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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금태섭의 중도 신당과 정의당 내의 ‘세 번째 권력’ 경향:
기존 여야 사이에서 제3지대 신기루 좇기

윤석열의 지지율이 다시 하락하면서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반면, 정의당의 존재감은 여전히 부진하다.

정의당은 최근 오락가락하는 인상도 줬다. 가령 이재명 체포동의안에 찬성하며 첨예한 여야 대치 전선에서 사실상 정부·여당과 공조했다. 노란봉투법을 두고는 민주당과 개혁 입법 공조를 하면서 민주당의 내용 삭감 압력을 수용했다. 두 경우 모두에 정의당이 지나치게 온건하다는 것이다.

내년 총선 전망이 밝지 않자 구심력이 더 약화되는 듯하다. 당권자 수, 지역 활동가층과 조직이 약화됐다. 정의당의 일부 주요 인사들이 제3지대 중도 신당을 모색하는 것도 원심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성찰과 모색’) 준비모임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가 4월 18일에 열렸다. 이 모임의 대표적 인사인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은 이 토론회에서 제3지대 중도 신당 창당 의사를 밝혔다. 정치 양극화를 억제할 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지낸 김종인이 돕겠다며 거들었다.

금 전 의원은 검사 출신 중도 성향 정치인으로,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을 비판하다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으로부터 공천을 받지 못했다. 대선 때는 윤석열을 지지했으나 이내 결별했다.

금태섭 전 의원의 토론회에는 정의당 지도부도 참석했다 ⓒ출처 성찰과모색

이날 토론회에 정의당 인사들도 여럿 참가했다. 정종권 〈레디앙〉 편집인이 사회를 맡고, 김창인 청년정의당 대표가 토론자로 나섰다. 장혜영 의원, 한석호 상생임금위원회 전문위원 등이 토론회장에 모습을 비췄다.

좌우를 넘어?

참가자들은 대부분 최근 양당의 (상대를 악마화하는) 진영정치에 실망한 제3지대(중원)에서 새 득표 기반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반국힘·반민주)

정의당은 지난해 대선·지방선거에서 연달아 부진한 성적을 거둔 뒤로 혁신 재창당을 하기로 했다. 이정미 집행부는 ‘자강’에 기초한 재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의당은 노동조합에서 민주당(이재명)에게 영향력을 빼앗기고 진보당에게 기반을 잠식당해 왔다.

게다가 민주노총 집행부의 “노동 중심 진보연합당” 제안이 정의당 재창당 안과 부딪히면서 난관에 처했다. 페미니즘도 새로운 지지층 유입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제3지대나 중도 자유주의와의 연대론이 나온 것은 이런 정치적 좌절에 대한 대응의 일종인 듯하다.

그러나 윤석열의 위기로부터 정의당이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은 윤석열에 맞서 한결같이 싸우지 않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민주당과의 차별화도 잘 안 되는 것이다.

영국의 좌파 저술가 타리크 알리는 이렇게 지적했다.

“‘제3의 길’, ‘갈등 제로 정치’,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 같은 도식의 주된 역할은 사회민주주의자들이 어떤 참된 진보적 구상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은폐하는 것이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도 아닌 변화 염원층이 있다. 문제는 이들의 의식과 활동성, 사기를 고무할 투쟁의 정치화·보편화가 없는 것이다.


류호정·장혜영·조성주 등의 ‘세 번째 권력’
이미 실패한 ‘제3의 길’을 세대론으로 포장하기

4월 15일 출범한 ‘세 번째 권력’은 사실상 정의당 해체 후 신당 창당으로 우경적 정의당 재창당론이다.

이 그룹은 회원은 적지만, 현 정의당 지도부의 일원인 류호정·장혜영 의원, 이기중 현 부대표 등이 포함돼 있다. 조성주 정치발전소 소장과 류호정·장혜영 의원이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이 그룹은 정의당 재창당 방향이 노동 기반 강화로 향하는 것에 반대한다. 또, 우파 정부 반대를 중심에 세우는 노선에도 반대한다.

이런 온건 노선을 정당화하는 것이 ‘민주주의 세대’론이다. 독재 정권 등 타도할 대상이 사라진 시대에 자란 지금의 청년 세대는 다원주의 지향적이라는 것이다.

결국 시대가 달라져 “변혁” 운운하던 시대는 끝났으니, 기성 정치 구조 속에서 변화를 추구하자는 것이다.

“‘노동중심성’은 노동계급의 지도적 역할을 강조하는 사회변혁론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며, 군부독재를 대신해 등장한 재벌·자본가 독재를 타도하는 세계관을 가졌다는 점에서, 586의 ‘반독재 민주화 세계관’과 그 영혼이 다르지 않다.”(‘세 번째 권력’의 정책 리뷰 중)

그러나 “낡은 586 세계관” 운운은 체제 순응 노선을 세대 문제로 슬쩍 바꿔치는 용법이다.

그리고 이들은 “산업과 시장이라는 시야의 부재”가 기존 진보정치의 약점이라고 지적한다.

“진보정치는 스웨덴의 복지제도를 선망할 뿐, 스웨덴 노총인 LO가 사실상 국가 운영에 참여하면서, 한계 산업의 정리와 산업 고도화를 목적으로 한 연대임금제를 추진했다는 사실을 [직시하지 않는다.]”

진보 정치가 정부·우파·기업·시장을 “거악”으로 규정하고 그에 반대하는 것을 정치의 임무로 삼아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 되면 가령 윤석열 퇴진 운동에겐 까칠하지만 기성 체제에는 고분고분한 정치인이 되는 것이다.

이들은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시장 가격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그룹 인사들(장혜영·이헌석 등)이 가스비 인상을 지지하고 유류세 인하에 부정적이었던 것은 바로 이런 사고 때문이었던 듯하다.

결국 ‘세 번째 권력’의 노선은 신자유주의를 수용한(사회민주주의도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서구 사민주의 정당들의 ‘제3의 길’ 노선의 재탕이다.

제3의 길을 표방한 서구 사민당 정부들(영국·프랑스·독일 등)은 신자유주의와 긴축 공격을 감행해 노동계급의 삶을 악화시켰다. 그래서 그들은 “사회적 자유주의”로 불리며 2010년 중엽 이후로는 노동계급 대중의 버림을 받았다.

4월 15일 ‘세 번째 권력’ 출범식 ⓒ출처 세번째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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