착취하는 자들과 착취당하는 자들을 하나로 묶는 공통의 국익이 있다고 가정하면, 대안은 자국 정부를 설득하고 개선하는 일로 좁아진다. 한국은 아직 제국주의 강국이 아니다. 그러나 자본과 국가가 함께 해외로 진출하며, 제국주의의 아류가 되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고, 이번 파병 시간 벌기는 그 움직임의 일부다.

위험을 떠안는 사람은 따로 있다. 파견되는 장병과 그 가족, 그리고 해협을 지나는 배에 탄 선원이다.

국익 계산에서 아예 배제되는 사람들도 있다. 미국의 공격을 받는 이란 민간인, 해협을 오가는 제3국 국적 선원, 국내에 들어와 일하는 이주노동자다.

국익론의 위험은 그것이 국가 간 경쟁판에서 어느 편이 우리에게 유리한지를 따지는 것으로 나타날 때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런 기준으로 선택할 때 강화되는 것은 자본가들의 ‘국익’뿐 아니라 미국과 제국주의 질서 그 자체다.

우리가 먼저 반대해야 할 것은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일이며, 그것은 다른 나라 노동자들이 자국 정부를 향해 짊어지는 몫과 같은 책임이다.

한국의 이란 전쟁 파병에 반대해야 한다. 손해이기 때문이 아니라, 국경 너머 노동계급 형제자매를 사지로 모는 전쟁에 가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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